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목사님들께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

心田農夫 2011. 8. 4. 20:03

 

 

 

 

 

이 세상에 가장 위대한 종교가 있다면 그것은 친절이다. 이웃에 대한 배려다. 사람끼리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모든 존재에 대해서 보다 따뜻하게 대할 수 있어야 한다.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중에서

 

종교란 무엇일까? 오늘 아침 가지게 된 화두다. 이 화두를 가지게 된 것은 어제 일 때문이다. 저녁 10시에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 씻고는 엄마가 준비해준 간식을 먹고는 안방으로 들어서면서 책을 보고 있는 나에게 “아빠 뉴스 좀 볼래요.” 한다. 그래라 하고는 다시 눈을 돌려 책을 보는데,

 

TV에서 기독교은행 만든다고 속여 수십억 원을 가로챈 현직목사 한국사회복지뱅크 대표가 구속 기소됐습니다. 앵커의 말에 고개를 들어 다음 소식을 보고 들었다.

 

“서울중앙지검은 기독교은행을 설립하겠다며 출자금 명목으로 목사와 신도 등에게서 24억 원대 사기를 벌인 한국사회복지뱅크 대표이사 강목사를 8월 3일 특수경제가중처벌법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강목사와 짜고 신도들을 농락한 복지뱅크 대표이사 고모(51)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소식을 다 듣고 나니 딸아이 한데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슬그머니 책을 덮고 방을 나와 주방으로 가 냉수 한잔 떠라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얼마 전에도 삼일교회 전목사라는 사람의 성추문사건을 딸아이와 같이 보게 되었는데 어제 또다시 보게 되니 참으로 어른으로 참담한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 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딸아이 면접이나 논술에서 세상사에 관하여 묻거나 써야 할지 모른다고 바쁜 틈을 에도 잠깐씩 뉴스를 보는데 이런 난감한 소식을 보게 된다.

 

종교인이라면 제일 우선 진실해야 하는 것이리라. 아담과 화와가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지 아니 했다면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몰라서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하나님께서 따먹지 말라고 한 선악과,

 

그 선악과를 따먹음으로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고 남자에게는 땀 흘리는 노동의 고통이 주어졌고 여자에게는 해산의 고통이 주어졌다. 이렇게 노동의 고통과 해산의 고통 그리고 죽음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따먹은 선악과가 아니던가.

 

그렇게 커다란 대가를 치루고 알게 된 선과 악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선이 무엇인지, 악이 무엇인지 판단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런 선과 악을 가르쳐야 하는 종교지도자들이 오만 짓거리를 다하고 있다.

 

교회를 사고팔지를 않나 성추행에, 이제는 사기를 치지를 않나, 이 세상에 가장 위대한 종교는 친절 이라는 법정스님의 말씀,  친절은 삿된 마음으로는 친절 할 수가 없는 것이리라. 스님의 '무소유' 라는 말이 오늘 이렇게 절실히 마음에 다가옴은 진실하고 비워야 하는 종교계가 채우려고만 하고 진실 보다는 거짓이 난무하기  때문인가 보다.

 

  오늘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종교란 그 제사장이나 레위인의 종교가 아니다. 진정으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우리 이웃이, 그리고 사회와 국가와 세계가 당하고 있는 고통을 나도 분담하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일이다.

 

  ‘불쌍히 여긴다.’는 의미의 영어 단어 sympathy 혹은 compassion은 문자 그대로 ‘아픔을 함께 한다.’는 뜻이다. 불교 유마힐 경에 나오는 유마거사처럼 세상 사람의 아픔을 자기의 아픔으로 여기고 함께 아파한다는 것이다.

                                오강남의 「예수는 없다」중에서

 

 

나는 오늘 종교란 무엇일까 하는 화두로 오늘 내내 생각해보았다, 종교란 무엇일까? 종교란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그 사랑 안에서 내가 인간답게 살면서 내 이웃도 인간답게 살아가게 사랑하는 것이리라.

 

어제의 뉴스의 그 목사 예수를 팔고 장로인 대통령을 팔아서 사기를 쳤다. 그 뉴스 보고나서 언제가 보았던 「우리들의 하느님」에서 권정생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난다. 그 책을 읽으면서 그 말씀에 정말 공감이 갔었다.

 

몇 년 전 서울의 어느 달동네 교회 목사님은 목사직을 그만두고 미장이일로 직업을 바꿨다고 했다. 정말은 목사직을 그만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목사가 되기 위해 미장이 노동을 택한 것이다.

 

내가 한국의 목사님들께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목사님도 사회의 직업을 하나씩 가지라는 것이다.

 

미장이만 되는 것이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국회의원도 되고, 대통령도 판사, 검사, 대학교수, 회사원, 공장노동자, 거리의 청소부, 운전기사, 비행기조종사, 승무원, 초등학교 선생님, 고기 잡는 어부, 사과밭 가꾸는 농사꾼, 어쨌든 할 수 있는 일이면 자신의 능력대로 일하는 목사님이 되라는 것이다.

 

함께 일하지 않고는 일주일 계속 책상머리에 앉아 설교준비를 해도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설교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과부사정은 동무과부만이 안다. 일하지 않고는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른다.

 

일주일동안 일하고 나면 주일날 그야말로 넘치도록 충만한 설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하면서 시간 있는 대로 한적한 곳에 가서 기도하면 구태여 40일가 금식기도를 안해도 영혼의 양식도 구할 수 있다.

 

가난한 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 가난한 자 곁에서 함께 가난해지는 것뿐이다.

                                권쟁생의 「우리들의 하느님」중에서

 

권정생 선생님은 말씀하신다. 한국의 목사들이요. 이제 예수님 팔고, 하나님 팔면서 신도들 속여서 공짜 밥 먹지 말고 당신들도 사회의 직업을 하나씩 가지라고,

 

 

 

28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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