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조선시대에서 왔슈

心田農夫 2011. 5. 2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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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양치질하고 서둘러 자하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차에 시동을 걸어 주차장을 빠져 나와 현관 입구에 차를 대기하고 작은 딸 내려오기를 기다린다.

 

여느 날과 같이 오늘도 딸아이 학교에 등교시켜주느라 딸보다 서둘러 집을 나서서 차에 앉아 기다리기를 한 5분쯤 지나서 딸아이 집에서 나와 현관을 지나 차에 올라앉으며 나를 보더니, “조선시대에서 왔슈”한다.

 

어제까지 출근시의 복장은 정장차림이었는데,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있으려니 한낮에는 날씨가 여름처럼 더워서 목에 땀이 차기에 오늘은 갈옷 고무신을 신고 운전석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딸아이가 한마디 한 것이“조선시대에서 왔슈”이다.

 

몇 년 전에 제주도에 갔다가 제주도에서 갈옷을 두벌 사가지고와, 여름에 입고는 했는데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우선 정장을 하려면 와이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매는 번거로움이 있고 거기다 양복을 걸치면 옷의 무게도 만만치가 않다.

 

갈옷을 입기 전에는 출근 시에 늘 정장을 하였기에, 매일 입는 것이 라 번거롭다거나 무겁다는 생각을 하지를 않았는데, 갈옷을 입고부터는 양복의 무게가 제법 나간다는 것을 알았다. 양복에 비하면 갈옷은 입기도 간편하고 가볍고 통풍이 잘되어 시원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돌아와 갈옷을 처음 입고 나서려는데 갈옷에 신을 신이 마땅치가 않았다. 구두를 신자니 그렇고 운동화를 신자니 왠지 그것도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도 구두보다는 운동화가 낫은 것 같아 갈옷을 입을 때는 운동화를 신고 다녔는데, 어느 날 우연히 시골장을 차로 지나게 되었는데 길가에 노인장이 앉아 고무신을 파시는 것이 눈에 띠었다.

 

근처에 차를 세우고 노인장에게가 고무신을 하나 사가지고와 갈옷을 입을 때는 고무신을 신는다. 올해 처음으로 갈옷을 입고 고무신을 신었더니, 그런 모습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근 일 년 만에 다시 본 아빠 모습이 딸아이 눈에는 생뚱맞게 보였던가 보다. “조선시대에서 왔슈”

 

 

                       <갈옷에 신고나온 고무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