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속의 작은 정원

흐르는 세월에 달님도 늙어가나 보다.

心田農夫 2011. 9. 9. 17:23

 

   달님 얼굴

 

                 碧 石

 

예전엔 둥그런 달님이

그리운 첫사랑 비추어 주더니

 

요즘엔 둥그런 달님은

보고픈 부모님 비추어 주누나

 

하늘의 둥그런 달님도

흐르는 세월에 늙어가나 보다

 

 

 

 

 

 

 

요즈음 출퇴근을 하는 길을 얼마 전에 새로 만들어진 길이다. 논을 메우고 흙으로 돋우어 그 위에 아스팔트를 깔아서 곧게 쭉 뻗어 있다. 논을 메워 길을 만들어서 길 양옆에는 넓은 논이 펼쳐져 있다.

 

요즘에 길 양옆 논에는 벼가 누렇게 익어 황금색으로 변하여 가는 벌판이 펼쳐져 있어 보기에 너무 좋다. 그리고 그 논이 끝나는 곳에는 산을 깎아서 길을 냈다. 물론 산을 깎다보니 자연 파괴가 된 것은 물론이다.

 

논을 메우느라고 많은 넓이의 논이 사라졌고 산을 깎아 만드느라 산 하나가 반쯤 파괴되었다. 그렇게 자연 파괴를 하면서 만들어진 길 덕분에 전에 다니던 길보다 거리도 가까워 졌고 편한 출퇴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까지 하여 길을 내야 할까? 생각도 해본다.

 

지난 8월 13일 토요일이요, 말복(末伏)이던 그날, 그길로 퇴근을 하는데, 달리는 차창 앞으로 두둥실 커다란 둥그런 달이 떠 나를 반긴다. 하도 크고 밝아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시동을 끄고 다시 바라보자니

 

둥그런 달님은 어디 가고 웃음을 머금은 부모님이 나를 보고 계신다.

외각지고 새로이 만들어진 길이라 차량 통행이 뜸한 덕분에 한참을 조용히 부모님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다가 “ 애야, 늦었다. 그만 집에 가야지” 하는 말씀에 시동을 켜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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