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왜 떠나야 하는가-2

心田農夫 2011. 8. 9. 12:29

 

 

 

 

요즈음 주위에서 하는 이야기들 대다수가 휴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휴가를 안 가느냐. 휴가는 어디로 갈 것이냐? 휴가로 어디를 갔다 왔다.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가 휴가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그래 그동안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했으니 휴가를 가는 것이 당연하리라. 그래서 그런 광고도 생긴 것이 아니겠는가. “열심히 일한 당시 이제 떠나세요.”라는 광고의 문구가 생각난다.

 

그렇다 그동안 우리들은 정말로 앞만 보고 죽을 등 살 등 달려왔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타이틀을 걸어놓고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라는 노래를 부르며 동녘이 밝아오기 시작하여 일어나 서쪽 수평선 밑으로 해가 사라져 어두워 져야 하루의 일과가 끝나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이제는 세계경제 10위국이 되었고, 선별적 복지를 해야 한다. 보편적 복지를 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어떠한 복지를 하던 이제는 국민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주겠다는 것이리라. 그리고 어떠한 직장이든, 직원들에게 휴가제도 실시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일을 할 줄을 알아야 하듯이 쉬고 놀 줄도 알아야 한다. 우리들이 여가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문제는 곧 삶의 질을 결정짓는다. 그런데 대게의 경우 모처럼 쉬면서 놀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도 참으로 쉴 줄을 모르기 때문에 녹슨 문명의 덧에 걸려 무의미하게 흩어버리는 수가 많다.

 

제대로 쉬려면 우선 일상권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피곤한 문명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까맣게 잊어버리고 청청한 자연의 품에 안겨보라. 마음을 텅 비우고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여보고 꽃향기도 맡아보고 흘러가는 구름에 눈을 맞추어보라.

 

 

 

 

 

맨발로 부드러운 밭 흙을 감촉해보고 흙을 매만지며 그 향기도 맡아볼 수 있어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새소리 시냇물소리에 귀를 모으며 숲길을 거닐어보고 바닷가 모래톱에서 조개껍질이라도 주워보자. 팔베개를 하고 밤하늘의 별을 세며 동요도 불러보자

 

이렇게 하는 동안 시들었던 인간의 뜰이 조금씩 소생하고 일찍이 느끼지 못한 잔잔한 평화와 창조적인 의욕이 꿈틀거리게 될 것이다.

 

우리가 못사는 것은 경제적인 빈곤에만 그 원인이 있지 않다. 살 줄을 몰라서 못 사는 경우가 훨씬 많다. 휴식의 진짜 맛은 땀 흘러 일 해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임을 명심하면서.

                                 법정스님의 「산방한담」중에서

 

 

 

 

 

어제 저녁에 뉴스를 보니 토요일하고 일요일 양일동안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의 인원수가 320만 명이라고 기자가 전하면서 화면에는 어느 해수욕장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백사장에는 빨간 파라솔이 길게 줄을 맞추어 쳐져 있었고 바다 속에는 사람들이 바닷물 속에 있는 것인지, 사람들 속에 바닷물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의 사람들이 빠글빠글 대고 있었다.

 

열심히 일을 했으니 거기에 따른 피로나 스트레스를 풀겠다는 심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왜 그렇게 한여름에 만 모두가 휴가를 떠나야 하는 것인지, 이제는 우리의 휴가문화도 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피곤한 문명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까맣게 잊어버리고 청청한 자연의 품에 안겨보라.”는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우리에게 진정 그런 휴가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사람마다 봄을 좋아하는 사람,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 가을을 좋아하는 사람,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 사람마다 좋아하는 계절이 다를 것이다. 자연도 계절에 따라 변하고 변화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르다.

  

봄에 보는 산과 들, 한여름의 시원한 푸른 계곡과 가을의 오색으로 물든 단풍으로 물든 계곡, 북적이던 사람들이 빠져나간 가을과 겨울의 한적한 바닷가의 백사장, 고즈넉한 눈 덮인 산사의 사찰 지붕 처마에 매달려 바람 대신 소리를 내주는 풍경은 또 다른 멋스러움이 있지 않은가

 

이렇게 저 나름대로 좋아하는 계절과 좋아하는 장소를 찾아 도심에서 생활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하면서 자신도 돌아보면서 휴식을 취한다면 휴식다운 휴식이 될 것이고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여행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 일상 탈출이 소극적 목적이라면 새로운 인연과 만남. 이것이 여행의 적극적 목적이다. 이 인연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새로운 자연과의 만남이요. 둘째는 몰랐던 역사의 발견이요. 셋째는 인간의 눈빛과 맞추지는 것이다. 새롭게 펼쳐지는 자연은 우리의 상상력에 아름다운 양탄자를 깔라준다.

                                                               항광우의 「철학콘서트 2」중에서

 

 

 

 

 

 

황광우 선생은 그의 책「철학콘서트 2」에서 여행의 목적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자연과의 만남이라고, 그리고 새로운 역사를 만나 몰랐던 것을 아는 역사의 발견이요. 새로운 사람과의 새로운 만남이라고

 

먹고 마시고 떠들고 해야만 스트레스가 풀리고 피로가 풀리는 것일까?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볼 일이다. 꼭 더위를 피해서 한 여름에 휴가여행을 떠나야 하는 것일까? 어떤 여행이든 소극적 목적과 적극적 목적이 있단다. 이 두 가지를 만족시키는 휴가 여행이 된다면 삶에 활력소를 얻어 돌아오는 아름다운 추억의 휴가여행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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