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 여운

인생의 연륜은 어디로 갔나.

心田農夫 2011. 4. 27. 11:29

 

하고 싶은 말일랑 더러는 마음에 담아두고

더러는 바람에 날려 보내며 그 일부만을 전하리라

그리고 아 방법이 결국 좋음을 알게 된다.

                    김남조의 “그 먼 길의 길벗”중에서

 

 

 

 

 

얼마 전에 한 때 같은 교회에 다니던 권사님이 찾아오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이혼을 했다는 말을 한다. 깜짝 놀라서 왜? 라고 묻었다. 그동안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인다.

 

법원에서 이혼하라는 판결을 받았고 이제 동사무소에 가서 서류를 접수를 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주섬주섬 가방에서 서류를 커내 보인다. 그래 그러면 일단 접수를 하기 전에 두 분이 만나서 이야기를 한 번 하라고 하는 말을 하고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손자 둘에 손녀 하나를 둔 사람들이, 살아온 기간보다 살아갈 날이 적은 사람들이 황혼 이혼을 하겠다고 하니 막상 듣는 내가 참 난감했다.

 

권사님 돌아가고 나서 생각을 해본다. 옛날 어른들 딸을 시집보내면서 봉사 3년,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하고 나면 결혼생활 잘 할 수 있다. 하시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지혜가 담긴 말씀이고 결혼생활에 필요한 말인 것 같다. 이 말은 신부에게 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신랑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말일 것이다.

 

이 세상 어이 다 하고 싶은 말 다하면서 살 수 있을까 시인의 말처럼 때로는 바람에 날리고 때로는 한 쪽 귀로 듣고 다른 한 쪽 귀로 흘려보내는 지혜도 필요하리라. 그래서 신은 인간의 귀를 하나가 아닌 둘로 만들었다고 하던가.

 

참지 못하고 한 작은 말의 씨가 결국 커라단 상처가 되어 자신과 상대의 가슴에 치유될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내는 쓰고 그 열매는 달다”라는 말을 오늘 아침에 마음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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