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요순시대, 그 시대에 살고 싶어라

心田農夫 2011. 6. 20. 16:14

 

 

 

가난한 사람들

 

                  최 승 호

 

  가난한 사람들이 아직도

너덜너덜한 소굴에서 살아간다

서커면 연기가 솟고 소방차들이 달려왔을 때

무너지는 잿더미 앞에서 울고 있는

아이와 노파를 나는 보고 있었다

 

서울 한복판에 이런 변두리의 인생들이 있다는 것

헌혈 플래카드를 큼직하게 내건

적십자혈액원 건물이 바로 옆에 있지만

가난한 피는 여전히 가난하고

궁핍에서 죽음에 이르는 길에 너절하게

불러나는 물건들이 있다는 것

 

그 누구도 物王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넝마촌과 붙어있는 고물상, 폐품들의 무덤

그 크기는 왕릉만 하다

나는 그것을 古物王의 무덤이라고 불러본다.

 

가난한 사람들이 손수레를 끌면서

오늘도 문명의 잔해를 나르는 곳, 그 입구를 지키며

엎드려있는 검은 개는

스핑크스처럼

짖지도 않고 나를 보고 있다.

 

오늘 아침 위의 시를 보았다. 위의 시가 언제 작시 되었는지, 대상이 되었던 마을이 어디 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위의 시를 읽노라니 얼마 전 있었던 대형화재 사건이 떠오른다.

 

지난 12일 서울시 강남구 개포4동 1244번지(포이동 266번지)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판자촌에서 ‘자활 근로대 마을’에서 큰불이 나 총 96가구 중에서 72가구가 전소되었다. 바로 옆에는 고층아파트건물이 빼곡히 들어찬 서울에서,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하고 상상조차 하지 못하였을 그곳, 그 판잣집이 아이의 불장난으로 모두 잿더미가 되었다.

 

이들은 살고 있는 곳은 강남구 인데, 이들은 한 때 강남구청에 주민등록도, 주민등록번호도 등재가 되지 않을 채 난민처럼 살고 있었던 적도 있었다. 다행이 지난 2009년 6월에 대법원이 주민등록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려 주민들을 21년 만에 존재를 인정받았다.

 

세계 10대 도시로 만들겠다는 서울시, 그리고 서해뱃길 사업으로 총 2조 2000억 원을 들이는 사업을 강행하겠다고 몇 일전 언론의 카메라 앞에 서서 “대통령과 단판도 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서해뱃길 사업을 시행하겠다.”고 서울 시장은 말을 했다.

 

그리고 그 시장님, 시의회에서 통과된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법안에 대하여 전면무상급식 법안에 대한 반대를 위한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있으시다. 그런데 그 반대를 위해서 실시될 주민투표에 180억이 들어간단다. 그 180억이면 서울시 학생들의 무상급식을 3년간 실시 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정치에 대하여 잘 모른다. 아니 정치에는 솔직히 문외한이다. 그러나 어떤 정책이 옳고 그름에 관한 판단을 할 수는 있다. 3년을 무상급식에 쓸 수 있는 돈을 무상급식을 반대하기 위해 주민투표에 쓰겠다한다. 서해뱃길 사업도 그렇다. 경향신문의 기사에서 일부를 인용해 본다.

 

감사원은 서울시의 사업 타당성 분석도 잘못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서울시가 국제여객선의 터미널 운영·유지관리비와 크루즈선 운영비 등 8975억 원을 누락하거나 과소 계산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여객선 운항속도를 임의로 변경해 통행시간 절감 편익을 고의로 발생시켰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이대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선박 이용객 부족 및 사업의 경제적, 재무적 타당성 부족으로 운영적자가 누적되어 사업효과를 얻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 한 대광 기자 2011년 6월 19일에서 인용 >

 

포이동 자활 근로대마을은 1981년대 박정희 정권이 당시의 넝마주의, 전쟁고아 등의 도시 빈민을 자활 근로대라는 이름으로 강제 이주시켜 형성된 판자촌으로 형성된 빈민촌이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거의 쓸모없는 땅이었지만 이제 그곳은 금싸라기 땅이 되었다.

