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참 아쉬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낸다.

心田農夫 2012. 5. 18. 21:15

 

우리가 성취한 민주주의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새로운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민주주의의 재민주화’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민주화를 통해 획득된 민주주의 결과를 다시 민주화하자는 것이다.

 

‘민주주의 재민주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의와 반공 이데올로기, 그리고 언론의 정파성 등과 같은 조건을 넘어 어떻게 다수의 사람들이 ‘적극적이고 창조적으로’ 정치 행위에 참여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이때 수동적 대표성이 아니라 능동적, 창조적 대표성이 구성돼야만 대의제의 위기와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이 정우 외 38명『노무현이 꿈꾼 나라』중에서

 

 

 

 

오늘아침도 어김없이 동쪽에서 태양은 떠서 한낮을 밝히다 이제 서서히 서녘으로 저물어 가고 있다. 다른 날과 별반 다름없는 하루였지만, 달력은 오늘이 5월 18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민주화에 한 획을 그은 날, 5.18 광주 민주화운동 32주년이 되는 날인 것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총검을 든 독재와 맨몸으로 맞서며 단 하나뿐인 생명을 초개같이 내던졌던 잊지 못할 날이 아니던가. 대한민국이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는 날까지는 결코 잊어서도 안 되고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인 것이다.

 

이날을 기념하고 목숨을 내 놓았던 영혼들을 위로해야 할 국가의 수반(首班)은 오늘도 참석하지 않았단다. 재임기간동안 연속 4회나 참석하지 않았던 것이다. 더구나 올 해는 5.18 기념식 공식 식순인 대통령 기념사를 대독했던 예년과 달리 대통령 기념사가 총리기념사로 대체됐었다고 한다.

 

광주가 그리도 먼 거리었던가? 기념사 한 장 보내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일이었던가? 행정부의 수반으로 동서 화합을 위해 나서야 하는 것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요 도리가 아니던가.

 

전임 대통령이었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5년 임기 내내 5.18 기념식에 참여한 바 있다. 전임 수반의 5년의 참석, 현임 수반의 4년의 불참석, 비교 되는 구절을 쓰다 보니 갑자기 공자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子曰 “君子懷德 小人懷土, 君子懷形 小人懷惠”

자왈 “군자회덕 소인회토, 군자회형 소인회혜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덕을 생각하지만, 소인은 편히 머물 곳을

생각하고,

군자는 법을 생각하지만, 소인은 혜택 받기를 생각한다“

 

 

子曰 “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

자왈 “군자유어의 소인유어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

 

 

子曰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자왈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부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사람들과 화합하지만 부화뇌동하지는 않고,

소인은 부화뇌동하지만 사람들과 화합하지 못한다“

 

 

 

 

참으로 아쉬운 하루다. 임기 중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광주민주화 운동 기념일인 5.18. 머나먼 외국에는 잘도 다니더라, 만서도 민주주의를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역사의 한 페이지에 한 획을 남기기 위해서 초개같이 한 몸 던졌던 분들을 위해 잠시 잠깐 다녀올 수는 없었을까? 한통의 기념사를 보낼 수는 없었을까? 

 

아니, 갈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한 통의 기념사도 보낼 수 없었을 것이다. 광주는 민주주의 위해 싸웠던 민주의 광주였지만, 푸른 기화 집에는 민주주의에 근간을 흔드는 민간인 불법사찰을 한 반민주주의 온상이 아니던가. 그러니 갈 수도 없었을 것이고, 보낼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 심정 이해하자 하면서도 왠지 오늘 하루는 참으로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광주여! 이해하라. 어찌하겠는가. 우리의 민주주의 꽃을 활짝 피우려면 민주화를 통해 획득한 민주주의 결과를 다시 민주화해야 하는데, 그 ‘민주주의 재민주화’ 지역주의 타파와 반공 이데올로기를 넘어서야 한다지 않던가? 그런데 한반도의 반쪽인 남쪽의 정부요, 동서 화합도 못해 동쪽에서만 지지하는 한반도의 4/1인 정부이니 어찌하겠는가? 광주여! 이해하라

 

 

 

 

나라가 제대로 되려면 국민이 주인이 되는 공동체가 살아나야 하며, ‘분권과 자율’을 토대로 하는 지방자치는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국민을 권력의 주인이 아닌 피지배자로 만들고 있는, 그리하여 공동체와 공동체 정신까지 근본적으로 파괴하고 있는 중앙집권적 권위주의는 종식되어야 한다.

                                                                                                                   - 노 무현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