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바람에 실려 들려오는 소리가 있어서

心田農夫 2013. 6. 5. 14:22

 

대학 총학생회에서 메일이 왔다. 무슨 일인가 궁금하여 열어보니 춘계산행이 있다고 재학생 뿐 아니라 동문들도 함께해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졸업한지 한참 되었는데. 이렇게 메일을 보내주어 반가웠다.

 

그래 모처럼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 참석을 하여 녹음이 짙은 산속 계곡에 앉아 낙화하며 포말을 만드는 시원한 소리를 선사하는 폭포 근처에 앉아

 

학생회에서 준비한 우리 전통 술, 시원한 막걸리에 두부김치 안주로 권하기도 받기도하면서 자연을 벗하고 젊은 학우들과 벗하며 도란도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고 돌아 왔는데,

 

돌아온 다음날 바람에 실려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행사를 계획하고 진행한 총학생회에 비판의 목소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 그동안 준회원으로만 있었는데, 그제 학생회 카페에 등업 신청하여 오늘 정회원이 되어 처음으로 이글을 카페에 올렸다. 카페에 올리고 블로그에 옮겨 본다.

 

 

 

 

 

인간을 진실하게 그려내는 방법은 인간이 지닌 불완전함을 그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완전한 인간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지 못합니다. 세상을 떠날 즈음의 석가가 어떠했습니까? 석가의 모습은 우리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불완전한 모습이었습니다.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중에서

                           

 

 

 

메일을 열어보니 총학생회에서 보낸 메일이 있었다. 내용은 춘계산행에 관한 메일이었다. 벌써 졸업을 한지가 한참이 되었는데, 이렇게 메일을 보내주니 반가웠다.

 

학생회에서 하는 행사가 대체로 재학생들을 위한 행사일 텐데, 졸업생인 동문이 함께 해도 좋다는 내용을 읽노라니,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 했는데, 새삼 내가 어디에 소속되어있다는 소속감이 들었다.

 

떠나기 이틀 전인 5월 31일 학생회 사무국장님의 문자를 받았다. 내용을 확인하면서 이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준비하느라 얼마나 힘이 들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37대학생회〕6/2산행-포항종합운동장 호돌이 탑 앞 09시(경일고속관광)

1호자 : 교육학과, 관광학과

2호차 : 청교, 경역, 컴, 문교.

3호차 : 법학, 국문, 중문.

4호차 : 동문, 가정, 유교, 영문, 일본, 농학, 미디어.

 

일요일아침, 환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사무국장드림 ∧★∧

                                   5월 31일 받은 문자 내용

 

 

 

 

사무국장님의 문자 안내에 따라 나는 6/2일 종합운동장 호돌이 탑 앞에 9시10분전에 도착을 하였고 4호 버스에 탐승하여 출발을 기다렸다. 그러나 출발은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출발하였고 그렇게 하여 도착한 목적지에서 하루를 자연과 벗하고 학우들과 벗하며 참으로 즐겁게 하루를 보냈다.

 

 

 

 

 

산중대작

                    이 백

 

둘이서 대작하는데 산꽃이 피네

한잔 한잔 또 한잔을 마시다 보니

나는 취하여 잠이 오니 자네는 가게

내일 아침 생각나면 거문고 안고 오게

 

 

 

망여산 폭포

                     이 백

 

향로봉은 햇살에 보랏빛 안개 서리고

폭포를 바라보니 장천이 걸려 있네

물줄기가 곧바로 삼천 길을 떨어지니

은하수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인가?

 

 

 

 

그런데 산행 후에 바람에 실려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이번 행사를 계획하고 진행한 총학생회 임원진에게 부족하고 잘못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던 가보다.

 

조셉 캠벨도 그의 책 『신화의 힘』에서 말했듯이 부족한 것이 인간이다. 그리고 부족하기에 사랑을 하는 것이란다. 그리고 TV광고에서 광고하듯 2% 부족한 것이 인간이 아닐까? 그래서 인간은 신화를 만들었고, 그래서 인간은 종교에 의지하려고 하는 것일 것이다. 부족한 2%를 채우려고,

 

 

 

 

耳不聞人之非하고 目不視人之短하고

이불문인지비하고 목불시인지단하고

 

口不言人之過라야 庶幾君子니라.

구불언인지과라야 서기군자니라.

 

 

귀로는 남의 그릇됨을 듣지 않고,

눈으로는 남의 단점을 보지 않고

입으로는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

거의 군자에 가깝다.

 

 

 

자기의 허물만 보고 남의 허물은 보지 않는 이는 군자이고, 남의 허물만 보고 자기의 허물은 보지 않는 이는 소인이다. 몸을 참으로 성실하게 살핀다면 자기의 허물이 날마다 앞에 나타날 것인데, 어느 겨를에 남의 허물을 살피겠는가.

 

남의 허물을 살피는 사람은 자기 몸을 성실하게 살피지 않는 자이다. 자기 허물은 용서하고 남의 허물만 들추어내면 이야말로 큰 허물이다. 이 허물을 고칠 수 있는 자랴야 바야흐로 허물이 없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신흠의 「검신편(檢身편篇)」에서 인

 

 

 

 

성경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

거룩한 것을 욕되게 하지 말라.

                                성경 『마태복음 7장 4절,5절』인용

 

 

 

 

하나하나 따진다면 어이 허물이 없고 잘못이 없겠는가? 나 역시 9시 출발 인줄 알고 시간을 맞추느라 바삐 서둘렀다. 졸업한지 좀 되어서 일까, 아는 얼굴도 없고 버스 좌석에 달랑 혼자 앉아 출발을 기다리자니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웠고 아직 코리언타임이 존재 하는구나 생각에 약간 짜증스럽기도 했다.

 

허나 차장 너머로 보자니, 밖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물건을 차 짐칸에 실고 연락 없이 오지 않는 사람에게 연락을 하는지 전화를 연시하고 있는 임원들을 보고 있노라니 짜증스럽고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보다는 임원들이 수고한다는 생각에 가만 앉자 작은 도움을 주지 못하는 자신이 미안하기만 했다.

 

 

 

 

하나의 사물이나 어떠한 일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긍정적 시각으로 볼 수도 있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 긍정적 시각으로 본다면 자신도 비쳐지는 사람도 행복해 질 것이요.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비쳐지는 상대방도 자신도 불행해 지는 것이리라.

 

 

 

 

이번 행사라고 어디 완벽했으랴마는, 그러나 부족하고 잘못된 점이 있다면 비판 보다는 사랑과 격려를 해 준다면 다음에 더 잘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제37대 총학생회는 이제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아직 반이라는 임기가 남아있다. 이번 행사가 2%로 부족했던 행사였다 치자. 조셉 캠벨이 말하지 않던가, “완전한 인간은 사람들의 흥미를 끌지 못합니다.”라고 그리고 불완전한 석가이기에 우리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이번 춘계산행에 참석했던 학우들과 동문들이여!

이번 행사에 보이는 곳에서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나 수고가 많았던 여러분이 있었기에 아무 사고 없이 즐겁고 행복했던 것이 아니겠는가? 자신보다는 동문과 학우들을 위해 수고한 그들에게 우리 사랑과 격려를 실은 힘찬 박수를 보내는 것이 어떠하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