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점잖이 할 말씀 전해 준다.

心田農夫 2013. 1. 18. 18:17

 

 

 

 

모름지기 벗이 없다고 한탄하지 마라.

책과 함께 노닐면 되리라.

책이 없다면 구름과 노을이 내 벗이요.

구름과 노을이 없다면

하늘을 나는 갈매기에 내 마음을 맡기면 된다.

갈매기마저 없다면

남쪽 마을의 회화나무를 바라보며 친해지면 될 것이고,

원추리 잎사귀 사이에 앉아 있는

귀뚜라미도 구경하며 좋아할 만하다.

내가 아끼더라도 시기하거나 의심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면,

이 모두가 내 좋은 벗이 될 수 있다.

                         이 덕무의 『책에 미친 바보』중에서

 

 

 

 

 

 

벌써 강산이 두 번이 지나도록하는 객지생활. 그 객지생활을 하다 보니 팔자에 있는 줄 몰랐는데, 팔자에 있었음인지 장사치 되었다. IMF전에는 그래도 직원이라도 있어 말벗이라도 있었는데, 이제는 긴 시간을 혼자서 기약 없는 손님을 기다리는 것이 일과다.

 

직원도 없이 혼자서하는 장사지만, 그럭저럭 중소기업의 말단 직원의 봉급정도는 되던 수입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입곡선이 밑으로 밑으로 하양으로 향할수록 그에 비례하여 덩그러니 혼자 앉자있는 시간곡선은 상향으로 상향으로만 치닫는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책과 벗이 되어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오늘도 함께했던 벗,『책에 미친 바보』, 그 책에 미친 바보인 조선시대 실학자요 문인이며, 탁월한 학자인 이 덕무 선생께서 세월을 거슬러 올라 나에게 점잖이 할 말씀 전해 준다. “모름지기 벗이 없다고 한탄하지 마라. 책과 함께 노닐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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