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그리고 그 속의 이야기

딸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미안한 마음으로 변했네.

心田農夫 2015. 2. 16. 20:53

 

딸아, 월요일인 오늘 이곳에는 토닥토닥 비가내리고 있단다. 창 너머로 내리는 비를 보면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구나. 이런저런 상처를 받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사람들, 그 사람들의 마음의 상처를 깨끗이 씻어주는 비였으면 좋겠다고,

 

이모저모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입었던 가슴 아픈 상처들, 특히 작년에 있었던 세월호 사고로 멀고 먼 곳으로 자녀를 보내야 했던 많은 부모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비였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단다.

 

아직 채 일 년도 되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점점 잊힌다는 현실이 안타깝고 더욱더 마음이 아프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나하고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더구나

 

그러나 그런 일은 언제 어디서 누가 겪을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 그래서 그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아야 하기에 사고의 진실을 밝혀달라고 유가족들이 수사권,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고 했던 것인데, 유가족들의 의견이 무시된 채 반 토막 난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었고 국회진상규명위원회는 아직도 그 활동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는 구나.

 

지난 달 26일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뜻을 같이하는 시민들과“온전한 세월호 인양과 실종자 수습 및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도보 행진” 안산에서 진도 팽목항까지의 도보 행진을 시작했다는데, 1월 26일에 걷기를 시작하여 19박 20일을 걸어서 어제 2월 15일에 팽목항에 도착 했다더구나

 

출근하여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면서 네가 보고 싶었다는 마음이 들다 문뜩 보고 싶어도 자식을 볼 수 없는 사람들,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야 했던 세월호유가족들이 생각이 나더구나.

 

그런 큰 상처를 안고 있는 그들이 왜 이십 여일을 힘들게 걸어야 하는지, 왜 그런 힘들 일을 겪고도 그 상처를 다독여주야 하는 국가는 왜 외면을 하고 있는지 참으로 답답한 마음으로 지금 글을 쓰고 있단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오늘로 다가오면 나는 너를 만나 수 있는데, 그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구나. 딸아 조심해서 내러 오도록 해라.

 

 

 

좋은 글 하나 적어 같이 보낸다.

 

샘물은 강물과 하나가 되고

강물은 다시 바다와 하나가 됩니다.

이 세상에 혼자인 것은 없습니다.

 

은행나무는 서로 바라봐야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

은행나무는 서로 바라보며 사랑합니다.

 

살며 고통스럽다면

누군가를 바라보는 대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희망이 없이 사는 불우한 일을 피하는 방법은

희망의 대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희망의 대상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흐르는 물은 다가오는 물이

어느 곳에서 오는지 물지 않습니다.

 

바라보는 은행나무는

마음의 응어리를 상대에게 말하지 않습니다.

 

바라본다는 것은 이해와 포용입니다.

 

당신의 사랑이

이해와 관용이라면 얼마나 아름답겠습니까.

 

최장일의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101가지』중에서

 

 

 

딸아 너는 어떻게 생각을 하니?

 

우리 민족을 단일민족이라고 했었지, 그리고 단일민족이라는데 대하여 대단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었지,

 

그런 우리들이 힘든 일, 어렵고 더러운 곳에서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경제가 우리나라 보다 못한 나라 사람들, 그들이 우리가 지금 하지 않으려는 삼D업종이라는 일들을 산업연수생이란 이름으로 우리들 대신 해주고 있지.

 

우리의 선인(先人)들도 우리나라가 가난했던 시절에 산업연수생이란 이름의 그들과 같이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로, 간호사로 독일로 돈을 벌로 갔었던 때도 있었단다. 그런데 우리들은 벌써 그것을 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고 농촌에 사는 총각이나 가진 것이 없거나 조금은 부족한 점이 있는 사람들이 결혼을 하기 위해서 외국인과 결혼을 하기 시작한 것이 이렇게 다민족이 함께하게 된 동기가 되었고 앞으로는 더욱 더 많은 다문화 가족이 생길 것이고 우리나라는 이제 단일민족이 아니라 다문화민족이 되었지

 

“샘물은 강물과 하나가 되고 강물은 다시 바다와 하나가 됩니다. 이 세상에 혼자인 것은 없습니다.“라는

 

위의 글처럼 샘물은 강물과 합류하고 강물을 더 넓은 바다와 합류하듯 사람도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것이지, 굳지 소크라테스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사람이 혼자서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거 같구나.

 

그래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나 세월호 사고에 대한 유가족들의 항변에 대하여 이제는 “그만하지”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단다.

 

그런 사람들의 자녀들이 이다음에 다문화 가정의 일원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들의 자녀들이 이다음에 세월호와 같은 사고를 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있을까?

 

가정이 샘물이라면 사회는 강물이요. 국가는 바다라고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흐르는 물은 다가오는 물이 어느 곳에서 오는지 물지 않습니다.”라는 말은 우리 함께 가자하고 품에 품어주는 것이 아닐까?

 

 

우리 개개인은 한 국가라는 공동체의 일원이지. 개인이 가족을 이루고 가족이 모여 사회가 이루어지고 그 사회가 모여서 하나의 국가가 되는 것이지 그래서 국가는 개인의 지켜 줄 책임이 있고 개개인은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지

 

모든 것을 주관적 입장에서 보면 당장은 나와 관련이 없다 볼 수 있겠지만, 그렇게 보는 시각은 좁은 시각이라 하지 않을 수 없구나. 우리나라사람들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내리는 비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기에 너에게 이렇게 메일을 보내본다. 딸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딸 오늘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