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구인 광고라도 내 볼까?

心田農夫 2015. 7. 23. 18:50

 

요리는 인간의 가장 뛰어난 수단 가운데 하나로 음식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전망을 열었다. 정말로 요리 덕분에 우리는 지금의 우리가 될 수 있었다.

 

요리는 음식을 소화하기 좋게 만듦으로써 초기 인간이 식물과 동물로 부터 얻을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을 크게 증가 시켰다.

 

일부 인류학자들은 이런 변화가 190만 년 전 인간 두뇌 크기의 비약적인 증가를 설명해준다고 믿는다.(비슷한 시기에 우리 조상의 이, , 소화관은 현재의 수준으로 작아졌다. 더 이상 많은 양의 날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또 요리는 소화를 향상시켜 식물을 찾거나 날고기를 씹는데 드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우리 인간은 그로 인해 남는 시간과 에너지를 다른 목적에 쓸 수 있데 되었다.

 

                                                   마이클 폴란 지음 잡식동물의 딜레마중에

 

 

(정구지가 물커진 것을 골라내고 호박 채 썰어 넣고 정구지 오징어 돼지고기 넣고 계란 두 개 풀어서 부치게 부쳐서 냉동고에 넣고 하나씩 데워 먹는데, 그날 정구지 3/1 정도 사용하고 3/2가 남아있다.)

 

 

비라도 세차게 내리면 마음이나마 후련함을 느낄 텐데, 안개처럼, 이슬처럼, 비인지 안개인지 이슬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의 비(?)가 온종일 내려서 일까, 마음이 이유 없이 싱숭생숭하다 보니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하여 그리 급한 일도 아니고 하여 일을 미루고 책을 보고 있는데도 집중이 안 된다.

 

그렇게 있다 보니 저녁 먹을 시간은 다가오는데, 뭘 먹어야 하나? 냉동실에는 만두도 있고, 싱크대 서랍에는 국수, 메밀국수, 라면이 있고 아침에 먹다 남은 도시락 반의 찬밥도 있다. 날씨 탓일까, 평소에는 음식을 해 먹는 것이 그렇게 귀찮다거나 하지를 않았는데, 오늘은 왠지 음식을 해야 한다는 것이 번거롭고 처량한 마음마저 드는 것이다.

 

퇴근하다 국밥이나 선지국밥 아니면 순대국밥 한 그릇 사서 먹을까 생각을 하다가 그거도 그리 내키지를 않는다. 그러다 문뜩 야채실에 음식재료들이 혹시라도 상하지나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났다. 그래 냉장고 문을 열고 야채 칸을 열어 보았더니 느타리버섯, 새송이버섯, 호박, 정구지, 양파, 감자, 오이 등등이 물커지고 상해가고 있었다.

 

농부님들 힘들게 농사지어 맺은 결심을 그렇게 버릴 수야 없지 하는 마음에 귀찮고 번거롭다 해도 아까운 음식 버리는 것도 죄다 싶어 손목시계를 풀어놓고 상한 곳은 도려내고 물로 씻어서 놓고 뭐를 해야 할까 생각을 하다.

 

매콤하게 해서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알맞은 크기로 썰어서 놓고 냉동실에 있던 오징어, 돼지고지를 꺼내어 해동을 시켜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붓고 볶기를 시작했다. 한참을 볶다 양념장 세 스푼에 고추장 두 스푼을 넣고 저어가며 볶기를 하다 보니 재료가 잘 익은 것 같아 불을 끄고 맛을 보니 매콤한 것이 입맛에 딱 맞았다.

 

 

             (다음날 점심에 라면을 비벼 먹으며, '오돈 두루치기라면' 이란 이름을 붙여 보았다.)

 

 

도시락 빈 공간 반에 볶은 것을 넣고 반 남은 밥을 비벼서 먹는데 그 맛이 참으로 좋았다. 그런데 밥이 적어서 더 먹고 싶다는 식탐에 얼른 물을 올려서 라면 반개를 넣고 끊여서 라면과 함께 비벼먹었더니 밥과는 또 다른 맛이 아닌가.

 

매콤함 때문에 얼굴에 땀이 뚝뚝 떨어진다. 흘리는 땀을 닦으면서 저녁식사를 하며 생각을 해본다. 나처럼 혼자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낭비 없이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게 소량으로 판매를 할 수는 없는 것일까? 유럽 쪽에는 과일도 하나 두 개씩도 판매를 한다는데,

 

왜 우리는 묶음으로 팔아야 하는지? 우리나라는 지금 일인가정이 늘어가는 추세인데, 거기에 맞추어 음식재료를 구입자의 편의에 의해서 조금씩 구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나 한사람만의 생각을 아닐 것인데, 상술은 그런 것이 아닌가 보다.

 

식사를 마치고 프라이팬에 잔뜩 남은 요리를 보면서 지금은 맛있게 먹었는데, 남은 저 음식을 몇 끼를 먹어야 다 먹을 수가 있을까? 그러다 문뜩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다 먹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에 함께 식사할 사람 구합니다. 식대 값은 안 받습니다. 그저 함께 식사만 하면 됩니다.” 하는 구인광고나 내볼까 하는 생뚱맞은 생각을 다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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