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기도란 무엇일까?

心田農夫 2011. 8. 16. 14:10

 

 

 

큰일을 이루기 위해 힘을 주십시오, 라고 기도했더니 겸손함을 배우라고 연약함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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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고 싶어 부유함을 구했는데, 지혜로워지라고 가난함을 주셨다. 세상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자 성공을 구했더니 뽐내지 말라고 실패를 주셨다.

 

삶을 누릴 수 있게 모든 걸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더니, 모든 걸 누릴 수 있는 삶 그 자체를 선물로 주셨다. 구한 건 하나도 들어 주신지 않았지만 내 소원을 모두 들어주셨다.

                                              ‘성 프란체스코의 기도’ 중에서

 

 

 

고삼인 딸아이가 일요일에는 학교로 곧바로 가는 것이 아니고 교회에 들렸다가 학교로 간다. 한 한달 전인가 그런 딸아이에게 수능시험 볼 때까지 잠시 교회에 가는 것을 잠시쉬면 어떻겠니? 했더니

 

수능에 관계없이 교회에 갔다가 학교로 가겠단다. 본인의 의사이니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았다. 이번 일요일에도 학교가 아닌 교회로 향하는 딸아이에게 집사람 “기도 많이 해라”하고 말을 한다.

 

기도, 전에는 기도라는 것을 제법 해보았는데, 이제는 기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입시철이 되면 사찰이나, 교회나, 성당에 자식의 대학입학 합격에 대한 소원을 적어 헌금과 함께 소원을 이루어 달라고 기도들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생각을 해보니 그 모든 기도가 일방통행식이다. 그리고 대부분이 달라는 기도들이다. 직장을, 재물을, 건강을, 명예를, 지위를, 대학교에 합격하게 해달라고, 내 뜻이 이러니 당신은 주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다.

 

그 모든 것이 일방통행인 기도요, 오직 달라는 기도다. 그러다 보니 이것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다음부터 기도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 고삼인 딸아이를 위해서도 기도를 해 줄 수가 없다. 그래서 딸아이에게 그런 말을 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난후 그 다음에 하늘의 뜻에 맡기는 것이다. 아빠는 그것이 기도라고 생각을 한다.”자신이 할 일은 하지 않고, 믿으니 다 이루어 주리라는 생각은 믿음도 기도도 아니라고 딸아이게 이야기 했다.

 

오늘 성 프란체스코의 기도문을 보면서 신앙이란 무엇일까? 믿음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그 믿음 안에서 이루어지는 기도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프랑스의 물리학자, 수학자 겸 철학자인 파스칼은 그의 책 『팡세』에서 신이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 하는 문제는 도저히 이론적으로 증명할 수 없으므로 이 문제에 관한 한 우리는 어차피 일종의 도박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렇게 도박을 할 경우 신이 존재한다는 쪽에 밑천을 거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고 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신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걸었다가 설령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로선 그렇게 큰 밑천들인 것이 아니므로 결국 밑져야 본전인 셈인데,

 

반대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쪽에 걸었다가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그 땐 완전히 망할 수밖에 없는 것. 따라서 신이 존재한다고 하는 쪽에 거는 것이 확률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오강남의 「예수는 없다」중에서

 

 

 

 

인류가 존재하면서 신에게 의지하는 신앙이 생겼을 것이다. 그렇게 추측하는 이유는 ‘물활론’을 근거로 해서 그런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신의 존재여부에 대하여 갑론을박 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으리라.그 갑론을박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갑론을박 속에서 사람들은 믿음을 가지고 기도를 한다.

 

그런데 오늘날의 기도는 내가 어렸을 때 보았던 정한수 한 그릇 떠놓고 하던 우리들 선조들의 정성에 미치지 못하는 것만 같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마음을 비우고 하늘의 뜻을 겸손히 기다리는 것이 올바른 기도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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