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눈을 보고 동심이 되었네.

心田農夫 2011. 1. 5. 18:33

두 마음의 눈

                   

                      碧 石

 

이른 아침

펄펄 내리던 눈이

한 낮엔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린다.

 

오솔길로,

넓은 차도로,

그리고 지붕으로,

앙상한 나무 가지위로

골목골목 구석구석까지

하얀 하늘이 조각조각 내려와

덮고 덮다가 힘이 부쳤음인가

온 하늘이 사뿐히 내려와 주저앉으니

온 세상 온대지 모두가 하얀 타

 

그래서 동심은

펄펄 눈을 보고

벙글벙글 좋아라. 한다.

멍멍이도

펑펑 눈을 보고

팔짝팔짝 좋아라, 한다.

 

그러나 노심은

펄펄 눈을 보고

망울망울 출퇴근길 걱정한다.

서민들은

펑펑 눈을 보고

송골송골 근심걱정 쌓여간다.

 

 

 

 

 

 

 

 

 

 

 

 

 

 

 

 

 

 

 

 

 

 

내리는 눈 보고 동심이 되었네.

 

 새해 첫 출근하는 날

                                아침부터 솔솔 내리던 눈이 조금 조금 쌓이더니

출근길 차들을 엉키게 하고 말았다.

 

그 광경을 보고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할 요량으로

등산복에 등산화 신고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한참을 기다렸다 도착한 버스

올라타려고 하니 버스 기사님

“타셔도 가지 못합니다.” 한마디에

그만 돌아서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모처럼 주어진

휴가라 생각을 하고

두어 시간 책을 보다 보니

눈이 침침하여 책을 덮고 베란다 창 너머로

밖을 한참을 보다가 문득 동심으로 돌아가

눈과 마주하고 싶어서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아파트 주위에는 벌써

아이들이 여기 저기 눈싸움도 하고

서로서로 힘을 모아 눈사람도 만들고

한곳에서는 아빠와 같이 눈사람을 만드는 아이도 있었다.

 

아파트 주위를 돌면서

여기 저기 보이는 것을 한 컷 한 컷 찍었는데

별반 좋은 사진은 얻지를 못했다.

 

 이곳은 눈이 잘 오지 않는 곳이라

모처럼 내리는 눈을 보고 있노라니

어느새 동심으로 돌아가

그저 눈을 좋아 찍었던 것이라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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