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불편한 심기 책으로 다스려 본다.

心田農夫 2013. 7. 26. 15:51

 

心安이면 茅屋穩이요 性定이면 菜羹香이니라

심정이면 모옥온이요 성정이면 채갱향이니라

 

마음이 편안하면 초가집도 편안하고

성품이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롭다

                                     『익지서』

 

 

 

 

 

편하지 않다는 것을 요즈음 표현으로 한다면 스트레스가 쌓였다 할 것이다. 위의 글은 명심보감에 있는 글이다. 아무리 호화스러운 구중궁궐이라 하여도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불편한 거처가 된 것이고 위의 글처럼 마음이 편하면 초라하고 작은 초가집에 있다하여도 편안한 거처가 될 것이다.

 

좌불안석(坐不安席)이라 했던가? 딱 나를 두고 한 말인 것만 같다. 요즈음 위 글의 뜻을 깊게 느끼며 살아간다. 손님이 없으면 없는 데로 책을 읽어서 좋고, 손님이 있으면 장사치로 장사가 되니 좋고, 그저 하루하루 즐겁고 행복하다는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옛 어른들 말씀에 그른 말씀이 없다하더니, “살아가면서 송사에 휘말리지 마라.”하셨는데, 어쩌다 송사에 휘말려 벌써 일 년 넘게 끌어가고 있다. 법원에서 한통의 쪽지가 날아오면 근 일주일에서 이주일 좌불안석이다.

 

어제 대구지방법원에 다녀왔다. 워낙 길치인데, 대구 어디에 법원이 있는지, 제대로 찾아 갈까? 변론은 어떻게 해야 할까? 번뇌의 보따리가 풀리기라도 한 듯, 머릿속에는 온통 무수히 많은 이런저런 근심걱정이 가득하다.

 

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오후5시가 다되었다. 의자에 앉으니 파김치가 되었던 몸과 마음이 긴장이 풀리면서 나른해지고 몸살 기운이 감돈다. 퇴근 해 씻고는 일찍 잠자리에 들려다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 책을 펴들고 옛 글을 읽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아본다.

 

 

 

 

人無百歲人이나 枉作千年計니라

인무백세인이나 왕작천년계니라

 

사람은 백 년도 살지 못하면서

쓸데없이 천 년 뒤를 계획하다.

 

                             『명심보감』

 

 

 

 

요즈음 백세시대라 한다. 그러나 백세까지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랴? 또한 백세를 산다한들, 걱정근심 속에 산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인생은 백 년을 채우지 못하는데

언제나 천 년 걱정 가지고 있다네

내 자신의 병도 또 그렇다 치고

또 자손들의 걱정까지 한다네

밑으로는 벼 뿌리를 살펴보면서

위로는 뽕나무 가지 끝을 살펴본다네

쇠망치를 동쪽 바다에 떨어뜨려

밑바닥에 닿아서야 쉴 줄아는가!

 

 

 

 

위 글은 당나라 시승(詩僧) 한산(寒山)의 시란다. 위 시를 몇 번이고 읊조리다 마음에 담고 조금은 안정을 찾아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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