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바다 보러 가는 길가에

心田農夫 2010. 11. 9. 14:48

단골손님들 가게에 오실 때마다 언제나 행복해 보인다고 말씀하실 때면 행복을 연구하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으면 누가 행복하게냐고 자칭 행복을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 하면서도 사노라면 때때로 행복과 거리가 먼 우울한 기분이 마음 가득 자리할 때가 간간히 있다. 그럴 때면 생각나는 것이 고향이요, 어릴 때 함께했던 고향친구들이다.

 

객지생활 이십오 년이란 세월의 흐름 때문일까? 아니면 서울과 포항이라는 멀고 먼 거리 때문일까? 그도 저고 아니면 팍팍한 생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저마다의 삶이 힘들어서 일까? 이제는 연락조차 두절된 친구들이 많고 연락이 되는 친구 몇 명도 일 년에 한 두 번의 전화가 고작이다.

 

작년 이맘때인가 딸아이 결혼 시킨다는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오지는 못 할 거고 그냥 연락이나 한다고 하는 친구의 전화를 받고는 알았다. 시간되면 갈게 하고는 전화를 끊었는데 어찌 아니 갈 수가 있는가. 토요일일이라 점포 문 닫고 장장 4시간 20분 걸리는 고속버스타고 서울로 향했다.

 

이제는 서울도 너무도 변하여 고향인 서울을 가도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찾아가기가 힘이 든다. 전화를 하고 청첩장을 보내왔는데 그곳에 자세한 하게 버스노선 번호와 어디서 내려서 어디로 오라고 적혀있었지만 촌놈이 된 지금 그 안내문구만으로 식장을 찾아간다는 것이 엄두에 나지를 않았다.

 

염치없지만 후배에게 전화해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 걱정말라고 하면서 터미널로 도착시간 맞추어 기다리겠다고 한다. 시간 맞추어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니 낯익은 후배가 웃으며 다가온다. 주말의 시간을 빼앗아 미안하다 했더니, 무슨 말씀입니까, 형님 오신다는데 당연히 제가 마중을 해야지요.

 

후배 덕에 터미널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타고 무사히 식장에 도착하여 십여 년 만에 친구의 손목을 잡아보고 소식을 듣고 찾아온 몇몇 친구들과 식당에서 한 시간 가량 담소를 하면서 식사를 하면서 고향의 따스함을 마음에 담았던 생각이 새삼 떠오른 아침이다.

 

요즈음 몸의 컨디션이 좋지를 않아서 일까? 아니면 가을이란 계절 탓일까? 며칠째 우울한 기분이 가시지를 않는다. 답답한 사무실 공간을 벗어나 보면 어떨까 생각에 훌쩍 점포 문에 출장 중이란 글을 부쳐놓고 칠포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넓은 바다를 보면 기분이 좀 좋아 질까하는 마음에서 차를 몰고 가는데 길옆에 줄지어 서있는 꽃들이 바람에 살랑살랑 손짓을 하기에 가던 길 멈추고 내려서 꽃들과 인사를 했다.

 

코스모스를 비롯하여 같대, 그리고 안개 꽃 같은 작고 하얀 꽃들이 널찍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 외에도 이름을 알 수없는 꽃들이 길옆에 줄지어 서있다. 그 누가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을 심어놓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카메라에 하나하나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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