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오월의 첫날

心田農夫 2011. 5. 3. 18:10

 

축의금(祝儀金)

 

                          碧  石

 

눈 시리게 하이얀

웨딩드레스를 눈에 담음으로

화창한 오월의 첫 날을 시작했다.

 

사과 같이 풋풋한 총각과

앵두 같은 달달한 처녀가

결혼행진곡의 감미로운 선율에

살포시 팔짱끼고 가지런히 발맞추어

제이(第二) 인생의 첫 발을 내딛는다.

 

해도 그만,

아니 해도 그만이라는

이성지합 (二姓之合)을

사랑의 결실로 이루어냈음을

축하 한다

하얀 사각 봉투에

인물화 몇 점 담아 전하며

한상 가득 음식 대접 받음이

축의금의 정해진 순서이겠지만

 

마음을 담고 기원을 담은

축하한다 그 한마디의 진심이

이성(二姓)에서 한성으로 탈바꿈하는

그들에게 진정한 축의(祝意)가 아니런가.

 

 

 

 

 

 

 

 

 

 

 

오월의 첫날을 결혼일로 정한 동기회의 막내의 결혼식에 가는 것으로 오월을 시작했다. 신부 대기실에서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다소곳이 앉아 있는 신부를 언제 본 적이 있었나 싶다.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 이기야 하겠지만, 눈부신 게 어여쁜 신부를 보자니 눈 다 시리다.

 

그 아름다움 영원히 남기려는 듯 같이 간 동기회회장님 같이 사진 한 장 남기자고 해 더불어 신부의 옆에서 사진 한 장 어울려 찍었다.

 

신부대기실을 나서 식장입구에 서서 손님들이 축하를 받으며 싱글벙글하는 신랑을 보자니 풋풋한 젊음 속에서 사랑의 향 내음 폴폴 난다.

 

세월의 오고감을 막고 되돌릴 수야 없지만, 멀찍이 달아난 내 젊음을 다시 만날 수야 없겠지만, 내 삶의 하나하나를 담고 있는 기억의 창고에서 젊었던 그 시절 찾아내어 회상하며 식장을 뒤로 한다.

 

축하 한다고, 행복하라고, 잘 살라고, 기원담은 마음의 말을 전하면서

예식장의 계단을 하나 둘 셋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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