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야! 땡땡이 그만 쳐!

心田農夫 2012. 7. 19. 20:17

 

 

 

이기대(二妓臺)의 유래

 

이기대의 이름은 동래영지(東萊營誌)에 나타난다. 동래영지는 조선시대 좌수영의 역사와 지리를 소상히 소개하고 있으며 좌수사로 있던 이형하(李亨夏, 1850년 재임)가 종전의 기록을 토대로 보충 수집하여 기록한 책이다.

 

이 동래영지 중 산천을 밝힌 부분에 이기대(二妓臺)라고 적고 “左營南十五里 上有二妓臺云(좌수영에서 남쪽으로 15리에 있다. 위에 두 기생의 무덤이 있어서 그리 말한다)” 고 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향토사향자 최한복(崔漢福, 1895~1968 수영출신)의 말로는 임진왜란 때 왜군이 수영성을 함락시키고는 경치 좋은 이곳에서 축하잔치를 열었는데 수영의 기녀 두 사람이 잔치에 참가했다가 왜장(倭將)에게 술을 권하고 술 취한 왜장과 함께 물에 빠져 죽었다는 것이다.

 

그 두 기생이 이곳에 묻혀 있어서 이기대(二妓臺)라 한다고 하나 그에 대한 자세한 것은 알 수 없다.

 

 

 

 

 

 

 

 

 

 

 

 

 

 

‘이기대 갈매기 길’ 제주도의 올레길이 알려지면서 지역마다 생긴 올레길, 둘레길 등등, 막연히 이기대 갈매기 길은 바다를 끼고 있는 산책길이라는 거. 카페에 올려 있는 사진을 보고 경치는 아름다울 것이다. 그렇게만 알고 왔다. 이기대라는 뜻을 모르는 채.

 

도착하여 안내 간판을 보고서야 ‘이기대’라는 뜻을 알고 이기의 뜻이 두 기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두 기녀가 소중하기만 한 자신의 목숨을 나라를 위해 초개같이 버려가면서 왜군의 적장을 껴안고 깊은 바다 속으로 몸을 날려 자신 뿐 아니라 적장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뜻 깊은 이기대 갈매기 길을 걸으면서 숙연해진 마음이지만, 왼편으로 펼쳐지는 멋진 풍경에, 앞에 가는 김회장님을 불러 세워 그냥 갈 것이 아니라 저 밑에 내려가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막걸리 한 잔하고 가자고 제의를 했다.

 

좋다고 하여 우리 일행은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바닷가 자갈위에 앉아 심 원장님이 가지고 온 동동주에 이원장님이 손수 만든 양파, 고추, 무를 섞어 만든 맛있는 장아찌 안주를 곁들여 권커니 받거니 한잔의 동동주에 우애도 나누고 멋진 풍경을 만끽했다.

 

잔뜩 흐리고 비가 올 것만 같았는데, 우리 일행이 이기대 갈매기 길을 다 걷고 다시 자갈위에 앉자 식사를 할 때까지 날씨가 참아주었다. 식사를 마쳐가자 한 방울 두 방을 토닥토닥 비가 내리더니 식사를 마치고 나자 비다운 비가 내기기 시작했다. 마치 우리일행을 위해서 참았던 것 같이,

 

매달 하는 산악 일정이 언제나 토요일이라 그때마다 직장은 땡땡이지만 다녀오고 나면 땡땡이치기를 잘 했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점점 문제 학생, 아니 문제의 사회인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몰라. 야! 땡땡이 그만 쳐!

 

 

 

 

 

 

 

 

 

 

 

 

 

 

 

 

폭풍우가 몰아치는 이기대에서

                            박 상 호

 

두 妓女의 원혼들이 통열히 울부짖는 듯

휘몰아치는 성난 파도와

무서운 폭풍우가 장자산을 휘감는 구나

 

그 옛날 순국의 일념으로

존귀한 목숨을 바친 위대한 민초여

조국을 사랑한 두 떨기 꽃이여

이름 모를 들꽃처럼 스러졌지만

그 어떤 화사한 장미보다

더욱 빛나는 아리따운 들꽃이어라

너무도 숭고하고 위대한 영혼이어라

 

조선 여인의 위대함이여

조국을 사랑한 두 영웅이여

그 옛날 식지 않은 분노가

집채만한 파도로 타오르는가

 

너무도 슬프고 슬픈 영혼들이여

아무도 찬탄하지 않고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深谷에 피어난 두 떨기 들꽃은

가장 존귀한 향기를 흩는구나

가장 단아하고 기품 있는 맑은 향을

무엇으로 감히 비견 하리오

이 민초의 위대한 조국애를

 

짓밟히고 또 짓밟혀도

조국을 향한 사랑은 더욱 강렬했으니

열사의 함성에 피어난 샤보텐처럼

사악한 왜적의 수괴를

여린 두 여인의 몸으로 꼬옥 껴안고

바장하게도 너무도 바장하게

저 깊은 바다로 투신했으니

그 장렬함에 悲淚를 금할 수 없구나

 

이름 모를 두 떨기 들꽃으로 스러졌지만

그대들의 지고한 조국사랑은

아무리 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저 변치 않는 북극성처럼 찬연하리니

 

이름 모를 두 떨기 들꽃이녀

이제 그 활화산처럼 끓어오르는 분노를 접고

영원히 안식 하소서 안식 하소서

 

목 놓아 통곡하는 그대들의 원혼을

이 한편의 시로 위로하노니

편안히 영면 하소서 영면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