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네.

心田農夫 2014. 6. 30. 19:49

 

한 가족 네 식구가 각자 뿔뿔이 헤어져 살아가기 시작한 것이 벌써 네 달이 되었다. 두 아이는 서울에서 대학생 생활에 열중이고 집사람은 울진으로 발령이 나 주말부부로 살아간다.

 

 

<참기름을 짜기 직전에 참깨를 복는 것이 신기해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는데, 아주머니 어디서 왔냐고 물으시면서 음료라도 한 잔하고 가라고 하신다. 미안해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돌아섰다. 이런 정이 살아 있는 오일장터 전통의 멋이다>

 

 

주말에 만나 일요일에 아침을 먹고 집사람 설거지 할 때에 청소기 돌려 청소를 하고 나서 커피 한잔 하고 동네 뒤 산에 두어 시간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먹고 싶은 곳을 찾아가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것이 같이 하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씨앗 파시는 어르신이 이른 아침에 나오시느라 피곤하셨는지 잠시 조는 모습을 허락도 없이 잡았는데, 조금 미안한 마음이다. 어르신 죄송합니다.>

 

 

 

점심을 밖에서 해결하고 돌아오면 각자 씻고는 집사람을 TV앞에서 오후 시간을 보내고 나는 내 방인 공부방에서 책을 보는 것으로 하루의 해를 보내고 저녁 먹는 것으로 주말의 시간을 끝내고 다음날 새벽에 집사람은 울진으로 따난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농기구들이 즐비하게 손님을 기다린다. 저 기구들이 우리의 먹거리를 위해 수고하겠지.>

 

 

그러던 어느 날인가 집사람이 근교에서 열리는 오일장에 구경을 가자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요일에 열리는 장터를 찾아가 장 구경을 하고는 했는데, 어제는 포항근교에 자리한 안강 오일장날이라고 집사람 가겠냐고 묻기에 당신이 가고 싶으면 가지하고 처음으로 안강 오일장에 갔다.

 

 

 

          <미꾸라지가 꾸물꾸물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늘 편해 집 앞 마트에 가면 간단히 물건 들고 계산대를 거쳐서 나오는 것하고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마트에서는 사는 사람 파는 사람,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지만 사는 사람 파는 사람 한 마디 말이 없다.

 

 

 

            <며느리인지, 딸인지 어르신에게 붉은 색의 옷을 사드리는

             모습이  따스한 정을 느끼게 한다. 수십만 원 수백만원하는

            백화점 옷보다 사랑이 담긴 옷이 더 멋있어 보인다.>

 

 

 

그러나 오일장에 가면 정말로 사람 사는 맛이 난다. 정이 담긴 장터의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사는 사람 조금 더 달라고도 하고 값도 좀 깎아 달라 하고 파는 사람은 그래 기마이다. 그래 내가 조금 남기지 하는 흥정에서 새록새록 정이 묻어난다. 그리고 이제 도시에서는 서서히 사라지는 우리의 것들을 그나마 볼 수 있어 좋기도 한 곳이 오일장, 우리의 전통시장이다.

 

 

 

<외국에서 수백 만원하는 명품 가방을 몰래 들여오다 세관에 걸리는 모습을 간간히 뉴스에서 보게 되는데, 명품에 비해서 조금도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는 너무 멋있는 디자인의 가방들, 명품이 왜 필요한지.>

 

 

장 구경을 처음 갔던 오천의 오일장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을 했는데, 어제 갔던 안강 오일장은 훨씬 크게 장이 섰다. 한참을 장 구경하는데, 길바닥에 각종 채소를 바구니에 담아 놓고 파는데, 너무 싸서 정말 저렇게 파는 것일까 의구심이 들기까지 해서 “사장님 정말 저 오이가 2,000원입니까?”물었더니, “네 2,000원입니다”하신다.

 

 

 

  <우리 조상들이 신고 다녔던 짚신, 정말 보기 힘든 짚신을 오일장에서 볼 수 있었다짚신은 우리 서민이 주로 신고 다녔다>

 

 

그 곳에서 호박도 한바구니 2,000원 가지도 한바구니 2000원 오이고추도 2,000원. 작은 바구니 듬뿍 담아 2,000원이다. 오이 한바구니 사고 묵직한 비닐봉지 들고 걷다보니 양파를 놓고 파는데 믿지 못할 정도로 그 가격이 싸다. 한 그물망에 6,000원이라는 것이다.

 

 

 

                      <이천 원 주고 산 오이다. 길이를 재어 보니 제일 긴 것이 46cm 45cm 짧은 것은 36cm 39cm 이었다.

                      마트에서는 랩에 싼 오이가 하나에 천원을 하는데도 그 길이가 한 30에서 34cm 정도였는데,>

 

 

저 양파를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집사람과 한참을 갈등을 했다. 각자 떨어져 생활을 하니 필요는 해도 너무 많아 사다 놓으면 썩을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었다.

 

 

 

         <집에와 양파를 자로 재어보니 높이가 64cm에 둘레가 85cm 이였다.

             혼자 들기가 만만하지 않았는데, 6,000원에 샀다.>

 

 

 

그래 그냥 지나면서 한 바구니 담아 파는 곳에서 사자고 걸아가다. 그러다 문뜩 사다가 먹을 만큼 남기고 이웃에 나눠주자 이야기하고 결국은 사기로 하고 돈을 지불하고 나니 그 사장님 “어떻게 가지고 가시려고요.”하신다.

 

 

 

    <어른들이 신는 짚신 옆 작은 상자에 애기들의 발에 맞을 것 같은 애기 짚신.

     이제는 그 사용이 신으로 신기보다는 장식용으로 판매가 되는 것이리라>

 

 

“어깨에 메고 가지요.”했더니 무거울 텐데, 하시더니 이동용 수레를 빌려줄 테니 차에다 실고 꼭 가져오라며 수레에 실어주신다. 주차 한 곳까지 수레를 끌고 가 트렁크에 실으려고 들어보니 들기가 여간 무거운 것이 아니다. 간신히 차에 실고는 수레를 갖다 주고 장 구경을 마쳤다.

 

 

 

             <우리의 전통 살림도구들, 키을 비롯해 짚으로 만든

                  생활용품들 이제는 보기조차 쉽지 않은 것들 이었다>

 

 

오는 길에 집사람과 이야기를 했다. 저렇게 싸니 농사지어서 무엇이 남겠는가. 사먹는 우리는 좋은데 힘들어 농사지으시는 분들은 어찌 할까? 그것은 아마도 유통구조의 문제일 것 같다. 오일장처럼 중간도매상을 많이 거치지 않고 직거래를 한다면 그 가격은 많이 싸질 텐데. 생각을 하다 이 또한 정치의 잘못에 있다는 생각에 가는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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