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홀아비 아닌 홀아비의 기다림

心田農夫 2014. 10. 16. 17:43

 

 

 

 

새벽과 개벽

 

한밤의 어둠을 이겨낸 사람만이

새벽을 맞이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새벽이 온다고 착각하지 마라

잠든 이에게는 새벽도 어둠일 뿐이다

눈 뜨지 못한 이에게 새벽은 어둠의 시간일 뿐이다

새벽은

자신을 개벽한 사람의 것이다.

                              정우식의 『하루첫생각』중에서

 

 

 

 

 

 

아침에 눈을 뜨면 또 하루가 나에게 주어진 것에 대하여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한 마음이 늘 아침을 상쾌하게 맞이했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서서 직장으로 향하여 출근을 한다. 직장에 도착하여 옷을 갈아입고 동네 뒤 산으로 한 시간가량 산책을 하며 자연과 함께 하였는데, 이번 주는 단 하루도 산에 가지를 못했다.

 

지난 주말 서울을 다녀온 이유로 무슨 연유인지 어깨에 통증이 있어 한 밤에도 통증에 잠을 깨게 되고 그러다 보니 늦잠으로 늦게 일어나게 되고 아침에 눈을 떠도 몸이 개운치 않은 것이 상쾌해야 할 아침이 상쾌한 기분이 안 들고 몸의 뿌듯함 속에서 눈을 뜬다.

 

 

 

 

 

 

인생이란 결코 만만하지가 않다는 사실이지, 원래가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바꿔 볼 도리가 없단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리라고는 기껏해야 그것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것뿐이란다.

                       조셉 M. 마셜의 『그래도 계속 가라』중에서

 

 

 

 

 

 

약국에 가서 파스라도 사서 부치면 좋으련만, 파스를 사온 다해도 등의 왼쪽 어깨이다 보니 혼자서 부칠 수가 없다. 집사람이 올해 초에 울진으로 발령이나 홀아비 아니 홀아비생활을 하면서도 생활의 변화에서 오는 몇 가지,

 

집에 들어가면 맞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 낮 동안 비어있어서 그런지 설렁한 느낌? 정도였지 혼자 사는 것이 그리 크게 불편한 점을 모르고 살았다. 그랬는데 이번 주 내내 통증이 있다 보니 새삼 혼자 사는 것이 이럴 때에 힘이 드는 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대중으로부터 떨어져 있어라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있어라

가끔은

친구로부터

도시로부터

일로부터

자신과 친밀하고 가까운 인연으로부터

냉전하게

무심하게

가끔, 떨어져 있어라

                      정우식의 『하루첫생각』중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들의 인사말 속에 “사모님도 잘 계시지요?”하는 안부를 물어오면 “잘 있겠지”라고 답을 하면 화들짝 놀라며 “무슨 말씀이세요?” “아니 이사람 놀라긴 뭘 그리 놀라 집사람 울진으로 발령이나 요즈음 혼자 있어”하면 “혼자 생활하시려면 힘드시겠네요?”하지만,

 

웬만한 새댁들보다 아니 음식 솜씨 없는 주부보다 음식을 잘 한다고 자부 할 수 있을 정도이니, 집사람 해주던 밥을 먹다 손수 해먹는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두 딸이 대학가기 전까지 일요일 아침과 점심은 내가 솜씨를 발휘하여 두 딸의 식탐을 해결해 주었기에 그리 귀찮음도 없다.

 

 

 

 

 

 

두 딸 고등학교 삼년동안 아이들 등하교 시키느라 정신없이 살아왔던 때를 생각하면 퇴근하여 고즈넉한 집으로 들어와 샤워하고 책을 벗 삼아 놀다 하루를 돌아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글을 쓰고 잠자리에 드는 일과가 나에게는 목가적 생활이었다.

 

그런데 어께에 통증에 시달리다 보니, 평소에는 세월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 생각을 하였는데 이번 한주의 시간은 어이 이리도 더디 흘러가는지 참으로 길기만 하다. 그리고 집사람이 그리워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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