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이제야 그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다

心田農夫 2011. 1. 18. 16:14

 

오늘 기분이 뒤죽박죽이다. 한마디로 씁쓰름하다. 아침 출근을 서두르다 주차장에서 나오다 옆에 주차해 놓은 차의 앞 밤바를 약간 스쳤다. 옆 차의 앞 밤바가 긁혔다. 딸아이의 수업시간 때문에 차량 앞에 전화번호만 외어가지고 딸아이 학교에 태워다 주고 나서 바로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해서 주차장에서 나오다 선생님의 차의 앞 밤바를 약간 긁었는데 한 10분 후에 주차장에 도착을 할 것 같으니 그 때 뵙겠다고 전화를 끊었다.

 

딸만 학교에 내려주고 출근을 보류하고 다시 아파트 주차장에 가서 삼십분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기에 다시 전화를 했더니 그 때에 나오겠다는 것이다. 다시 십 분을 기다려서야 중년의 여성이 나타났다. 우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으니 밤바를 갈아야 갰단다. 이정도면 새로 가는 것 보다는 도색만 하면 안 되겠느냐고 했더니, 자신은 밤바를 새것으로 갈겠단다.

 

도색만 한다면 자비로 처리를 하려고 했는데, 기어이 밤바를 갈아야 하겠다고 하면서 자신이 든 보험회사에 연락을 하더니 보험회사에서 그런다고 나의 차번호 전화번호 이름을 적어 달라고 한다. 그래 적을 것이 없다고 하니 집에서 가져 오겠단다. 그래 내가 도망을 갈 것 같으면 연락을 했게냐고 하면서 전화를 했으니 전화번호가 남았을 것이고 204동에 사니 걱정 말고 정비소 가서 수리하고 연락을 주면 내가 자비로 처리하던지 보험처리를 하던지 할 테니 걱정 마시고 처리 하라고 했더니

 

보험회사에서 적어놓으라고 했다고 기다리라면서 집에 가서 종이와 연필을 가지고 오겠다고 가는 것이다. 정 그러면 그렇게 하라고 하고 기다렸더니 조금 후에 A4용지와 볼펜을 가지고 왔기에 더 이상 이야기하기도 싫어 큼직하게 차 번호, 전화번호 적고 이름도 크게 적어주고 내가 들은 보험회사에 연락하여 사건접수를 하고는 늦은 출근을 했다. 일단 조그마한 잘못이라도 내가 잘못을 하였으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꼭 그렇게 까지 해야 하는지 참으로 이해가 안 된다.

 

언제가 출근하려고 주차장에 갔다가 내차 뒤 부분이 받쳐 쑥 들어가 있었다. 누가 했는지 참으로 화가 났다. 그래도 잘못을 했으면 전화번호라도 남기던지 메모라도 남길 것이지 하며, 화가 났던 일이 있었고 또 한 번은 내가 오늘 했던 실수처럼 그 누군가 내 앞 밤바를 받았는지 긁히고 안개등이 깨져서 달랑달랑 매달려 있는 것을 보니 엄청 화가 나는 것이었다. 밤바 긁힌 거야 그렇다 치고 안개등만을 변상해주면 될 텐데 아무런 메모도 없이 사라진 얼굴을 모르는 인간에 대해서 얼마나 욕을 했던가.

 

역지사지라고 그 때 생각이 나서 오늘 그냥 모르는 체 하면 되겠지만 상대방이 얼마나 화가 나고 속이 상하겠나 하는 마음으로 연락을 했는데, 도색만 한다면 그 도색 값을 자비로 변상해주면 되겠지 생각을 하였고 또 이것도 인연이라고 이러 일로 서로서로 좋은 인간관계도 맺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한 아파트에 살면서 이런 결과로 매듭지어지니 속상하고 화가 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처럼 이런 경우를 당할까봐 내차를 받아놓고 모르는 체했던가보다 내 차에 소해를 끼쳤던 사람들이 자신이 저지른 것보다 더 많은 변상을 해주어야 하는 처지에 처할 까봐 모르는 체 메모도 전화번호도 안남기고 사라졌는가보다. 이제야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경기도 좋지 않아 장사도 안 되는데 밤바를 교체하면 한 오육십만 원 쯤 들어간다니 속이 상하지만 그래도 양심상으로 떳떳치 못한 것보다야 낫다고 스스로를 위로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