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시간에 예속된 삶과 죽음이란 인생

心田農夫 2013. 8. 8. 12:14

 

20대에 정신적 방황을 하면서, 삶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이렇게 살다 죽는다는 것은 또 무엇일까? 이러한 의구심을 가지고 종교생활에 몰두하기도 하였고, 철학책을 탐독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쉼 없이 질주하는 젊은 나이의 나에게 삶은 이것이다. 죽음이란 이것이다 알려주는 사람도, 철학서적도, 종교도 없었다.

 

그렇게 의구심을 풀어보겠다고 지금까지 삶아온 인생이다. 어찌 보면 영원히 풀지 못할 몽상적인 의구심을 찾아 살아왔다 하여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한 때에는 결혼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으나 고향을 떠나 객지생활을 하면서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결혼을 하고 자녀가 태어나고 한 가장의 가장이 되고 보니, 가장의 책임을 의식하게 되었고, 그 책임을 위해 살기에 바빠 그러한 몽상적인 의구심은 기억의 저 한 구석에 묻히고 말았었다.

 

 

                                                                         <사적 제21호인 김유신장군 묘>

 

 

깨달음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생과 사는 참으로 경이롭다고 생각한다. 삶과 죽음은 빛과 어둠이 공존하기 때문에, 절대 선 혹은 절대 악으로 논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행복의 정점을 지나면 다음에 오는 손님은 불행이고, 불행의 밑바닥에 있다면 그 후에는 행복이 찾아온다. 인생이란 부침이 심한 돛단배와 같다.

 

그러기에 가치관 혹은 인생관이라 할 수 있는 자기만의 확고한 축, 자신의 철학이 없으면 가라앉고 말 것이다.

          오츠 슈이츠의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가지』중에서

 

 

 

                                             <하르멘 스텐웨이크 작, 정물 : 인생의 헛됨에 대한 알레고리. 1640년경>

 

 

 

그런데 요즈음 기억의 저 밑에 눌려져있던 그 의구심이 서서히 머리를 들고 꼿꼿이 서고 있다. 요즈음 드는 의구심이 삶과 죽음이라는 의구심에 직접 연관된 것은 아닐지 몰라도, 살아가면서 생기는 문제이기에 삶에 연관이 있을 듯싶다.

 

옛말에 “웬만하면 송사에는 휩쓸리지 말라”하는 말이 있는데, 어찌 송사에 휩쓸리게 되어 언 일 년이 지났지만, 아직 진행 중이다. 송사를 하면서, 어이 사람들이 언젠가는 삶을 마감하고 죽음 앞에 서야 함에도 영원히 살기라도 할 듯, 거짓을 진실인양 아무 표정의 변함도 없이 말하는 것이 참으로 신기할 정도다.

 

 

                                                                        <사적 제26호인 괘릉>

 

 

누구나 자신의 삶과 죽음이 의미 있기를 바란다. 삶이 무의미하다면 사람은 죽음을 수밖에 없다. 죽음이 무의미하다면 삶 역시 무의미하다. 그래서 인간은 끊임없이 생과 사의 의미를 찾는다.

    ----------------------- 중략 ------------------

실제로 삶과 죽음의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괴로워한다. 단순히 살아 있는 시간만이 행복이고, 죽음은 불행하다고 믿는다면 인간의 일생은 틀림없이 불행하게 마감된다.

          오츠 슈이츠의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가지』중에서

 

 

                                                            <자크 루이 다비드 작, 마라의 죽음. 1794년>

 

 

인간은 죽음 앞에서는 진실하다고 했던가? 그래서 일까, 때때로 죄를 뒤집어 쓴 사람들이 자신의 결백함을 위해서 자살을 선택하기도 하는 모습을 살아오면서 수차 보기도 하였다.

 

죽음을 앞둔 많은 사람들이 살아왔던 삶에 대해 후회를 한다고 한다. 왜 일까? 인간은 후회를 할 수밖에 없는 동물이어서 일까? 아니면 자신의 거짓된 삶에 대한 회의에서 오는 것일까.

 

무덥기 만한 날씨에 에어컨을 켜놓고 커피 한잔하면서, 다시 한 번 삶은 무엇이고 죽음은 무엇일까? 생각을 하면서 일 년여 전에 읽었던 책, 호스피스 전문의가 죽음을 보면서 그리고 체험한 내용을 글로 엮은 책『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가지』를 다시 읽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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