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아두기

모정을 담고 있는 그 단어, 엄마, 어머니

心田農夫 2011. 6. 17. 14:20

 

 

엄마를 부르는 동안

  

                         이 해 인

 

엄마를 부르는 동안은

나이 든 어른도

모두 어린이가 됩니다

 

밝게 웃다가도

섧게 울고

 

좋다고 했다가도

싫다고 투정이고

 

변덕을 부려도

용서가 되니

반갑고 고맙고

기쁘대요

 

엄마를 부르는 동안

나뿐 생각도 멀리 가고

죄를 짓지 않아 좋대요

 

세상에 엄마가 있는 이도

엄마가 없는 이도

엄마를 부르면서

마음이 착하고 맑아지는 행복

어린이가 되는 행복! 

 

 

 

 

엄마라는 한 단어

  

                              碧 石

  

마음에 자리한 한 단어, 엄마.

 

이런저런 단어들

세월 따라 하나하나 지워져도

 

언제나 풋풋한 한 단어, 엄마

 

 

 

 

친정 어머니

  

                           김 보 나 

 

연로한 등 굽은 가지에

석벌의 집 같은 초가

 

먼 길 날아온 지친 날개를

씨암탉 삶아 먹이려

장에 가신 울 어머니

 

아궁이 불 지펴

밤새 데워 놓은

뜨끈한 구들목에 엎드려

쪼그라든 젖가슴 기다리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흐르는 구름에

인생도 흘러가고

흔적 없는 바람소리만

가슴을 저려오는 구나 

 

 

 

 

어머니의 눈물

  

                                  최 범 영 

 

젊은 나이 남편 잃고 살아온 칠순팔순

자식들 다 시집장가 보내고 숙제 다 했다 만세 불렀네

 

세상의 삶과 고통 무언지 알려 산문에 들어 삼십 년

떠나올 때 눈물짓던 어머니 모습 늘 구슬프다네 

 

바람을 지고 이 땡초 산천을 떠돌아 다녀 보니

속세는 기녀들의 노랫소리로 끊임없이 진동하누나

 

세상이 세월에 나이를 먹어 타락을 하던가

이 눈 오는 날 가슴 속 어머니의 눈물 목메게 하는데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 순 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 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닮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있습니다.

 

 

 

누구나 잊지 못한 사람들을 기억 속에 담고 있으리라. 그 잊지 못한 사람이 첫사랑일 수도 있을 것이고, 살아오면서 은혜를 베풀어 주었던 은인일 수도 있을 것이고, 자신에게 귀한 가르침을 주신 스승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노라면 그러한 이들의 이름이나 모습이 때로는 뿌연 한 안개 속에 있는 듯 희미하게 그 모습을 기억하기 어려울 때도 있을 것이고

세월이 흐르고 흐를수록 그 이름들이 가물가물 기억의 뒤편에서 생각 날 듯, 생각이 나지 않을 수도 있을 리라

 

그러나 위의 시들을 보노라니 어느 사람이건 그 마음속에 제 나름대로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아무리 세월이 흐르더라도 희미해지지 않고 더욱더 또렷이 마음에 자리함을 알 수 가 있다.

 

영국문화원에서 영어를 쓰지 않는 백여 개국의 사만여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영어단어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단어가 무엇인지를 물었단다. 설문에 참가한 사람들이 가장 아름다운 영어단어로 지적한 것은 어머니(mother)라는 단어였단다.

 

우리의 한글은 어떠한 단어가 제일 아름답고 제일 기억에 남는 단어는 어떤 단어 일까? 영어의 단어처럼 그 한 단어가 , 엄마, 어머니, 가 아닐까. 엄마, 어머니, 그 단어를 생각하노라면 그 단어 속에는 그리움을 담겨 있고 다정함을 담고 있고 포근함이 느끼지고 아늑함이 느끼게하는 끝없이 사랑의 샘이었을 알게 한다.

 

영원한 모정을 담고 있는 단어, 엄마, 어머니, 마음에 자리한 그 단어를 조용히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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