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우리는 알고 있다.

心田農夫 2011. 8. 3. 16:33

 

                           재물을 오래 보존하는 길

 

 

세상에 옷이나 음식, 재물 등은 부질없고 가치 없는 것이다. 옷이란 입으면 닳게 마련이고 음식을 먹으면 썩고 만다. 재물 또한 자손에게 전해준다 해도 끝내는 탕진되고 만다. 다만 몰락한 친척이나 가난한 벗들에게 나누어 준다면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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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가 하면 형태가 있는 것은 없어지기 쉽지만 형태가 없는 것은 없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기 재물을 사용해버리는 것은 형태를 사용하는 것이고, 재물을 남에게 나누어주는 것은 정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물질로써 물질적인 향락을 누린다면 닳아 없어질 수밖에 없지만, 형태 없는 것으로 정신적인 향락을 누린다면 변화하거나 없어질 이유가 없다.

 

무릇 재화를 비밀리에 숨겨두는 방법으로 남에게 시혜(施惠)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게 없다. 시혜해버리면 도적에게 빼앗길 걱정도 없고 불이 나서 타버릴 걱정이 없고 소나 말로 운반하는 수고도 없다.

 

또한 자기가 죽은 후 꽃다운 이름을 천년 뒤까지 남길 수도 있다. 자기 몸에 늘 재화를 지니고 다니는 방법에 그러한 수가 있으니 세상에 그처럼 유리한 게 있겠느냐? 꽉 쥐면 쥘수록 더욱 미끄러운 게 재물이니 재물이야말로 메기 같은 물고기라고나 할까?

                  다산 정약용의「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중에서

 

 

 

 

 

탈무드에서 읽어나 어디서 언제 읽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는데, 내용은 이러했다. 재산이 많은 사람이 자식 삼형제를 불러놓고 유언을 한다. “내가 죽고 나면 반드시 내 손을 관 밖으로 내놓고 장례를 치러라.”그런 유언을 하고 얼마 후에 세상을 하직했다.

 

자식들이 아버지의 시신을 입관을 해야 하는데 도무지 손이 벌려져 있어 입관 할 수가 없었다. 강제적으로 손을 관속에 넣으려고 했지만 아버지의 팔은 강철로 만든 팔 처럼 어떠한 힘으로도 팔은 움직여지지 않아 관속으로 넣을 수가 없었다.

 

삼형제는 고민 끝에 랍비를 찾아가 조언을 구한다. 랍비는 삼형제에게 말을 한다. “아버지가 당신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함이니, 잘 생각해보라는 말만 하고 답을 가르쳐 주지 않은 채 돌려보낸다. 다시 아버지의 관 앞에 모인 삼형제 오랜 시간 생각에 생각에 거듭하다 마침내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싶으신 것은 “죽을 때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가 없고 빈손으로 간다.”는 교훈을 주시는 것이구나. 삼형제는 아버지의 시신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말한다. 아버지의 교훈을 받들고 욕심 없이 살겠노라고 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약속을 했다. 약속의 말을 한 후 팔을 들어보니 꼼짝을 하지 않던 아버지의 팔이 가볍게 움직여 입관을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참으로 멋진 교훈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나란 재벌들은 그러한 교훈을 물려주기보다는 어떠한 불법, 편법을 써서라도 재산을 몽땅 상속하려고만 한다. 자신이 번 돈이요, 자신의 재산이니 자손에게 상속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인데 무슨 문제가 될 일이야 있겠는가. 법에 정한 상속세를 내고 물려준다면 또한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의 재벌님들 아니 재벌 놈들 상속세 안내려고 불법, 탈법으로 상속하니 문제인 것이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상속세가 높다고 늘 말을 한다. 그래서 투자도 외국에서 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한다. 투자하는 것하고 상속세 하고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투자는 회사 즉 법인이 하는 것이고 상속 그것은 개인이 개인에게 하는 것인데, 그리고 저 출산도 상속세 때문이라고 한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2010년 4월에 발간한 ‘저 출 극복을 위한 긴급 보고서’에서 상속세 부담이 커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상속세 부담을 줄여한단다.

 

참으로 대한민국 대단한 나라이다. 가임여성들, 즉 젊은 우리나라 여성들이 그렇게 재산이 많아 상속을 해야 할 텐데 상속세가 너무 높아서 아이까지 안 낳는다는 이야기인데, 그런데 결혼해서 집 한 칸 없이 사는 사람은 왜 그렇게 많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아무리 재벌이 설립하고 재벌을 위해 연구하는 재벌계열의 연구소라고 하지만 해도 해도 좀 심한 것이 아닌가.

 

우리들의 재벌들은 상속세가 많다고 징징대는데, 미국의 재벌들은 조금 정신이 없는 것 아닌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부시 재임 시 미국정부가 상속 증여세 폐지를 추친하자.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 등 미국의 부자들은 부시의 상속 증여세 폐지에 반대했다. 자본주의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 이였다.

 

자신들의 세금을 없애 주겠다는 데, 박수를 치면서 찬성을 한 것이 아니라 반대를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재벌들은 부자 감세해주고 법인세 감세 해주어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고 더욱더 감세를 해달라고 투정을 부린다.

 

우리는 알고 있다. 전환사채라는 것으로 앉아서 돈을 챙긴 것을, 불법 탈법으로 양도소득세도 안내고 불리고 불린 재산을 상속할 때도 상속세를 물지 않고 상속한다는 것도 안다. 이것이 우리나라 재벌들의 상속에 대한 속성이다.

이런 상속을 우리는 소인의 상속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외국의 사례는 어떠할까? 외국으로 눈을 돌려 보자. 외국의 부자들은 그들의 재산을 어떻게 하는지를 그래서 우리들의 재벌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세계재벌 순위 1~2의 빌 게이츠는 자기 재산 62조 9000억 원(560억 달러) 중에서 세 자녀들에게 각각 1000만 달러씩만 상속하고 나머지 전 재산을 사회에 기중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투자의 귀재라고 하는 워런 버핏은 자신의 사후 자신의 세 자녀에게 300만 달러만 남기고 약 60조원(470억 달러)의 전 재산을 자선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이런 상속을 대인의 상속이라 부른다.

 

홍콩의 영화배우 성룡은 3400억의 재산 전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내 아들이 유능하면 유산이 필요 없고 무능하면 탕진 해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다시 눈을 국내로 돌려 보자. 지금으로부터 이 백 년 전에 살았던 다산 정약용은 자식들에게 편지를 보내서 재물에 대한 교훈을 한 것이 위의 글이다. 그리고 다산은 또 이런 말을 한다.

 

 

 

 

또한 내가 벼슬하여 너희들에게 물려줄 밭뙈기 정도도 장만하지 못했으니, 오직 정신적인 부적 두자를 마음에 지녀 잘 살고, 가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이제 너희들에게 물려주겠다. 너희들은 너무 야박하다고 하지 말라.

 

한 글자는 근(勤)이고, 또 한 글자는 검(儉)이다. 이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 나은 것이니 일생동안 써도 다 닳지 않을 것이다.

                다산 정약용의「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중에서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 나은 것이니 일생동안 써도 다 닳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쓰면 닳아 없어진 형태인 재산은 물려주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쓰고 써도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영원한 무형의 재산을 물러주겠단다. 근(勤)자와 검(儉)자 두 글자만 상속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지고하고 지혜로운 상속인가.

우리는 이런 상속을 성인의 상속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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