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나에게 묻는다면, 나 역시 안녕하지 못합니다.

心田農夫 2014. 1. 6. 15:35

 

당신이 만일 국가 발전에 어떤 유토피아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면 정치적인 유일한 해결책은 소수의 현영하고 도덕적으로 깨끗한 통치자가 전제 정치를 어떻게 잘 하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소수의 현명하고 청렴한 통치자를 어떻게 뽑느냐는 것은 국민의 의식 수준에 달려있다.

 

더럽고 추한 정치 지도다가 다스리게 되는 것은 그런 사람을 뽑은 수밖에 없었던 국민들의 착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들의 수준에 맞는 인물을 골라 낸 것일 뿐이다.

 

                                              - 쇼펜하우어 -

 

 

 

 

 

 

새해가 밝아 왔으나 그리 변한 것은 없고 날이 갈수록 한숨과 이마에 주름을 생기게 하는 고민만이 쌓여간다. 어찌 보면 1979년 우리국민들을 괴롭게 했던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 경제위기 상황보다도 더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게 되는 것이 현제의 경제체감온도가 아닐까?

 

주 5일제 근무를 못하는 것이 대부분의 장사치다. 그래도 일요일 하루를 쉬는 것이 지친 몸과 정신적인 피로에 대한 오아시스 같은 갈증을 풀어주고 그 휴식은 다시 한 주일을 보내는 데에 크게 도움을 준다.

 

그런데 어제 일요일에는 그런 편안한 휴식이 되지 못하고 걱정근심으로 하루를 보내다 보니 스트레스만이 가중된 하루였다. 이러다 보니 이어지는 것은 정부에 대한 비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 비판이라는 것이 이렇다. 현 정부 수반이란 사람 후보시절에 전국에 있는 대학교 총학생회장들 모아 함께 한 자리에서 당선되면 반값 등록금을 바로 실시하겠다고 공약(公約)을 내세워 대학교총학생회장들이 그 후보 지지하겠다는 성명을 공개적으로 표했었다.

 

그러나 부정선거의혹,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초유의 일을 하면서 당선되기는 당선이 되었는데, 후보시절 젊은 대학생들에게 했던, 그 공약(公約)은 일단 당선이 되고나니,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해냐? 하듯 말 그대로 공약(空約)의, 헛된 약속이 되고 말았다.

 

올해 대학교 3학년이 되는 큰아이와 이번에 대학교에 1학년으로 입학하는 작은 아이의 등록금 기숙사 비를 마련하려니 시세말로 장난이 아니다. 작은 아이 등록금 사백오십만 원에 일 년의 기숙사비 사백육십팔만 원이니 한아이가 학교에 내는 금액만 구백십팔만 원이다.

 

여기다 한 달 생횔비를 별도로 매달 주어야 하는데, 현제 큰 아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생횔비를 부쳐 주는데, 그 액을 합하면 일년에 육백만원이 된다. 그것도 모자란다고 간간히 조금 만 더 부쳐달라고 하는 때가 있다.

 

대강 계산해도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하려면 한 학생당 일 년에 약 1700~2000만원이 든다. 그러니 두 아이를 대학에 보내려면 일 년에 사천만원? 그나마 남매를 두었다면 한아이 군에 다녀오는 동안 잠시 숨을 쉴 수도 있으련만,

 

그런데 서울 시립대는 반값 등록급을 실시해 한 학기당 일백삼십만 원 정도라 한다. 그렇게 서울시립대에는 반값등록금을 실시 할 수 있는데, 나머지 대학에서는 왜 안 될까?

 

서울시장도 박이란 성이요. 정부수반도 박이란 성인데, 이름이 달라서 일까? 성(性)이 달라서 일까? 한사람은 후보시절 걸었던 공약(公約)을 지켰고 한사람은 후보시절 걸었던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으로 지조 없이 바꾸어 변절자가 되었다. 그것도 대 국민을 상대로

 

그러나 누굴 탓하겠는가. 우선 돈 못 버는 나의 무능을 탓할 수밖에 없고, 또 한편 쇼펜하우어의 말대로 “그런 사람을 뽑은 수밖에 없었던 국민들의 착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들의 수준에 맞는 인물을 골라 낸 것일 뿐이다.”국민들의 수준이 아니겠는가.

 

부모 없는 고아(孤兒)이니 뽑아주어야 겠다는 많은 노인들, 여자이니 여자에게 한 표를 찍어야지 하였던 적지 않은 여성들, 대구이니, 경상도이니, 그래 니카 네카 남이가 그래서 또 한 표. 이것이 우리의 국민들의 의식수준인 것을 어이하리오.

 

어느 외국신문에 났던 글처럼 “‘할 수만 있다면 우리당원들이 국회의원에 많이 당선되게 하고 싶다.’말 한마디 한 대통령은 탄핵하면서도 부정선거의혹,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한’ 것에 대하여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인 국민들 도무지 이해 못할 민족이요. 무지한 국민들이 아닌가.” 라고 했다지?

 

어느 대학생의 대자보 생각이 난다. “하, 수상한 시절에 안녕들 하십니까?” 그 학생의 물음에 나 역시 안녕하지 못하다는 답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아니 대다수의 국민들이 안녕하지 못한 시절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 나도 묻고 싶다. “안녕들 하신지요?”라고

 

 

 

 

 

 

- 고대 대자보 전문 -

 

<안녕들 하십니까?>

1. 어제 불과 하루만의 파업으로 수천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다른 요구도 아닌 철도 민영화에 반대한 이유만으로 4,213명이 직위해제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구실로 징계라니. 과거 전태일 청년이 스스로 몸에 불을 놓아 치켜들었던 ‘노동법’에도 “파업권”이 없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정부와 자본에 저항한 파업은 모두 불법이라 규정되니까요. 수차례 불거진 부정선거의혹,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대통령의 탄핵소추권을 가진 국회의 국회의원이 ‘사퇴하라’고 말 한 마디 한 죄로 제명이 운운되는 지금이 과연 21세기가 맞는지 의문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고압 송전탑이 들어서 주민이 음독자살을 하고, 자본과 경영진의 ‘먹튀’에 저항한 죄로 해고노동자에게 수십억의 벌금과 징역이 떨어지고, 안정된 일자리를 달라하니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비정규직을 내놓은 하수상한 시절에 어찌 모두들 안녕하신지 모르겠습니다!

 

2. 88만원 세대라 일컬어지는 우리들을 두고 세상은 가난도 모르고 자란 풍족한 세대, 정치도 경제도 세상물정도 모르는 세대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1997~98년도 IMF 이후 영문도 모른 채 맞벌이로 빈 집을 지키고, 매 수능을 전후하여 자살하는 적잖은 학생들에 대해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것이 우리 세대 아니었나요?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한 것도, 모르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단 한 번이라도 그것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리내길 종용받지도 허락받지도 않았기에, 그렇게 살아도 별 탈 없으리라 믿어온 것뿐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조차 없게 됐습니다. 앞서 말한 그 세상이 내가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남의 일이라 외면해도 문제없으신가, 혹시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 뒤로 물러나 계신 건 아닌지 여쭐 뿐입니다. 만일 안녕하지 못하다면 소리쳐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것이 무슨 내용이든지 말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 고려대학교 주 현우 학생(27)의 대자보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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