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공감이 가져다준 인연

心田農夫 2012. 5. 3. 18:32

 

 

 

가슴으로 내리는 비

 

                  서 동 안

 

가슴으로 내리는 비는

먹장 가슴으로 내리는 비는

숲과 나무를 적시며 추억으로 흐르고 있는데

 

너무 멀어서 그 사이로

기다림 멈추어 버린 숲 속

이파리들의 흔들림만이 살아 있음을 예고하듯

 

돌아보니 걸어온 길에는

푸르름이 한창이었는데

삶의 커튼 반쯤 드리우자 추억 속에 살아남은 한 사람

 

몇 겁의 세월이 지난 뒤

숲을 지나 저수지로 가는 길을 만들고

숲이 물봉선화 피워내면

 

심술처럼 가시 돋친 그리움이

아슴아슴 가슴을 헤집는 밤

물안개 피어오르는 둑 가에 우리 함께 앉아

 

산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밤바람에

귀 열어 놓고, 빈 가슴으로 살았던 때가 있었는지

세월은 너를 쉽게 용서해 주었지만

비가 왜 내 가슴에만 내리는데.

 

 

 

 

 

 

 

어제도 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비가 오고 있다. 비오는 날이면 공치는 날이라 했던가. 밖에서 일하는 분들이나, 소규모로 장사하는 점포에는 맑은 날보다 손님이 확실히 줄어든다.

 

비는 오락가락하고 손님은 뜸한 날이라 온라인(on-line)인 불방이란 공간에서 공감으로 소통하던 분을 오프라인(off-line)에서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된 분을 생각하며 이글을 쓴다.

 

 

 

 

한때 우리사회에 IQ(Intelligence Quotient : 지능지수)에 관한 책, 그리고 IQ를 높여준다는 음식에 약까지 불티나게 팔린 적이 있다. 그리고 신학기가 되면 각 학교에서는 매년 IQ검사를 실시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외국에서 유학하고 왔다는 어느 학자인지, 교수인지, 의사인지 기억이 확실치는 않다만, 그 유학파가 IQ지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아이들을 잘 키우려면, EQ(Emotional Quotient : 감성지수)지수로 키워주어야 한다는 강연을 TV에서 했다.

 

그 강연 내용이 방송 전파를 타고 전국적으로 퍼져나가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IQ지수에 대한 이야기는 서서히 스러지고 또 다시 EQ(지능지수)지수에 관한 책등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때가 있다. 그런데 요즈음은 그 열기가 식어서인지 IQ나, EQ에 대해서는 예전처럼 이야기의 화두 되지는 않는 것 같다.

 

IQ, EQ 시절로부터 세월이 흐르고 흘러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인류의 문명은 컴퓨터를 발명하고(우리나라에서 IQ, EQ가 화두 되던 시절에 이미 컴퓨터는 있었다) 그 마법 같은 컴퓨터가 우리나라에도 전국으로 보급되고 인터넷 연결이 개인의 노트북을 비롯하여 직장과 각 가정에까지 그물망처럼 연결되고 스마트폰 등의 각종의 전자기기를 이용한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잘 발달된 시대에 살고 있다.

 

SNS가 잘 되어서 일까? 요즈음은 IQ나 EQ가 아닌 NQ(Network Quotient : 공존지수)지수와 SQ(Social Quotient Intelligence : 사회지수)지수가 이시대의 화두가 되고 있다.

 

이 세상 살아가자면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살아가야하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을 따라가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이 나이에 이리저리 귀동냥으로 불방을 하나 차리고 글 같지 않은 글이지만 간간히 올리고 있는데, 그 보잘 것 없는 글에 댓글로 공감을 표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늘 고마울 뿐이다.

 

이렇게 댓글로 공감을 표해 주는 것만도 감지덕지(感之德之)인데, 그 공감이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고 온라인(on-line) 공간이 아닌 오프라인(off-line)에서 소식을 전하고 전해오는 인연으로 맺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소중한 인연을 오월의 첫날에 또 한 분과 맺게 되었다.

 

그동안 시인이신 그 분의 불방에 들려서 시와 수필 등을 읽고 음미하면서 여러 가지 배우고 깨달으면서 댓글과 답 글로 공감을 나누었다. 그러다 그만 욕심이 발동하여 그 분의 시집을 구해보려 했는데 구하지 못하여 댓글로 그 마음을 비추었더니 나무라지 않으시고 공저로 내신 시집을 보내 주시겠다고 하신다.

 

오월의 첫날에 그 소중한 책을 받아 볼 수 있었다. 포장을 뜯어 책을 펴들고 그분의 시를 한수 한수 음미하자니 마음엔 기쁨이 가득하고 그 기쁨은 엔드로핀으로 생성되어 온몸에 행복이 피어오른다.

 

 

 

 

오래된 친구 이야기

 

                  서 동 안

 

모진 삶을 꾸려가던

산골짜기 작은 밭뙈기마저 버리고

네가 떠나 자리

 

낯선 바람이 머리를 풀고

내 영혼이 노래하는 땅

별보다 저녁이 먼저 돌아누우면

 

목정밭에 소금 발처럼

하얗게 피어나는 망초 꽃 위로

네 나이보다 무거운 이슬이 내리고

 

밑줄 그은 낱말들이

주막집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한다

 

친구야!

막걸리 한 주전자 값이면

우리 엄미랑 마누라랑 세 식구

하루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국수 한 묶음 값이라네, 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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