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스님이 한 입가지고 두말하네.

心田農夫 2011. 8. 18. 15:29

 

 

 

 

 

 

 

전미개오(轉迷開悟) 

모든 것에는 고정적 실체성이 없어[諸法無我], 영원 불멸하지 않다는 것[諸行無常]을 모른 채 어리석게도 일체에 집착하면 괴로움이 생기지만[一切皆苦], 그것을 체득하여 깨달으면 번뇌의 불꽃이 가라앉는다는[涅槃寂靜] 사법인(四法印)의 가르침, 그리고 괴로움이라는 현상[苦]을 직시해 괴로움의 발생 과정 집[集]을 알아내어, 괴로움의 제거 방법[道]을 통해 괴로움의 소멸 상태[滅]에 이른다.

            소광희 외13인의「인간에 대한 철학적 성찰」중에서

 

어제 스님이 보살 한 분과(보살인지 부인인지 알 수가 없지만, 아마 부인인 것 같았다.) 점포 안을 들어오시면서 정중히 한 말씀을 하신다.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이렇게 찾아뵙지를 못해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자주 찾아 와야 갰네요.”하신다.

 

안면이 있는 듯도 하고 없는 듯도 한데, 어찌나 정중히 합장을 하면서 인사를 하시는지 보던 책을 얼른 덮고 일어나 그 인사에 공손히 인사를 하고는 “스님 어인 일이신지요?”하고 물었다.

 

보통 손님으로 오시는 스님이나, 탁발을 위해 오시는 스님들은 그 정도의 정중한 인사를 하지를 않는다. 인사를 하고 소파에 앉으시라고 하고는 다시 “무슨 일이신지요?”하고 여쭈었더니, “○○사 주지입니다.”하신다. “○○사요?”했더니 지난 일을 말씀하신다.

 

그제야 나는 “아! 그런데 어인 일이신지요?”하였더니 봉투에서 두툼한 서류를 꺼내시면서 설명을 하신다. 말씀을 들으며 서류를 보니 재판에 관한 서류였다. 한참을 설명하시더니 나보고 진술서를 하나 써달라고 하신다.

 

몇 년 전의 일이다. 근처의 석재(石材)사를 운영하시는 사장님이 오셨어 ○○사에 물건을 넣어달라고 해서 해준 적이 있었다. 그 후 물건 값을 청구하니 스님 왈 “누구한테 피박 씌우려고 하느냐”고 비싸다는 표현을 그렇게 한다. 속으로 중생을 제도하겠다고 출가하여 수련하는 스님이란 사람이 저 따위로 밖에 말을 못하나 생각을 하면서

 

“스님은 고스톱으로 도(道) 닦으시나 봅니다. 저는 미오 한 중생이라 이 나이 먹도록 고스톱을 어떻게 치는 줄 몰라 피박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요.”라고 응대를 했던 그 당시의 그 스님이다.

 

내용인즉 그 석재사사장이 불상하고 납골당을 세우고 돈을 주지 않는다고, 스님을 상대로 재판을 했다는 것이다. 스님 이야기는 자신이 요구하지 않았는데 납골당을 지어서 분양을 해서 자신의 공사대금을 받아 가겠다고 했는데 이제 와서 분양이 안 되니 돈을 자신에게 청구 한다는 것이다.

 

즉 석재사장은 스님이 일을 시켰고 일이 끝나면 공사대금 8,000만원을 지급한다고 해서 일을 했다는 것이고, 스님은 석재사사장이 자신이 지어서 분양하여 공사대금 8,000만원을 받아가고 나머지는 절에서 분양대금을 받으면 된다고 스님인 자신을 꼬여서 그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석재사사장이 내가 물건을 납품할 당시 계약내용을 들어 알고 있다고 나를 증인의 한 사람으로 서류에 명기하였다는 것이다. 서류를 보니 정말 그랬다. 그래서 스님, 나보고 그런 내용을 알고 있느냐고 물으며 모른다는 내용으로 진술서를 작성해 달라는 것이다.

 

참 그 스님 몇 년 전에 물건 값을 청구할 때는 꼭 깡패 같은 행동과 말을 하시더니, 이제와 진술서를 받겠다고 어찌나 나긋나긋하게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지, 일반인도 아니고 스님이란 인간이 한입가지고 어떻게도 저렇게 다르게 말을 할 수 있는지, 인간의 이중성을 보는 것 같아 씁쓰름했다.

 

 

 

28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