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성이 맑아지는 언어

프레이밍 효과가 떠올랐다.

心田農夫 2011. 5. 7. 17:07

 

 

긍정적인 밥

 

                    함 민 복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고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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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시를 읽으면서 프레이밍 효과가 생각이 났다. 물이 가득 들어 있는 컵에서 빈 컵에 물의 반을 따라서 옮기는 것을 보았다면, 원래 가득 들어 있던 컵에는 ‘물이 반만 남아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원래 비어 있던 컵은 ‘물이 반이나 차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컵에 물아 반 정도 남아 있는 것을 보고‘아직 반이나 남아 있다’ 고생각하는 사람을 우리는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하고 ‘이제 반밖에 남아 있지 않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부정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어떤 질문에 대답을 할 때, 일반적으로 사람의 의사 결정은 질문이나 문제의 제시 방법에 따라서 크게 달라진다. 이와 같은 표현의 방법을 판단이나 선택에 있어서의 ‘프레임’이라 부르고, 프레임이 달라지는 것에 따라서 판단이나 선택이 변하는 것을 ‘프레이밍 효과’라 한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행복 할 수도 불행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시가 아닐까? 시 한편에 삼만 원이라면 너무 박하다 즉 내가 어떻게 시를 지었던가, 삼만 원이라고? 속상하고 화가 날만 하다. 그러나 그 생각을 잠시 바꾸어서 삼만 원이면 쌀을 두말이나 사서 밥을 해 먹는다 생각을 하면 마음이 따스해 진다.

 

프레이밍 효과가 나타나려면 기대효용이론의 전제인 ‘불변성’이 성립 되어야 한다. 불변성이란 동일한 문제라면 어떤 형태로 표현되더라도 선호나 선택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위의 시에서 프레이밍 효과를 적용하는 것이 맞는 지, 기대요용이론의 전제인 불변성이 성립되는가는 이시에서 그렇게 중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단지 어떠한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삶이 달라 질 수 있다고 시인은 시에서 말하고 있다.

 

토요일 한가한 시간에 펴들었던 시집에서 읽게 된 시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사느냐에 따라서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고, 불행한 인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는 시‘긍정적인 밥’을 읽으며 프레이밍 효과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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