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청량산 기행-2. 이곳이 사바세계런가

心田農夫 2010. 10. 14. 15:18

 

     청 량 산

                       碧 石

 

온갖 회색 번뇌에 찌든 인간이

삭막하기만한 회색도시 뒤로 하고

깊고 깊은 계곡 맑은 물에 몸 씻고

회색번뇌 담긴 마음 청정공기로 닦아내려

신선의 허락도 아니 받고 무작정 찾아든 청량산

 

일주문 위 우뚝 선 장엄한 봉우리

대장부모습 하늘 문 지키는 장군이런가.

그 모습 하도 웅장하고 비범하여

굽이굽이 산악 길 돌고 돌아

숨이 턱에 차 가뿐 숨 몰아쉬며

오르고 오르던 청량산

 

푸르디푸른 낙락장송

축축 늘어진 가지가지는 쪽빛하늘 받쳐 이고 서있고

천 길 낭떠러지 자리한 고고한 기암괴석 자태

통나무 빈속 빌리고 기와의 수로 따라 졸졸 흐는 물

전설이 전하여 들려주던 그대로 일세

 

아, 청량산

천년세월 오롯이 자리한 기암괴석

세월흐름 잊고 늘어진 가지의 낙락장송

끊어질 듯 이어지는 굽이굽이 맑은 물 졸졸졸

그 누구의 작품이런가.

인간 세상 아닌 듯하니

인간의 솜씨는 정녕아니리라

 

태고 숨결 찾았던 옛 선인들의 발자취

그 흔적 보이지 않더라만 서도

퇴계 이황 도를 이루던 숨결

통나무 관 따라 졸졸 흐르는 물소리인양

바람결에 들리는 듯하고

서성 김생의 화선지에 담았던 묵향은

산들산들 잎새에 실려 은은히 살아나는 듯

 

세월은 흐르고 흘러서

옛 선인들 마주 만날 수 없다한들

끊이지 않는 전설 속에 숨 쉬는 선인들

도도한 그 기상의 숨길은 느껴지더이다.

 

아, 청량산

열두 봉우리 신선들

흰 수염 날리며 거닐던 구름다리

회색 물에 찌든 인간 마다않고 받아주니

흔들흔들 흔들다리 흔들리며 건너다 바라본 풍경

 

아, 청량산

이곳이 바로 사바세계가 아니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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