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달리 방법이 없다.

心田農夫 2013. 6. 12. 11:40

 

 

말 한마디

 

                                   碧 石

일 년

삼백육십오일

발길 한번 없더니

불쑥 들어와

 

오만 원 올리겠다는

말 한마디

너무도 쉽게 한다

 

요즈음

장사는 더 안 되는데---

채 말끝을 맺지도 않았는데

 

물가도 올랐고

봉급도 올랐는데

점포세도 올라 라지

 

그깟 오만원인데

너무도 쉽게 하는

그깟 이란

말 한마디에

애간장 녹아드네

 

 

 

 

 

출근길에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딸내미 학교에 등교시키고 출근을 했으나 비가 와서 해야 할 일이 하나 못하게 되어 모처럼 아침이 한가롭다.

 

한 잔의 커피를 타 놓고 마시며 창밖을 내다 보다 문뜩 어느 종교인이 했던 말을 떠올려 본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의 신이 정해준 운명대로 사는 것이 인생이다.”라는 말이었다. 나는 운명론을 믿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나 문뜩문뜩 내 운명이 계획된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때가 간간히 있다.

 

고향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평범히 지내던 내가 어느 날 찾아온 우환에 고향을 떠나야 했고, 이곳저곳 떠돌이처럼 객지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어느 날인가 직장인에서 상인으로 변하여 있는 자신을 모습을 보면서 이 모든 것들이 정하여진 나의 인생항로 이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평생을 고향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평범하게 살아갈 줄 알았지, 고향을 떠나 객지생활을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더구나 장사라는 것을 하리라고는 전혀 예상도 못하였다. 그렇게 적성에도 잘 맞지 않는 것 같은 장사를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요즈음 참으로 경가가 안 좋아서인지, 장사가 안 된다. 주위에도 문 닫는 상가가 여기저기에 있다. 어제는 막 저녁을 먹으려는데, 바로 앞 소아과의원 원장님이 건너와 이달까지 하고는 시내 큰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며 개원해 17년간 운영해 오던 소아과 의원 간판을 내리고 문을 닫는단다.

 

그러한 것이 요즈음 상황인데 발걸음 한 번 안하던 점포 건물주인 불쑥 들어와 점포 세를 올리겠단다. 참으로 답답한 마음이 들었지만 딱히 어떠한 방법이 없다. 점포 문을 닫고 내가 손수 지었던 상호가 적힌 간판을 내리는 날까지 올려달라니 올려 줄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