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세월의 변화에 적응 못하는 고지식한 사내

心田農夫 2014. 2. 24. 15:29

 

당신은 어째서 변화를 두려워하는가

 

변화는 대자연의 가장 중요한 본질 가운데 하나다.

장작의 형태를 바꾸지 않고는 물을 끊일 수 없으며

식물은 그 형태를 바꾸지 않고는 영양분이 될 수 없다

 

이 세계의 모든 생명은 변화함으로써 존재하는 것이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변화도 자연 그 자체에 내재된

필연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 아우렐리우스 -

 

 

 

 

 

인간은 환경에 적응 하는 능력의 유전자가 있다하던가. 인생이란 출생을 시작으로 하루하루 변화해 가는 과정이 아닐까? 나이 나이에 따라 말과 행동이 변하고 배움도 기초적인 학문에서 전문적인 학문으로 그 깊이를 더해 가는 변화의 과정을 거친다.

 

그 변화의 과정에 따라 두 딸 아이도 이제 정들었던 가정을 떠나 첫째 아이는 대학교 기숙사를 나와 학교 앞 원룸을 얻어 일인 가구의 새로운 살림을 차리고 3년차의 대학생활을 하려고 떠난다.

 

둘째 아이도 이제 28일 대학교 입학식을 기점으로 새로운 배움을 위해 20년을 동고동락하던 부모와 정든 가정을 뒤로 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대학교 기숙사에 마련하고 대학생활을 시작한다.

 

그렇게 자녀들은 성장하면서 배움을 찾아, 직장을 찾아, 때로는 인생길 같이 걸어갈 동반자를 만나 새로운 가정을 꾸미면서 부모와 함께 했던 정든 가정을 떠나고 나면 두 부부만 남는 것이 통상적인 사례이리라.

 

허나 우리가정은 부부마저도 헤어져 따로 떨어져 생활을 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두 아이가 떠나고 부부만 남아도 집안이 썰렁할 텐데, 집사람마저 울진군 평해읍으로 발령이 나 사택에 들어가던가. 사택이 안 되면 거처할 방을 구해 생활을 해야 한다.

 

지루하고 지루하던 긴 겨울이 떠나고 춘삼월이 시작되면 집사람, 큰아이, 둘째아이, 저마다의 생활을 위해 자신들이 거처할 공간을 찾아 변화된 삶을 찾아가는데 반하여 세월의 변화에 적응 못하는 고지식한 사내는 언제나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남과 북을 가르는 보이지 않는 장벽에 가로막혀 생사조차 모르는 친 누님과 사촌 형님들과의 이산의 고통을 간직한 채 긴긴 세월을 살아 왔는데, 장벽도 없는 남쪽에서 다시 가족과 헤어지는 이산의 아픔을 마음에 담고 가족들이 떠나고 난 빈 집에 남아 외로운 삶을 지속해야 하는 운명이 되었다.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행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한 잔의 커피

 

……,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 이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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