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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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田農夫 2011. 1. 27. 12:33

 

꽃이 져도 그를 잊은 적이 없다.

 

 

좋은 나라 가세요.

 

 

뒤돌아보지 말고

그냥 가세요.

 

 

못 다한 뜻

가족

丹心으로 모시는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죄송합니다. 제대로 모시지 못해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21년 전 오월 이맘때쯤 만났습니다.

42살과 23살

좋은 시절에 만났습니다.

 

 

부족한 게 많지만

같이 살자고 하셨지요.

 

 

‘사람사는 세상’만들자는

꿈만 가지고

없는 살림은 몸으로 때우고

용기 있게 질풍노도처럼 달렸습니다.

불꽃처럼 살았습니다.

 

 

술 한잔 하시면서 부리시던 노래를 불러봅니다.

 

 

“오늘의 이 고통 이 괴로움

한숨 섞인 미소로 지워버리고

기시밭길 험난해도 나는 갈 테야

푸른 하늘 맑은 들을 찾아갈 테야.

오 자유여! 오 평화여!

뛰는 가슴도 뜨거운 피도 모두

터져 버릴 것 같아ㆍㆍㆍ”

 

 

터져 버릴 것 같습니다.

제대로 모시지 못한 죄 어찌 할지 모르겠습니다.

 

 

친형처럼 달라붙는 고난도

값진 영광도 있었습니다.

 

운명의 순간마다

곁에 있던 저는 압니다. 보았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남자

일을 미치도록 좋아하는 사나이를 보았습니다.

 

 

또 하나의 모습

항상 경제적 어려움과 운명 같은 외로움을 지고 있고

자존심은 한없이 강하지만 너무 솔직하고

여리고 눈물 많은 고독한 남자를 보았습니다.

 

 

존경과 안쓰러움이 늘 함께 했었습니다.

 

 

“노 대통령이 불쌍하다”고 몇 번이나

운 적이 있었습니다.

 

 

최근 연일 벼랑 끝으로 처참하게 내 몰리던 모습

 

 

원통합니다.

 

 

원망하지 말라는 말씀이 가슴을 칩니다.

 

 

잘 새기겠습니다.

 

 

힘드시거나

모진 일이 있으면

계시는 곳을 향해 절함으로써

 

 

맛있는 시골 음식을 만나면

보내 드리는 것으로

 

 

어쩌다 편지로 밖에 못했습니다.

 

 

산나물을 보내 드려 달라고 부탁했는데

애통합니다.

 

 

지난여름 휴가 때 모시고 다닐 때는

행복했습니다.

풀 썰매 타시는 모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올 여름에도 오신다고 했는데ㆍㆍㆍ

 

 

이 고비가 끝나면 제가 잘 모실 것이라고

마음속에 탑을 쌓고 또 쌓았습니다. 계획도 세웠습니다.

 

 

절통합니다.

애통합니다.

꼭 좋은 나라 가셔야 합니다.

 

 

바르게, 열심히 사셨습니다.

이젠 ‘따스한 나라’에 가세요.

이젠 ‘경계인’을 감싸주는 나라에 가세요.

이젠 ‘주변인’이 서럽지 않은 나라에 가세요.

 

 

‘남기신 씨앗’들은, ‘사람사는 세상 종자’들은

나무 열매처럼, 주신 것을 밑천으로

껍질을 뚫고

뿌리를 내려 ‘더불어 숲을’을 이를 것입니다.

 

 

다람쥐가 먹고 남을 만큼 열매도 낳고,

기름진 땅이 되도록 잎도 많이 생산할 것입니다.

 

 

좋은 나라 가세요.

저는 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닿는 곳마다 촛불 밝혀 기도하고,

맑은 기운이 있는 땅에 돌탑을 지을 것입니다.

좋은 나라에서 행복하게 사시도록ㆍㆍㆍ

돌탑도 쌓고, 또 쌓을 것입니다.

부디, 뒤돌아보지 마시고

좋은 나라 가세요.

 

 

제 나이 44살

 

 

살아온 날의 절반의 시간

갈피갈피 쌓여진 사연

다 잊고 행복한 나라에 가시는 것만 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다포(茶布)에 새겨진 글

“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가 떠오릅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주체할 수 없는 눈물밖에 없는 게 더 죄송합니다.

 

 

좋은 나라 가세요.

 

 

재산이 있든 없든

버림받고 살지 않는 삶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유산은, 내 유산은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노대통령님으로부터 받은 유산, 제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저를 아시는 분들에게

 

 

봉하마을에 힘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가족에게 따뜻한 마음 거듭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를 아시는 분들

제가 말하는 맑은 기운이 있는 땅, 탑을 쌓을 곳이

어디인지 아실 겁니다. 본격적으로 탑을 쌓고 지읍시다.

 

 

노대통령님 행복한 나라에 가시게

기도해 주세요, 가족분들 힘내시게

 

 

찻집에서 본 茶布에 쓰인 글귀가 생각납니다.

“꽃이 져도 너를 잊은 적이 없다”

 

 

끝없이 눈물이 내립니다.

 

 

장맛비처럼.

 

 

                                                이 광 재

 

   

                               「이런 바보 없습니다 아! 노무현」중에서

 

 

 

 

 

 

아침에 출근을 하면 전날 퇴근을 하면서 난방장치를 끄고 퇴근을 하기에 점포 안이 무척이나 춥다. 우선 난방기를 켜고 청소를 하고는 움츠려든 몸을 커피한잔으로 녹이고는 한다.

 

 

오늘도 여느 날과 다름이 없이 커피 한잔 타서 마시며 몸을 녹이다. 몇 일전 구입한 「이런 바보 또 없습니다 아! 노무현」이란 책이 눈에 들어와 내용이 어떠한가 하고 펴들었는데, 위의 글이 펼쳐져 읽어 내려가다 보니 글의 끝자락에 ‘이 광재’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제 저녁 라디오에서 들었던 내용이 문뜩 떠올랐습니다. 오늘이 이 광제 강원도지사의 대법원 상고심의 선고공판이 있는 날이고 선고에서 1심과 2심에서 받은 판결과 같은 판결을 대법원에서 확정판결로 받는다면 10년 동안 다시는 정치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나는 이 광재강원도지사에 대하여 잘 알지를 못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그의 글을 옮기고 그에 대하여 이렇게 글을 쓸 정도로 그동안 그에게 큰 관심도 없었고 그에 대하여 잘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그가 어떠한 일로 재판에 회부되었는지도 상세한 내용도 솔직히 잘 모릅니다.

 

 

그에 대하여 잘 모르면서도 바쁜 아침에 일을 밀어두고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어제 한국일보 정치부기자가 하던 말이 떠올라서입니다. “상고심판결이 1심과 2심의 판결대로 확정 될 때는 그의 정치생명이 끝나 다시는 정치를 못 한다“라는 말 때문입니다.

 

 

1심과 2심이 있을 때 마다 정치적 재판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터라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그가 한일이 법을 위반하여 죄가 된다면 당연히 법에 정한 죄 값을 받아야 하겠지만 그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판단에 의한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우리는 간간히 지난 독재정권하에서 정치적으로 사건을 판결했던 일들이 작금에 와서 조작으로 밝혀진 ‘인혁당, 민청학련’사건 등을 보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이 독재정권의 시대는 아니지만, 간간히 이해 할 수 없는 법원의 판결을 듣고 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이란 날은 세월의 흐름 따라 사라지겠지만, 오늘의 법원의 판결은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역사의 한 페이지로 영원히 기록으로 남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