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옛 선비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心田農夫 2011. 8. 2. 13:02

 

난초 꽃

 

                   碧 石

 

수줍어

누가 볼세라

시나브로 오르더니

 

잎새 뒤

살 작이 숨어

다소곳 고개 숙인 모습이

초연하고 고상하구나

 

그 고고한 그 자태에

옛 선비들

너를 군자로 대하여구나

 

 

 

 

 

작년 이맘때 고고한 자태 보이더니 올해도 잊지 않고 의연한 모습으로 찾아주었다. 지인이 졸업을 축하한다고 보내 준 난이다. 워낙 화초를 좋아하는 터라 졸업선물로 난 화분을 받고 보니 기분이 좋았다. 그런 난이 몇 년이 흐르고 나니 낯선 환경에 적응을 했는지, 삼년 전부터 매년 꽃을 피운다.

 

 

 

 

 

난을 보내 준분은 난을 꽤 좋아하시는데 그 분의 사무실에 가면 한 이십 여분의 난들이 있다. 화분 하나하나의 난들을 보면 그 잎들이 쭉쭉 뻗은 것이 잎마다 싱싱한 것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다. 그분의 사무실과 집에 가서 난을 보고는 나도 난을 키워보겠노라 후배가 운영하는 화원에 가면 새로 나왔다는 새 품종의 난을 사오고는 했는데 재주가 없어서인지 매번 사다가 죽이고는 했다. 그런데 이 난은 사무실로 배달되어와 사무실에 두고 있는데 스스로 잘 자란다.

 

 

 

 

어느 분이 “난을 개을러야 잘 키울 수 있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 것인지 사무실에서 별다르게 하는 것이 없는데, 잘 자란다. 새잎도 많이 돋아나고 무성하여 지니 오는 손님마다 잘 자랐다고 포기나누기를 하던지 큰 화분에 분갈이를 해주라고 하기에 작년에 집에 가져가 포기나누기를 해서 하나였던 화분을 두 화분으로 만들었다.

 

 

 

 

 

포기 나누기를 해서 올해는 꽃이 안 피겠지 했는데 두 화분 중에 하나의 화분이 언제 꽃대가 올라왔는지, 꽃이 피기 시작하여서야 알았다. 늘 혼자서 있는 사무실에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품이 있는 난초 꽃을 보고 있노라면 옛 선비들이 난초를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삼아 시를 짓고 묵화를 치던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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