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의금(祝儀金)
碧 石
눈 시리게 하이얀
웨딩드레스를 눈에 담음으로
화창한 오월의 첫 날을 시작했다.
사과 같이 풋풋한 총각과
앵두 같은 달달한 처녀가
결혼행진곡의 감미로운 선율에
살포시 팔짱끼고 가지런히 발맞추어
제이(第二) 인생의 첫 발을 내딛는다.
해도 그만,
아니 해도 그만이라는
이성지합 (二姓之合)을
사랑의 결실로 이루어냈음을
축하 한다
하얀 사각 봉투에
인물화 몇 점 담아 전하며
한상 가득 음식 대접 받음이
축의금의 정해진 순서이겠지만
마음을 담고 기원을 담은
축하한다 그 한마디의 진심이
이성(二姓)에서 한성으로 탈바꿈하는
그들에게 진정한 축의(祝意)가 아니런가.
오월의 첫날을 결혼일로 정한 동기회의 막내의 결혼식에 가는 것으로 오월을 시작했다. 신부 대기실에서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다소곳이 앉아 있는 신부를 언제 본 적이 있었나 싶다.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 이기야 하겠지만, 눈부신 게 어여쁜 신부를 보자니 눈 다 시리다.
그 아름다움 영원히 남기려는 듯 같이 간 동기회회장님 같이 사진 한 장 남기자고 해 더불어 신부의 옆에서 사진 한 장 어울려 찍었다.
신부대기실을 나서 식장입구에 서서 손님들이 축하를 받으며 싱글벙글하는 신랑을 보자니 풋풋한 젊음 속에서 사랑의 향 내음 폴폴 난다.
세월의 오고감을 막고 되돌릴 수야 없지만, 멀찍이 달아난 내 젊음을 다시 만날 수야 없겠지만, 내 삶의 하나하나를 담고 있는 기억의 창고에서 젊었던 그 시절 찾아내어 회상하며 식장을 뒤로 한다.
축하 한다고, 행복하라고, 잘 살라고, 기원담은 마음의 말을 전하면서
예식장의 계단을 하나 둘 셋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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