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오늘도 다산을 만나 배움을 얻다.

心田農夫 2013. 4. 4. 13:07

 

“옛말에 스님이 염불엔 관심이 없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다. 더니, 장사꾼이 장사엔 관심이 없고 책에만 관심이 있다.”라며 나에게 빗대어 말하는 집사람의 말에 “아니 오는 손님을 내 어이 하리”하니

 

집사람 웃으며“가게 앞에 나가 북을 치던 장구를 치던 손님이 오게 할 방법을 찾아야지”하면서 다시 한마디 더한다. “눈 버리니 너무 장시간 책만 보지 말아요.”라며 출근길 배웅을 해준다.

 

어제도 근처 고바우식당이 4월 20일까지만 영업을 하고 점포 문을 닫는다 한다. 나도 매상을 보아서는 벌써 문을 닫아야 하였지만, 집사람의 많은 이해 속에 이렇게 아직 건재하게 버티며, 책을 벗 삼아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간다.

 

오늘도 좋아하는 다산이란 이름이 책명에 있는 책을 잡고 펴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한참을 다산과 이야기하던 중에, 요즈음 살기가 여간 벅찬 것이 아니라는 말에,

 

선생께서 “내 세상에는 백성들이 초근목피(草根木皮)로 간신히 생명을 부지 했다네, 자네 세상이야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무슨 말을 그리 하시나” 하시며 침울한 음성으로 시 한수 낭송 해주신다.

 

 

 

 

굶주린 백성들의 노래

 

                      다산 정약용

 

인생이 풀이냐 나무냐

물이랑 흙으로만 살아갈거나

힘껏 일해도 초목만 먹고 살라니

콩과 조 그걸 먹어야 하는데

혈액과 생기가 어떻게 기름질 쏘냐

야윈 목은 구부러져 닭살이라네.

우물 있어도 새벽물 긷지 않고

땔감 있어도 저녁밥 짓지 않네.

 

부모 자식 사이도 보전하지 못하는데

길 가는 남을 어떻게 동정하리요

어려운 삶에 착한 본성 잃어버려

굶주리고 병든 사람 웃으며 보네.

이리저리 앞뒷집에 돌아다니나

마을 풍속 본디가 이러했으랴.

부러워라 저 들판 참새떼들은

잎 떨어진 가지에 앉아 벌레를 쪼네.

고관집에 술과 고기 많기도 하여

이름난 기생 맞아 풍악 울린다.

                      권영식의『다산의 독서 전략』중에서

 

 

 

 

예나 지금이나 탐관오리(貪官汚吏)들이 판치는 것은 변함이 없네 그려. 어제 오신 손님 어느 방송에서 들었다 하시며 지방자치 의원들 연수라는 명목으로 외국에 나가 국민들 세금으로 피부 마사지, 발 마사지하셨다 하시며 더욱 화나는 것은 국민들이 무섭지 않으냐고 했더니, 무섭긴 그래도 다시 뽑아 주는데, 했다지?

 

책을 읽어도 나라를 생각하고 백성을 위해 책을 읽으시고, 글을 써 책을 편찬해도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였던 다산선생, 선생이 지은 신 책명만 보아도 선생의 나라사랑, 백성을 사랑하시는 그 깊은 마음을 알 수 있다.

 

『목민심서』란 책명의 ‘목민’은 ‘백성을 살찌운다.’라는 뜻이라 하고 ‘심서’는 ‘백성을 살찌울 마음이 있으나 죄인으로 유배를 온 처지이기에 몸소 실행할 수 없다.’라는 뜻이라 한다. (앞에 책)

 

선생의 마음을 듣고 보니 타이머신이라도 있다면 모시러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러다 문뜩 아서라, 학연, 지연, 내카 네카 남이가 하는 세상이 아니더냐. 피 말리며 벌어 받친 세금이라 하여 혈세라 하건만, 그 국민의 혈세로 사리사욕 채우는 세상에 모셔온들, 선생인들 어찌 할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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