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선물의 가치는 시장논리로 논할 수 없다

心田農夫 2015. 8. 25. 16:24

 

 

 

 

 

단상 : 글벗 되었네

                      

                           碧 石

 

가상공간에서

우연히 만나

 

댓글의 정성에

답글로 화답하며

하루 이틀 사흘

 

시나브로

우연이 인연으로

가상공간에서 맺은 정

현실의 세계로 이어져

 

음성과 음성의 만남에

새록새록 궁금증 쌓여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며

우애 나누는 글벗 되었네

 

 

 

 

 

 

 

사리사욕(私利私慾)으로 이해타산(利害打算)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선물은 어느 것이나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설렘 속에서 정성과 기쁨과 행복을 담고 있다. 그래서 그 값어치를 시장의 논리로 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한 것이 선물이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는데, 선물을 받으면 기쁨은 배가 된다. 그러한 선물을 한 달 전쯤에 받았다. 일을 하는 중에 전화가 와서 받으니 택배사직원이라면서 위치를 묻는다. 전화를 끊고 가만히 생각을 해보아도 어디서 택배가 올 때가 없는데……?

 

 

 

 

 

간간히 일에 필요한 자재들과 책을 좋아하다보니 읽고 있는 책을 절반 정도 읽고는 다음 읽을 책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는데, 그것들은 당일 택배를 배달할 것이라는 내용의 안내 문자를 보내오기는 해도 위치를 묻는 전화는 처음 받아보았다.

 

전화를 받고는 누가 무엇을 보낸 것일까? 궁금한 가운데 있었는데 전화가 오고 한 시간 쯤 있다가. 늘 책을 가져다주는 택배기사님이 들어서면서 여기인줄 모르고 전화를 했다면 웃으시면서 상자 하나를 내려놓고 가신다.

 

 

 

 

 

상자위에 적힌 주소를 보니 글벗이신 승은 선생님이 보내신 것이었다. 상자를 열어보니, ! 갖가지 농산물 먹거리가 상자가득 담겨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시골에 사시는 부모님이 도시의 자녀에게 보내 듯, 정성들여 하나하나 물품에 맞게 포장을 하여서 차곡차곡 한 상자 가득 담아서 보내셨다.

 

랩으로 포장한 대파, 망에 넣은 옥수수, 비닐 봉투에 넣은 참외와 풋고추, 지퍼 백에 검은 콩, 찹쌀, 현미 쌀, 땅콩 등등이 가지런히 들어 있는 것이 보내온 이의 정성이 어느 정도였는지 느껴지는 것이었다. 상자에서 하나하나 꺼내면서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는 승은선생님의 마음과 손길의 따뜻한 정이 농부의 마음에 따스하게 전해진다.

 

 

 

 

 

위의 먹거리들은 하루를 행복하게 지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완전한 재료들이다. 현미 쌀과 찹쌀에 검은 콩을 넣고 건강식 밥을 지어 대파와 고추를 송송 썰어 된장을 끊여서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참외로 입가심하고 견과류인 땅콩은 책을 보면서 옥수수는 간식을 할 수 있으니 한동안 행복을 한껏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 면을 빌려 승은 선생님의 선물에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멋있게 사는 것, 맛있게 사는 것이 행복이다. 행복이란 별것이 아니다. 행복은 나눔에서 찾아오고 나눠줌으로 비워지는 것이니 나눔은 비움이요. 이 비움은 그냥 비우는 것이 아니라 나눔으로 비워진 자리에는 행복이 비움만큼 채워지는 것이다. 행복이란 이런 것이다.

 

 

 

 

 

 

때때로 사리사욕으로 이해타산을 목적으로 속에 뇌물을 담고는 선물인척 포장을 하였다가 언론매체 대미를 장식하며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가 하면은 심지어는 잘못되어 목숨까지 잃는 모습을 보았다.

 

자신만을 위하여 내 것으로 채우려고만 하는 추한 모습들, 그들은 채우는 것만이 진정한 행복인줄 알고 있다. 그러다 행복이 아닌 불행으로 인생의 쓴 맛을 맛보고는 후회한다. 진정한 행복은 비움에서 오는 것인데, 행복에 대한 원리를 모르니 참으로 안쓰러운 모습들이다.

 

 

 

 

 

 

세상이란 서로 주고받으면서 살아가게 마련인데 주고받음에 균형을 잃으면 조화로운 삶이 아니다. 주고받는 것은 물건만이 아니다. 말 한마디, 몸짓 한 번, 정다운 눈길로도 주고받는다.

 

따뜻한 마음이 따뜻하게 전달되고 차디찬 마음이 차디차게 전달된다. 마지못해 주는 것은 나누는 일이 아니다. 마지못해 하는 그 마음이 맞은편에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법정스님 지음 아름다운 마무리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