 

예전의 정부의 정책에 의하여 싫다는 사람들을 무력으로 강제 이주시켜놓고 이제는 터 닦아 살겠다고 하니 법적으로 공유지 불법점유자라고 주민들에게 적게는 100만원에 많게는 1억 원까지 토지 변상금을 부과하고 있단다.

 

국가가 형성되고 국가를 다스리는 위정자가 있기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정치란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아가게 하는 것이리라. 즉 태평성대를 누리게 하는 것이 정치이고 그런 정치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어느 백성이 되었든 원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그러한 태평성대의 시대가 있었다고 한다.

 

바로 고대 중국의 요임금과 순임금이 다스리던 시대. 우리가 보통 요순시대라고 하는 시기다. 순임금이 자신이 나라를 잘 다스리는지 알고 싶어 평복을 입고 시정으로 시찰을 나갔다고 한다. 그렇게 시찰을 하다 만나게 된 한 노인, 입안에 먹을 것을 잔뜩 물고는 배를 두르리고 땅을 치면서 노래를 하고 있었다. 순임금이 가만히 들어보니

 

해가 뜨면 들에 나가 일을 하고

해가 지면 들어와 쉬네

샘을 파서 물을 마시고

밭을 갈아서 먹으니

임금의 힘이 나와 무슨 상관이랴

 

이 노래를 ‘격양가’라 하는데 이는 백성들이 먹고 살기 편해서 임금의 존재조차 모르고 지낸다는 것으로 바로 태평성대를 말하는 것이다.

성경에 보면 양 에 대한 비유가 있다.

 

너희 중에 어느 사람이 양 일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를 잃으면 아흔 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도록 찾아다니지 아니하느냐

 

또 찾은즉 즐거워 어께에 메고

 

집에 와서 그 벗과 이웃을 불러 모으고 말하되 나와 함께 즐기자 나의 잃은 양을 찾았노라 하리라 

                                    <누가복음15: 4~7 인용>

 

백성은 다 같은 백성이다. 가진 자나 못가진자냐 똑같은 백성이다. 서울의 강서구의 한 구역에서 판잣집에 살던 사람들이 불이 나서 당장 잠을 잘 곳이 없는 실정이다. 당장의 생활터전을 잃은 그 들은 서울 시민이 아닌가? 그 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니던가?

 

무슨 오기인지, 아집인지, 고집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하는 것을 보면 시민과 국민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자신의 명예욕 성취하기 위해서가 아닌가하는 생각되어진다.

 

경제적 타당성도 없는 서해뱃길을 위해는 대통령과 단판을 해서라도 정부의 5,000억 원을 끌어다가 기필코 운하을 만들고야 말겠다고 하지를 않나, 3년을 무상급식을 위해 사용 될 수 있는 180억을 무상급식에 대한 찬반투표에 쓰시겠다고 하시는 특별시의 시장님, 대단하신 시장님이다 . 하기는 특별시의 시장님이니 무엇이라도 특별한데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밤을 새워 공부하는 것도, 태양이 내려쬐는 폭염 속에서 일하는 것도, 부부가 떨어져 살면서도, 가족이 헤어져 살아가는 것도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서라고 생각된다.

 

시장나리, 이제는 제발 한 쪽만 보지 마시고 반대쪽도 좀 보시고 시정을 펴시면 어떠할는지요? 아흔 아홉 마리의 양도 중요하지만 길 잃고 헤매는 단 한 마리의 양도 행복할 권리가 있는 것 아닌가요?

 

나는 단지 같은 대한민국의 국민이요, 같은 한민족이요, 가난한 민초인 그들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아침에 읽었던 한편의 시가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여 이렇게 일을 시작해야 하는 아침부터 일을 하는 틈틈이 긴 글을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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