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그 시절을 회상해 본다.

心田農夫 2011. 4. 5. 11:27

 

오늘은

 

                          碧 石

 

많이 바쁘시다 했나요.

선약이 있으시다 했나요.

 

오늘을 좀 쉬셔요.

오늘은 좀 뒤로 미루셔요.

 

오늘은 두 달에 한번 있는

위덕 5기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 자나요.

 

그리운 얼굴 잊히지 않게

보고픈 얼굴 희미하지 않게

 

오늘 오시어

임의 얼굴

마음에 포근히 담게 해주셔요.

 

오늘 참석해

임의 모습

가슴에 뚜렷이 남게 해주셔요.

 

양지꽃처럼

미소 짖는 동기님의

의연하고 소담한 모습을

봄, 이봄에 만나보고 싶어요.

 

민들레꽃처럼

활짝 웃는 동기님의

어여쁘고 아름다운 자태를

봄, 이봄에 다들보고 싶어요.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단골로 오시는 근처 교회 목사님의 계속된 부탁에 능력도 없는 내가 노인대학에 한 강좌를 맡았다. 목사님께서 “노인대학이라 충분히 하실 수 있으니 부탁을 한다.”는 말씀에 계속된 부탁의 말씀에 더 이상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덜컥 승낙을 하고 나서 첫 날 교회의 선교관이라는 건물의 한 곳에 들어섰더니 90명의 어르신들이 나를 기다리고 계신 것 이 아닌가.

 

100명의 어른들을 모집하려 했는데 120여분이 오셔서 꼭 다니고 싶다고들 하셔서 정원을 20명을 초과로 받았다는 것이다. 그날은 90여분만 오셨는데,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 앞이라 가슴이 두근두근 얼굴은 화끈화끈 첫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첫 날을 그렇게 보내고 그 다음부터 자료 준비를 하느라 인터넷을 뒤지고 심지어는 생면부지의 어느 대학의 교수님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자료를 부탁한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너무도 힘이 들어 한 학기 6개월을 하고 방학을 맞아 그만 두려고 마음먹고 방학이 끝나갈 무렵 전화로 다음 학기는 더 이상 못하겠다고 노인대학의 교장을 맡고 계신 노 권사님에게 말씀드렸더니, 안된다고 하시더니 직접 가게로 찾아 오셨다.

 

찾아오셨어. 소파에 앉으시라고 권해도 후반학기에도 강의를 해주겠다는 승낙이 있어야 자리에도 앉고 권하는 차도 마시겠다고 하시면서 전반학기 강좌에 대하여 어른들이 설문조사를 했는데 내가 하던 강좌가 제일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어른들의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70이 넘은 어른이 근 두어 시간을 정말로 서서 계시기에 어른에게 예의가 아니라 는 생각에 후반학기만 하겠다고 하니 그제야 앉으셔서 차를 드신다.

 

그렇게 일 년을 노인대학에서 봉사를 했다. 하다 보니 자료준비도 어렵고 너무 부족하고 모자라는 자신을 알게 되어 좀 더 배워야 하겠다는 생각에 늦은 나이에 대학원 문을 두드리는 계기 되었다. 무사히 전 과정을 마치고 논문도 통과되어 사회복지사 자격도 얻고 졸업을 했다.

 

그 동기들과의 모임이 오늘 저녁에 있는데, 아침에 출근을 하자마자

여부회장의 모임에 참석하라고 “위덕 5기 4월 정기 모임 오늘(화)저녁 7시. 효자. 시간내주시면 감사!!” 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동기회를 위해 언제나 수고가 많은 여부회장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동기들에게 참석을 부탁하는 뜻으로 위의 글을 적어 카페에 올렸다. 그리고 직장과 학교를 오고가며 힘들게 보냈던 지난날 늦깎이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며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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