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아그야, 너 지금 코메디하냐

心田農夫 2011. 8. 13. 17:18

 

 

 

네 가지 두려워할 일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네 가지를 두려워함이 있다.

 

아래로 백성을 두려워하고, 위로는 대간(臺諫)을 두려워한다. 또 더 위로 조정을 두려워하고, 더 나아가 하늘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목민관이 두려워하는 것은 언제나 대관과 조정일 뿐, 백성과 하늘은 종종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간과 조종은 혹 가깝기도 하고 멀기도 하다. 먼 것은 천 리나 되고, 더 먼 경우 수천 리에 이르기도 한다.

 

그 눈과 귀가 살피는 것이 간혹 두루 미치거나 상세할 수가 없는 것이다. 다만 백성과 하늘은 마당 앞에서 이를 보고, 마음으로 임하며, 팔꿈치와 겨드랑이로 이를 거느리고, 호흡을 함께 한다. 그 밀접하고 가까운 것이 잠시라도 떨어질 수 없음이 이 같은 것이 없다. 무릇 도를 아는 자라면 어찌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정민의「다산어록청상」중에서

 

 

 

 

위의 글은 목민심서의 저자 다산 정약용이 ‘부령도호부사로 부임하는 이종영을 전송하는 서’이다. 다산은 목민관이라면 백성, 대간(臺諫), 조정, 하늘을 두려워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목민관들이 백성과 하늘을 종종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어제 서울시장이 한말을 들으면서 저사람 정말 백성 알기를 우습게 알고 백성을 무시해도 유만 분수지, 정말 화가 나기도 하고 저런 사람이 어찌 한나라 수도인 서울시장이 되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어제 그 사람이 한 말을 보자 “2012년 대통령 선거에 불출마한다고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내년 대선을 고심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내 거취 문제가 투표의 의미를 훼손하고, 나의 진심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많은 기자들을 모아놓고 말을 했다. 그런데 더 우스운 것은 그 말을 들은 시민들 편이 갈라져서 설왕설래(說往說來)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도 안 되는 꼼수의 서울시장의 말을 가지고 우리의 순진한 서울 시민들, 아니 서울시민들 뿐 아니라 온 국민이 그의 꼼수도 모르는 채 편이 갈려서 설왕설래하고 있으니, 시민을 편하게,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할 시장이 백성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2012년 대통령 선거에 불출마한다고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이 말 때문이다. 이 말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자.

 

1)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당원이 아니었나?

2) 서울시장이 한나라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이 되었나?

3) 한나라당이 전당대회 개최해 대통령후보 경선을 했나?

4) 경선에서 서울시장이 대통령후보로 선출되었나?

 

위의 네 가지 질문은 서울시장이 한 말 “2012년 대통령 선거에 불출마한다고 분명히 말하겠습니다.”에 대한 나의 의문점이다. 내년 2012년 대선에 출마하려면, 우리나라의 현 정당정치 체제 하에서는 경선이라는 과정은 통해서 그 당의 대통령후보가 되어야 대선에 출마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당이든지 단독후보로 추대를 받지 않는다면, 전당대회에서 그 당의 대통령선거의 후보자가 되기 위해서 경선을 거쳐서 당원들의 의사에 의하여 대통령후보로 선출이 되어야하고 형식적이지만 수락연설을 통하여 수락한다는 의사를 표해야 바로 그 순간부터 그 당의 대통령후보로서 대선에 출마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한나라당에는 서울시장 말고도 쟁쟁한 대통령후보가 되겠다는 사람이 몇 명이 더 있다. 그 사람들하고 경선을 해서 승리를 해야 대선에 나갈 수 있는 것인데 경선도 안거치고, 무소속도 아닌 사람이 “2012년 대통령 선거에 불출마한다고 분명히 말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하는 것은 절차도 모르고, 한국말도 제대로 할 줄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 무식의 소치다.

 

마치 자신이 한나라당 경선에서 대통령후보로 선출 된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님 어떠한 경선후보와 경선을 하드래도 당연히 자기가 선출 될 것이라고 믿는 자각당착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그가 말을 하려면 “2012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 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말하겠습니다.”또는 “한나라당에서 대통령후보로 추대 된다하여도 대선에 출마 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그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상태라면 그의 말이 맞는다. 무소속이라면 결격사유가 없는 한 자신의 의사에 의해 법에 의한 절차를 거치면 대통령후보로 대선에 출마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을 탈당한 것도 아니고, 무소속도 아닌, 한나라당의 당원이면서, 거기다 한나라당 경선을 거치지도 않았다. 그리고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것도 아니면서 마치 대통령후보가 되기라도 한 양 “2012년 대통령 선거에 불출마한다고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하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거나 출마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출마 이유가 “내년 대선을 고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 거취 문제가 투표의 의미를 훼손하고, 나의 진심을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꼼수를 숨기며 말하고 있다. 이번의 투표는 서울시 친환경 무상급식에 관한 서울시민에게 물어보는 투표지, 대한민국 천체에 관한 일이 아닌 것이다. 대선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정말 투표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고 진심이 왜곡되었다고 생각한다면 대선 불출마가 아니라 “투표의 결과에서 저의 주장이 받아드려지지 않으면 서울 시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드려 서울시 시장자리에서 물러나겠다.”라고 했어야 맞는 말이다.

 

코미디 하는 것도 아니고, 아니 그래도 코미디는 사람들에게 웃음과 그 웃음으로 잠시나마 행복하게 해주고 삶에 활력이라도 주지만 시민들의 세금으로 5억 원(투표를 성사시키기 위해 서민들의 서명을 받느라고 들어간 비용)과 182억 원(8월 24일 투표에 들어가는 비용) 즉 187억 원이라는 세금을 쓰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에 서울시의회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조례안이 통과 되었다. 그 조례안이 통과되자 서울시장은 이 조례는 법률에 위배 된다고 하면서 대법원에 제소를 했다. 정당한 일이고 잘한 일이다. 그러한 절차를 밟아서 일을 처리 했다는 것은 시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요. 자신의 의견을 표하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 제소를 했으면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결과를 보고 투표를 발의하던지 해야 하는데, 자신이 제소해 놓고도 결과는 기다리지 않고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엉뚱하게도 주민 투표를 발의 했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도자는 편 가르기로 민심을 흐트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갈라져 나누어진 민심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지도력이 있어야 참다운 지도자인 것이다 이번 일을 보면 그 반대다. 참으로 아쉬운 점이다.

 

다산의 말처럼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네 가지를 두려워함이 있다. 라고 한 것처럼 , 국민과 대간과 조정 그리고 하늘을 두려워하는 목민관이었으면 좋았으련만,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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