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궁금하기가 태산일세.

心田農夫 2011. 7. 16. 16:43

 

비오는 오후에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 끌고 찾아가도 좋은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애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치구…….

사람이 자기 아내 남편 제 형제나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중에서

 

 

 

 

28004

 

 

 

 

 

지란지교(芝蘭之交)란 지초(芝草)와 난초(蘭草)의 교제를 말함인데, 다시 말해 벗 사이에 좋은 감화를 주고받으며 서로 이끌어 나가는 맑고 높은 고귀한 사귐을 이르는 말이다.

 

오늘 갑자기 이 글이 생각이 난 것은 주오일제가 시행되고 나서 토요일이면 없는 손님이 더없는 날이 되었다. 아침에 청소를 하고나서 책을 보다가 주말이기에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보이지 않는 얼굴들이지만 나의 블러그를 찾아 주시고 내가 찾아 가보는 블러그의 벗님들에게 주말 인사나 해야겠다는 생각에 블러그를 들어섰다가 조금 당황했다.

 

아주 멋진 실루엣사진이 올라와 있는 것이 아닌가. 분명 내가 올린 것이 아니고, 사진도 내가 촬영한 것도 아니다. 아니고말고. 그것도 국내도 아니고 프라하란다. “카렐 브릿지에서 바라보는 프라하의 일몰풍경”이라고 적혀 있던데, 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프라하의 근처도 가보지 못한 촌놈이 아니던가.

 

내 어느 분의 방에 들렀다 본 사진이 분명하기는 한 것 같은데, 그 분 방에 들려 실루엣의 멋진 일몰사진을 감명깊이 보고 글도 읽으면서 촌놈이 마치 그곳에 여행이라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가 부럽다는 마음이 들기는 했어도 사진도 글도 나의 것이 아닌지라 보고 읽는 것으로 만족을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돌아서 왔는데

 

이런 민초의 마음을 그 분이 알았을 리는 없을 진데, 아니 이런 내 마음을 들켜 버렸는가? 그래서 촬영하신 그 분이 살짝 간직하라고 올려놓은 신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기가 태산 같다. 블러그라고 개설 해 놓고 하고는 있어도 아직 블러그에 대해서도 컴퓨터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문외한이다 보니 당황스럽기만 하다.

 

사진의 저작권을 가지신 분이 살짝 올려주셨다면, 지란지교와 같은 좋은 교제가 이루어 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마는 혹시라도 사진의 주인이 아닌 분이 사진의 주인에게 양해도 구하지 않고 그냥 올려놓았다면, 삭제를 하는 것이 옳은 처사 같은데, 올린 이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