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채화
이해인
비 오는 날
유리창이 만든
한 폭의 수채화
선연하게 피어나는
고향의
산마을
나뭇잎에 달린
은빛 물방울 속으로
흐르는 시냇물 소리
물결 따라
풀잎 위엔
무지개 뜬다
그 위로 흘러오는
영원이란 음악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잡히지 않는 것들을
속삭이는 빗소리
내가 살아온 날
남은 날을
헤아려 준다
창은 맑아서
그림을 그린다.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비 오는 날은 쉬는 날이라고 하던가. 내리는 비라도 세차게 내리면 마음이라도 덜 스산할 테데, 온종일을 추적추적 내리니 감질 난다. 한참을 책을 보다 눈이 침침해 책을 덮고 눈의 피로를 풀어볼 양으로 커다란 통 유리창 넘어 먼 하늘을 보노라니 회색빛 하늘 얼굴 화난 듯 잔뜩 찌푸리고 있다.
회색빛 얼굴에서 눈을 돌리다 발견했다. 빗방울 하나 둘 유리창에 부딪쳐 흐르며 만드는 모습이 참으로 신비롭고 재미있어 한참을 본다. 그러다 문뜩 얼마 전 읽었던 이해인 수녀님의 시가 떠올라 적어본다,
수녀님도 나처럼 이런 모습을 보시다 “어느 수채화”란 시를 작시하셨을까? 생각을 하면서 비오는 유리창을 보면서 서서히 저무는 금요일 저녁시간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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