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가을담은 구월이 왔다

心田農夫 2011. 9. 1. 15:30

<하트모양의 버섯>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이 해 인

1

 

하늘이 맑으니

바람도 맑고

내 마음도 맑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으로 잘 익은

그대의 목소리가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물들어

떨어질 때마다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한 잎 두 잎

익어서 떨어집니다.

 

 

2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어서 조용히

웃으며 걸어오십시오

 

낙엽빛깔 닮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우리, 사랑의 첫 마음을

향기롭게 피워올려요

쓴맛도 달게 변한

오랜 사랑을 자축해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팠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부담 없이 서늘한 가을바람

가을하늘 같은 사람이 되기로 해요

 

 

 

<하트모양의 버섯>

 

 

가을 담은 구월이 찾아왔다.

이 가을엔 여행을 하고 싶다.

 

혼자 토닥토닥 거니는

도보여행도 좋지만

완행열차에 앉아 지나치는

차창의 가을을 보고 싶다.

 

달리던 열차

예쁜 이름의 간이역에 멈추어 서면

그 간이역에 내려 혼자만의 발걸음으로

고즈넉한 시골길 소리 없이 걷고 싶다.

 

걷다 작은 책방이 눈에 띄면

처음 보는 이름이 적힌 시집 한권 사고 싶다

그리고 도시보다 맛을 조금 못하더라도

시골의 정이 소로시 담긴 커피 한잔 하고 싶다.

 

가을 담은 구월이 찾아왔다.

이 가을엔 여행을 하고 싶다.

 

 

 

 

가을 담은 구월이 찾아왔다.

이 가을엔 사랑을 하고 싶다.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낙엽도 사랑하고 싶다.

계곡에서 조잘조잘 흐르는

맑은 물도 사랑하고 싶다.

 

그리고 푸르디푸르러서

끝이 안 보이는 하늘을 사랑하고 싶다.

그 하늘에 두둥실 떠 흐르는

새털구름도 역시 사랑하고 싶다.

 

한 여름이 떠나고 난

그 바다를 사랑하고 싶다.

모두 떠나 적막한 바다를

오로시 지키는 갈매기를 사랑하고 싶다

 

하얀 조약돌을,

하얀 조가비를,

하얀 백사장을

다소곳 담은 편지를 기다리며,

이 가을을 사랑하고 싶다.

 

가을 실은 구월이 찾아왔다.

이 가을엔 사랑을 하고 싶다.

 

 

        <생긴 것이 하트모양의 버섯이 있어 담아 보았다>

 

 

28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