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스승의 날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心田農夫 2012. 5. 15. 16:35

 

자식을 기르기만 하고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비의 과실이요, 엄하게 가르치지 않는 것은 스승의 게으름일세. 아비가 가르치고 스승이 엄한데도 학문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오직 자식의 최일세.

                                                                                                      이이의『격몽요결』중에서

 

 

참다운 교사는 내면적으로 풍족하여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어떤 형태의 야심이나 권력도 추구하지 않으며, 가르치는 일을 지위나 권위를 획득하려는 방편으로 이용하지 않으므로 사회의 강요와 정부의 통제로부터 자유스럽다.

                                                                             크리쉬나무르티『교육과 인생의 의미』중에서

 

 

교사의 첫 번째 임무는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이 노트 갈피에 살짝 끼워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순수하고 진실한 가치를 건네주는 것이다.

                                                                                               EBS『학교란 무엇인가 2』중에서

 

 

교육자의 입장에서 학생은 고객이 아니라 제자입니다. 학생 입장에서 교육자는 서비스 업자가 아니라 스승입니다. 교사와 학생의 사이가 돈이 거래되는 지식 중간 도매상과 고객의 관계가 되어서는 진정한 교육이란 없습니다. 교사와 학생의 사이는 스승과 제도가 되어야 합니다.

 

고객중심이라는 것은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지만 학생 중심이라는 단어는 학생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학생은 망가집니다. 학생 중심 교육은 선생님 마음 중심에, 선생님 가슴 한가운데에 학생이 존재할 때에 가능해지는 교육이라는 뜻입니다.

                                                                                                          조 벽『인재혁명』중에서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그래서 관계된 글들을 찾아보았다. 스승의 날이 가까이 오면 딸아이들의 현재 담임선생님과 전학년도의 담임선생님에게 철없는 아이를 맡아 귀한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책한 권을 보내고는 한다.

 

두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시작으로 오늘까지 늘 해오는 연례행사로 편지와 책을 보내기만 했는데, 오늘은 선생님도 아닌 나에게 “스승의 은혜 감사합니다.”라는 리본이 달린 카네이션과 함께 선물을 들고 찾아온 사람이 있다.

 

체육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체육관 관장이다. 체육관을 하는 후배의 제자로 이 년 전에 체육관을 개관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간간히 찾아와 조언을 구하고는 해서 인생의 선배로서 이야기를 해주고는 했는데,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그 관장의 멘토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작년 12월에 어느 날 찾아와 일 년을 마무리하는 자리에 학부모를 모시고 행사를 하는데 오셔서 강연을 좀 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부탁을 한다. “아닌 밤에 홍두깨라고 무슨 강연”했더니, 그동안 자신에게 해주었던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한다.

 

미리 이야기를 해주었다면 원고라도 준비를 할 텐데, 당일 날 와서 부탁을 한다. 못한다고 했더니 순서에 넣었다고 한다. 의논도 없이 순서에 넣었다고 야단을 치려다 얼마나 나를 믿었기에 하는 생각에 퇴근하고 가겠다고 했다.

 

손님으로 오는 학생들에게 늘 끔을 가져야 한다고 하며 꿈을 심어주던 이야기를 옆에서 듣던 그 관장이 자신의 어린 제자들과 부모님들이 들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학생들에게 해 주던 이야기를 20~30분만 해주시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맺어진 관계일 뿐인데, 스승의 날인 오늘 카네이션과 선물을 들고 찾아와 “부족한 저에게 늘 좋은 말씀으로 이끌어 주셨으니, 스승님이지요.”한다. 스승의 날에 선생도 아닌 내가 선생님들이 받는 카네이션과 선물을 다 받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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