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달리 도리가 없네.

心田農夫 2011. 9. 29. 14:53

 

휘영청 막걸리의 비밀

 

                         碧 石

 

한들한들 손짓하는

은빛 억새의 유혹이야

단호히 물리칠 수 있다하여도

 

뽀얀 우유 빛

휘영청 막걸리

달착지근한 그 맛의 유혹

그 누라서 물리칠 수 있으리오

 

향긋한 내음

휘영청 막걸리

여성스런 순수한 맛은

분명 아낙네들을 위한

아낙네만을 위한 맛 이련만

남정네들 그 맛을 잊지 못함은

 

휘영청 막걸리

달달한 그 맛의 비밀이

보름달 휘영청 뜬 날

속삭이던 첫사랑 달콤함을

휘영청 막걸리에 가미 한 것은 아닌지

 

 

 

                                                                                   <휘영청 막걸리>

 

 

창밖으로 내리는 빗속을 헤치며 차들이 달린다. 어디를 향해서 가는 차들일까? 출입문을 열어젖히고 문설주에 기대어 오고가는 차들을 보고 있노라니 파전에 막걸리 한 잔이 생각이 난다. 막걸리 생각을 하다 보니 지난 야유회 때 시음을 했던 ‘휘영청 막걸리’ 생각이 간절하다.

 

 

                                                               <여름 동기 야유회 휘영청 막걸리 시음 중>

 

 

지난 선거에 동기남편이 경상북도 도의원 민주당후보로 출마를 했다. 본인은 출마할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는데, 그동안 아무런 직책도 없이 묵묵히 지구당에서 백의종군을 하였던 것이 당원들에게 감동을 주었던지 민주당 포항 북구 위원장을 비롯하여 당원들이 후보로 나서달라는 간곡한 부탁에 출마를 결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경상북도 하면 한나라당의 텃밭이라고 하는 곳이 아니던가. 그런 곳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27.6%의 득표율을 얻었다. 도의원으로 도의회에 입성을 못하였으니 패배한 것은 맞지만, 생각 외로 많은 표를 얻었고 나름의 승리라는 것이 사람들의 중론(衆論)이었다.

 

그 분이 얼마 전에 사업을 시작하였다. 막걸리제조 기법을 가지고 계신 노인과 함께, 최상의 품질로, 최고의 맛으로 승부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막걸리사업을 시작을 하였다. 그 분은 포항지역의 총판 판권을 가지고 포항지역에 납품을 시작하여 한 곳 한곳 판로를 개척하고 있단다.

 

지난여름 동기회 야유회 때 ‘휘영청 막걸리’ ‘휘영청, 동동주’ 한 박스를 후원하여 준 덕분에 우리 동기들 예정에 없던 시음회(?)를 가졌는데, 마시기가 좋았다. 술을 잘 못하는 사람으로 술이 좋다 나쁘다 평을 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그날 적지 않은 양을 마셨는데, 마시기에도 좋았고 마신 후에도 별다른 후유증도 없었다.

 

 

 

                                                                                 <휘영청 동동주>

 

 

일요일이면 집사람과 뒤 산으로 산책을 간다. 다녀오는 길에 막걸리 한 병사다가 두부김치 안주로 막걸리반병을 마시고는 한다. 지난주에도 다녀오는 길에 슈퍼에 들려 ‘휘영청 막걸리’를 찾아보았으나 없었다.

 

동기에게 물었더니, 아직은 일반 슈퍼에는 납품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10월 1일 동기회에서 경주 무장산 억새밭으로 산행이 예정되어 있는데, 그 날 한 박스 후원하겠다고 한다. 그래서 내 아무리 은빛억새의 향연아 장관(壯觀)이라도 아니 볼 수 있지만, 휘영청 막걸리, 그 맛 때문에 이번 산행은 꼭 참석하겠다, 했다.

 

오늘 같이 비오는 날은 손님이 뜸하여 무료하기만 한데, 따끈한 파전에 막걸리 한 사발 죽 들이키며 이 무료함을 달래고 싶은데, 휘영청 막걸리가 없다. 어이 하리, 동기회 산행이 있는 토요일까지 참을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