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청량산 기행-1. 반갑게 반겨주었네

心田農夫 2010. 10. 13. 13:59

동문회 산행을 위한 공지를 볼 때마다 마음에는 두마음이 서로 서로 다른 의견으로 토론을 한다. 주 오일제근무로 인하여 대다수 직장이 토요일과 일요일을 휴무로 쉬기 때문에 토요일에 산행을 하고 일요일에 지친 몸을 쉬기를 원하기 때문에 항상 산행으로 정하는 날짜는 토요일이기 때문이다.

 

자영업을 하는 나로서는 토요일을 쉰다는 것은 하루가 아닌 이틀을 가게 문을 닫는다는 것이 된다. 그래서 늘 공지를 보고 나서 한 마음이 두마음이 되어서 한 쪽의 마음은 모든 것을 훌훌 털고 하루자연과 벗하자 하고 또 한 의견은 그래 그것도 참 좋은 의견이지만 찾아오는 손님은 어떻게 할 거냐고 다른 의견에 말한다. 언제나 찾아오면 그 자리에 그렇게 있을 줄 알고 찾아주는 소님들에게 실망을 주고 그 실망이 한번에서 두 번이 될 때이면 그 손님은 나에게서 멀어지게 되고 나의 점포에 발걸음을 끊는다는 것이다.

 

늦게 둔 딸아이들 교육을 생각하면 아직도 한푼 두푼 벌어야 하는 현실을 무시 할 수는 없지만, 하루의 수입이 많고 적든 그것에 연연하지는 않는다. 이 나이 살아오면서 한창 젊은 나이 때부터 나는 죽음이란 명제를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그렇기에 순간순간 나에게 주어지는 나의 삶을 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하며 살아갈까?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아 왔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나의 생을 살아가면서 필요에 의해 가지게 되는 재화나 재물은 결코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지고 갈 수 없다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고 진실임을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퀴블러 로스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인간이 죽는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나는 안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고 한다. 우리 인간의 생명은 유한하다. 그러나 대다수의 인간들은 한편 그 죽음이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반드시 이승에서 저승으로의 죽음이란 여행을 반드시 한 번은 해야 한다는 것이 신이 인간에게 준 숙명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하기에 나는 재화에 그렇게 연연하지는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재화의 많고 적음은 살아가는데 육신이 편하고 조금은 불편하다는 차이밖에 더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한 줌의 재로 화할 육신이 편하면 얼마나 편하고 불편하면 얼마나 불편할 것인가?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번 청량산 산행도 이런 저런 생각과 산행 전날에 법원으로부터 도착한 한통의 답변서라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참으로 착잡하여 부회장에게 산행을 취소한다는 전화를 해야겠다고 수화기를 들었다가 그래도 약속은 약속인데 하는 마음과 연휴가 시작되니 아직 반론을 준비할 약간의 시간이 있으니 차라리 자연 속에서 번잡한 마음의 번뇌를 벗어놓고 오자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러한 마음에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달랑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서 동기들과 찾은 국립공원 청량산 한발 한발 발걸음 무거워져 오고 숨 몰아쉬며 오르고 오르려니 속세는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사바세계가 열리며 우리들을 반갑게 반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