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는 예의의 가장 아름다운 형태이다.
- 자크 마르탱 -
아침에 잠자리에서 눈을 뜰 때에 창안으로 스며드는 밝은 빛을 보며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일인지, 우리는 잊고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젊거나 건강한 사람들은 그냥 눈을 뜨면 또 새로운 하루가 주어지는 것으로 착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언제가 TV에서 보았던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 영화의 제목도 그 배우의 이름도 알지 못하지만, 그 장면은 방금 본 것인 양 또렷한 것이 기억이 새롭기만 합니다.
어린 딸아이가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자 어린 딸을 침대로 데리고 가 눕히고 아빠와 어린 딸이 함께 취침 기도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아빠가 기도하면 딸아이가 아빠의 말을 따라서 기도를 합니다.
“오늘도 편안한 잠자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밤 좋은 꿈을 꾸게 하시고 내일아침 눈을 뜨게 하여주시고, 만약 내일 눈을 뜨지 못하면 내 영혼이 하늘나라에 있게 하소서, 아멘.”아마 이런 내용이었던 것을 기억을 합니다.
그 영화를 보면서 5~6살 정도의 딸에게 저런 기도를 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는데, 영화를 다 보고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얼마나 현실적인지 또한 깊은 인문학적 뜻이 들어있는 기도다운 기도구나 생각했습니다.
한밤의 어둠을 이겨낸 사람만이
새벽을 맞이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새벽이 온다고
착각하지 마라
잠든 이에게는
새벽도 어둠일 뿐이다
눈 뜨지 못한 이에게
새벽은 어둠의 시간일 뿐이다
새벽은
자신을 개벽한 사람의 것이다.
정우석의 『하루첫생각』중에서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 하는데, 잊고 사는 것이 너무도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을 지냈으니 내일도 잠자리에서 눈을 뜨면 또 하루의 날이 주어지겠지, 감사한 마음도 없이 그날그날을 맞이합니다.
그 한날을 밝게 비추이는 태양의 빛, 보이지 않아서인지 값도 치르지 않고 들이쉬는 공기, 물 부족 국가라 하지만 아직은 큰 부담 없이 마시는 물. 우리가 살아가는데, 빛, 공기, 물이 없다면 결코 살 수가 없는 존재이지만, 우리는 그것에 대하여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새삼 건강함에, 밝은 빛을 쪼일 수 있음에, 시원한 공기로 숨을 쉴 수 있음에, 언제나 마시고 싶으면 맑은 물을 마실 수 있음에, 그리고 두발로 어디고 걸어 갈 수 있음에 무한히 감사한 마음이듭니다.
병원에 가보면 햇볕을 쪼일 수 없는 사람,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 하는 사람, 물 한 모금 마시기 위해 온 힘을 써야 하는 사람, 걸으려 해도 자력을 걸을 수 없는 사람들을 볼 때에 현재 나의 생활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그 동안 몸도 마음도 지쳐서 한 동안 중단했던 아침 산책, 모처럼 이른 새벽에 일어나 뒤 산 굽이굽이 오솔길 타박타박 걸으며 짧은 생각을 하여보았습니다.
단상 : 감사한 마음
碧 石
이른 산책 길
맑디맑은 이슬로
몸단장한 코스모스
살포시 웃으며 인사 전하네
밤새 안녕하셨습니까?
오, 너희들도 별일 없었니?
오솔길
꼬불꼬불 걸으며 듣는
지지배배 종다리 소리
두 귀로 들을 수 있음을 감사하며
오솔길
요리조리 나무를 오가는
가지타기 청설모 묘기
두 눈으로 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오솔길
굽이굽이 산기슭 돌아
타박타박 내딛는 걸음
두 발로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
<위 사진은 산책길가에 있는 꽃들입니다. 하나하나 나름대로 조근조근 자신들의 언어로 말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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