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고는

心田農夫 2011. 5. 5. 12:56

 

비망록

                        문 정 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밥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있고

 

나는 박힌 별 둘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살아가면서 남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안 하며 살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간간히 본의 아니게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다.

 

이기(利己)보다 이타(利他) 가르치는 종교, 불교에서는 자비를, 기독교에서는 사랑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한 신앙생활을 하면서 듣고 배운 이타의 마음은 간곳이 없고 어느새 이기적인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

 

남 보다 조금 더 좋은 것을 가지려고 하는 마음. 남보다 조금 더 대접을 받으려고 하는 마음. 남보다 조금 더 많이 가지려는 마음, 이러한 것들이 집착을 가지게 하고 그 집착은 마음을 불안하게 혼란스럽게 한다. 집착에서 벗어나면 마음이 평화롭고 고통에서도 벗어 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집착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어이 쉬운 일인가.

 

욕망에서 버리려고, 집착에서 헤어나려고 마음공부를 한다고 하면서도 그 공부에 진전이 없는 것 만 같다. 욕망에서 벗어나는 것, 집착에 빠지지 않는 것. 이것을 불교에서는 무심이라 하던가?

 

무심이란 어떠한 마음일까? 그 무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떠한 사람일까? 이런 생각을 하다 예수가 말씀하신 성경한 구절이 떠올랐다.

 

가라사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그이가 천국에서 큰 자니라.

                                          「마태복음 」18: 3~4

 

무심이란 어린 아이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갓난아이가 막 목욕을 하고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모습, 발그레한 얼굴의 천진스러운 표정으로 잠든 모습, 그 얼굴을 본 사람이라면 아마 그 모습에서 무심이란 저런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리라.

 

오늘은 어린이 날이다. 아장아장 걷던 두 딸이 언제 자랐는지 훌쩍 자라 벌써 고등학생이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먹고 싶은 것 있으면 말해라 사줄게 했더니, “우리가 뭐 어린애인가”한다. 아빠의 눈에는 아직도 어린애인데,

 

중간고사 시험기간이라 어제도 밤늦게까지 시험공부를 하던 두 딸, 훌쩍 자란 두 딸이 대견스럽게 보인다. 딸들아 너희들이 어른이 되어 사회인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利己)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利他)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증자는 말했다.

“나는 날마다 다음 세 가지 점에 대해 나 자신을 반성한다.

남을 위하여 일을 꾀하면서 진심을 다하지 못한 점은 없었는가?

벗과 사귀면서 신의를 지키지 못한 일은 없는가?

배운 것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것은 없는가?”

                                                          「논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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