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분위기는 무슨 분위기

心田農夫 2011. 7. 26. 15:09

 

 

커피 한 잔

 

                            용 혜 원

 

커피 한 잔이

기분을 확 바꾸어놓는 날

세상 살맛이 난다

 

사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쓸쓸한 날도

우울한 날도

외로운 날도

한 잔의 커피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줄 때

신이 난다

 

따끈한 커피가

입에 착 달라붙고

목줄기로 넘어가

가슴을 따끈하게 태워준다.

 

나도 누군가의 가슴을

한번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싶다

 

 

 

아침에 커피 한 잔 하면서 보게 된 시다. 커피 한 잔, 출근을 하여 청소를 마치고 나면 습관적이라고 할까 카운터책상에 앉기 전에 커피 한잔 타 가져다 놓고 앉아 커피를 마시며 하루의 일을 시작한다.

 

 

아는 손님이 오면 손님과 마주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오후 피곤이 몰려오면 다시 한 잔의 커피로 피로를 푼다. 이렇게 커피는 하루의 일과 중에 간간히 나에게 다가온다.

 

 

얼마 전 아파트 후문에 커피전문 체인점이 개업을 하여 영업을 시작 하였다. 밖에서 실내가 다 보이게 유리로 되어 있어 지나면서 보니 시작한 지가 얼마 안 되어서인지, 커피 맛이 좋아서인지 제법 넓은 공간인데도 거의 빈 좌석이 없어 보이는 것이 손님이 많다.

 

 

일요일이면 아침을 먹고 집사람과 근처 창포 뒤 산으로 산책을 가는데 커피전문점 앞으로 지나게 된다. 그 앞을 지날 때면 안에서 커피 잔을 마주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으로 정겹게 느껴지면서 은근히 나도 저 속에 끼고 싶어져 산책을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 집사람에게 우리도 저기 들어가 커피 한잔할까 했더니,

 

 

“뭐할라고. 비싼 돈 주고 먹노, 집에 가면 커피 있는데,” “그래도 분위기가 그게 아니잖아”했더니 “그 나이에 분위기는 무슨 분위기 ”한다. 그래서 “오여사, 내가 살게” 했더니, 집사람“돼네요.”하면서 그냥 지나쳐 버린다. 그래도 미안했던지, 앞서 걷던 집사람 돌아보며 한마디 한다. “내 집에가 냉커피 맛있게 타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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