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불현듯이 그리운 어머니

心田農夫 2011. 6. 14. 12:57

 

장사익 공연을 보고

                  - 꽃구경

 

                            최 복 이

 

사람의 목에서 나오는 소리인가

영원에서 삭이다가

터져 나오는 동작 같다

 

나는 왜 장사익을 만났을까

결코 서럽지 않은 삶이건만

그를 만나면

기꺼이 터벅터벅 국밥집으로 걸어간다

 

아름다운 귀가를 꿈꾸면서

눈물이 콧속으로 흐른다

나는 지금 어지로 가는가

 

꽃구경 가고 싶은 노모가 눈에 밟혀

목줄기에 핏발이 서게 울음을 삼켰다

업고 갈 노모가

언제까지 기다려 줄 수 있을까

내가 노모가 되면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

 

서러운 끔

죽음의 온도까지 느끼게 하는 기적의 소리

결국 삶의 희열을 열망하는 소리임을 알았다

목 놓아 울부짖어

간님을 부르는 것은

아쉬움 때문이 아니라 삶의 애끊는 간절함이라

 

어차피 인생은

죽음으로 삶으로 꿈으로

슬픈 듯 기쁘고

띨 듯 기쁜 듯 쓸쓸한 여로인 걸

내 영정 사진을 보듯 살고

첫사랑의 고백을 하듯 살면 어떨까

 

 

 

 

 

 

 

 

 

 

 

 

지난 번 다녀가신 시인께서 선물로 주고가신 세권의 책, 그중 한권인 최복이 제 5시집 「내가 두고 온 우산」에 있는 시이다. 오늘도 출근을 하여 청소를 마치고 한 잔의 커피를 타 놓고 메일을 확인하고 나서 시집을 펴들고 보다가 읽게 된 시다.

 

장사익, 좋아하는 가수다. 한가한 일요일이면 간간히 집에서 장사익을 CD를 틀어놓고 듣는다. 그럴 때마다 딸들이 매번 똑같은 말을 한다. “아빠 또 장사익이야”그럴 때마다 나 역시 단어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답을 한다.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아니면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라고 답을 한다.

 

나는 이제 고아다.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가르쳐주신 부모님이 이 세상을 떠나 저 세상으로 삶의 터를 옮기셨다. 그래서 때때로 부모님이 생각이 나고 뵙고 싶을 때마다 거실에 앉아 장사익의 ‘아버지’와 ‘꽃구경’을 듣고는 한다.

 

오늘 아침 펴들고 보던 시집에서 위의 시를 보다 보니 불현듯이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다. 업고라도 꽃구경 갈 어머니가 계시다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머니가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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