교육에 대하여 생각하기

문화체험-어호통제다

心田農夫 2010. 11. 24. 11:24

 

 

지난 11월 13일 큰 딸아이 학교에서 ‘학생ㆍ학부모 문화체험 행사’가 있었다. 자영업을 하다 보니 주오일제가 근무가 아니라 주 육일을 근무를 한다. 학교행사이다 보니 토요일에 행사 일정이 잡혀있었다. 학부모회장의 참가를 희망하는 학부모들은 신청을 하라는 문자를 받고 문화체험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와 함께 작은 딸아이를 데리고 가도 되느냐고 물었고 본교 학교학생이 아니라도 동생이니 가도된다는 승낙을 받았다.

 

 

행사일정을 물었을 때, 학부모회장의 말씀이 이육사문학관, 조지훈 생가, 그리고 이문열 생가를 방문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말을 듣고 그 세 곳 중에서 제일 마음에 와 닫은 것이 조지훈 생가를 방문한다는 것이었다. 세 곳 다 나름대로 특색이 있고 그곳 나름대로 보고 배울 것들이 있겠지만 나의 마음을 들뜬 게 하는 것은 조지훈의 생가를 가보는 것이었다.

 

 

행사 날을 기다리면서 조지훈 생가를 그저 들러보고 오는 것 보다는 이런저런 것들을 담아와야겠다는 생각했고, 그 생각은 가기전날 거금 일백육십팔만 원을 드려 카메라를 구입하게 했다. 커다란 기대를 갖고 행상당일 학교 앞에 도착을 하여 기다리던 관광버스에 올라 명단체크를 마치고 소풍을 가는 초등학교 학생처럼 들뜬 마음으로 버스가 빨리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출발에 앞서 인솔책임 선생님이 버스의 맨 앞좌석 옆에 서시더니 마이크를 잡고 이런저런 문화체험일정에 대하여 말씀을 하시는데, 처음 계획한 일정이 조금 바뀌었다면서 시간 관계상 조지훈 생가는 방문하지 않고 이육사문학관을 견학하고 안동으로 이동을 하여 안동 간고등어를 곁들인 점심을 하고 이문열 생가를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친다는 것이다. 이유는 지난번 학생들과 체험을 했을 때 시간이 너무 촉박하여 제대로 둘러보기가 어려웠고 요즈음 일찍 해가 저물기도 하고 학부모님이 피곤하실 것이라 생각이 되어서 일정을 변경하였으니 이해해 달라고 하신다.

 

 

오호통제라, 그럼 나는 어찌하라고, 나는 속으로 외쳤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는 말을 빌려 “조지훈 생가 아니면 내 돈 돌려도.”라고, 그렇게 실망을 가득 마음에 담고 학생, 학부모 문화체험은 시작 되었고 새로운 일정에 맞추어 선생님의 인솔 하에 문학체험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조지훈 생가에 대한 미련을 마음에 아쉬움으로 남겨둔 채로 작은 딸아이와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라고 자위(自慰)를 하면서 하루의 일정을 마쳤다.

 

 

                                                                              안동호, 물박물관 옆에서 본 풍경

                                                              안동호, 물박물관 옆에서 조금 당겨서 본 풍경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차창 넘머로 본 석양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