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하여 생각하기

먹물들이 먹물로 세종대왕 용안에 먹칠하네 그려

心田農夫 2015. 10. 9. 18:20

 

                                                       (위 삽화는 신영복 지음 <변방을 찾아서>에 있는 삽화 인용)

 

 

당신은 우리말을 얼마나 아십니까?”이는 여러분에 대한 물음이라기보다 우리말에 대한 자각과 올바르고 풍요롭게 부려 씀에 동참하자는 호소이다. 우리의 사상과 생각이 진하게 엉긴 우리말이 옛부터 가멸지지만, 이를 몰랐거나 알아도 잘못 쓰거나, 또는 들어온 말을 마구 씀으로써, 우리의 지적 정서적 생활을 흐리게 함은 예나 이제나 다름없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김석득서정수최기호 씀당신은 우리말을 얼마나 아십니까?앞에 두는 말 중세서

 

 

 

  (위 삽화는 신영복 지음 <변방을 찾아서>에 있는 삽화 인용)

 

 

오늘은 569주년 한글날 이다. 중앙정부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한글날 기념행사를 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한글에 대한 사랑의 표현을 많이 하는 날이기도 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오늘 만큼은 너나할 것 없이 한글을 사랑한다고 말을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이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 싶게 한글 사랑은 저만치 뒤로 밀려나고 만다. 365일중에서 한글날인 단 하루를 빼고 나머지 364일을 한글을 사랑한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 역시 이 질문에 자유로울 수 없고 여기에 대하여 반성하는 마음으로 이글을 쓰고 있다.

 

책에 미쳐서 산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늘 책을 읽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책을 보다가 때때로 화가 치밀 때가 종종 있다. 그 뿐이랴, 간간히 보는 TV를 보면서도 화가 나기는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아름다운 말이 있는데도 무엇 때문인지 남의 나라말과 글을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외래어라 해서 우리나라 말과 글로 표현하기 어렵거나 미처 우리나라말로 대체가 안 되어 외국말을 들여와 국어처럼 쓰는 차용어라면 모를까 멀쩡하게 우리글로 쓸 수 있고 우리말로 해도 되련만 외국어를 양념 치듯 쓰는 인간 놈들이 있다.

 

 

 

                                                  (위 삽화는 신영복 지음 <변방을 찾아서>에 있는 삽화 인용)

 

 

펠릭스 가타리는 고등학교 졸업이 최종 학력 전부다. 소르본 대학의 약학과에 입학해서 전도양양한 대학 생활을 시작했던 그였지만, 아카테미(대학이) 갖고 있는 반동적인 메커니즘(구조를) 깨닫고는 대학을 뛰쳐나온다.

 

가타리의 대학 자퇴는 고려대학교를 자퇴한 김 예슬을 생각하게 만든다. 대학이 가르치는 커리큘럼(교육내용) 자유로운 정신을 마비시키고 학문적 틀로 고정 시킨다. 대학은 취업 준비 공간이자 스팩(능력)쌓기의 공간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카타리의 행동은 시사점을 준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지음 철학자의 서재 2에서 인용

 

 

(이 문장이 있는 글을 대단히 좋은 내용의 글이다. 단지 이글을 쓰기위해서 발췌하는 것으로서 저자에 대하여 악의적인 감정은 없다. 단 위의 문장에 외국어가 아닌 우리말로 쓰였다면 하는 아쉬움 마음을 갖고 읽었던 터라, 오늘 한글날에 대한 글을 쓰기위해 발췌했음을 이 글의 저자 분은 이해하주시기 바랍니다.)

 

 

                                                     (위 삽화는 신영복 지음 <변방을 찾아서>에 있는 삽화 인용)

 

 

위의 글에서 아카테미 대학으로, 메커니즘 구조 , 커리큘럼 교육내용으로, 스팩 능력으로 쓴다고 해서 내용이 왜곡되거나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하는 뜻이 잘못 전달된다고는 생각을 안 한다. 그런데 왜 저자는 외국어로 써야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다. 아마 무의식적으로 썼으리라.

 

오늘날 과학적이요. 실용적이요. 독창적이요. 경제적이라는 우리나라 한글이 있건만, 그리고 세종대왕께서 밝히신 창제의 정신을 보면 우리나라 말은 한자로 표기할 수 없어 국어표기 만을 위한 문자를 만든다.” 이 문장 안에는 한글의 창제 동기와 정신이 들어있는 것이다 즉자주정신, 애민정신, 실용정신이 그것이다.

 

이렇게 국어표기 만을 위한 문자를대체로 식자(識者)라는 인간들이라는 물 건너 공부하고 온 놈들이 쥐꼬리만 한 지식을 외국에서 배웠다고 외국말을 씨불이는 것이 무지몽매한 민초들의 눈에 그것이 멋있게 보였던지 이제는 너도 나도 시도 때도 없이 따라 하므로 세계적으로 아름답고 우수하다는 한글을 훼손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위 삽화는 신영복 지음 <변방을 찾아서>에 있는 삽화 인용)

 

 

때는 바야흐로 쉬운 글의 시대다. 실용주의와 기능주의의 교차점일까.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어려운 한자를 가르치자는, 어린 발목에 족쇄를 채우자는 잠꼬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 법령문들, 문장법을 도외시한 잡초의 들판인 교과서 문장들……

                     장 하늘 지음 글쓰기 표현 사전머리말 중에서

 

 

 

                                                 (위 삽화는 신영복 지음 <변방을 찾아서>에 있는 삽화 인용)

 

 

언제가 라디오 토론을 듣자하니 한학자란 인간이 한글만으로는 의사전달을 할 수 없다. 그러니 한글에 한자를 병기해야 한다. 그러니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한문시간을 배정해서 어렸을 때부터 한문을 익혀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아직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노망 들린 얼빠진 사대주의 사상에 깊이 물 들은 한학자가 있는 가하면

 

자치주인 제주도와 국제도시인 인천, 두 도시 만이라도 영어를 공용어로 정해서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하는 친미파 여당의 국회의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앞에 있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국회의원이라는 직위와 관계없이 귀싸대기를 날려 주고 싶었다. 그 놈들은 매국노와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나 역시 무의식적으로 외국어를 썩어서 말도 하고 글도 쓰면서, 아차 또 잘못을 하였구나 하는 반성을 하고는 하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너무도 자주 외국 말을 썩어서 쓰고 있다. 뿐이랴 공익성을 지향한다는 방송국에서도 평상시에 얼마나 외국어를 난발해가며 방송을 있는지, 몇 가지 자주 사용하는 외국어를 한번 돌아보자.

 

 

 

                                                     (위 삽화는 신영복 지음 <변방을 찾아서>에 있는 삽화 인용)

 

 

 

방송에서 자주 듣는 용어

 

워킹맘(Working moms) : 직장인 엄마

위킹푸어(Working Poor) : 저임금 노동자

하우스푸어(House Poor) : 고급주택에 사는 가난한 사람

스톡푸어(Stock Poor) : 대출받아 주식투자 해 망한 사람

렌트푸어Rent Poor) : 고급주택에 세사는 가난한 사람

 

 

일상에서 자주 만나는 용어

 

테이크아웃(Takeout) : 음식 포장 판매 함

아웃사이더(outsider) : 독자적 행동하는 사람

논픽션(nonfiction) : 사실을 바탕으로 씀

픽션(fiction) : 허구로 바탕으로 씀

페미니스트( feminist) :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운동가

 

 

 

 (위 삽화는 신영복 지음 <변방을 찾아서>에 있는 삽화 인용)

 

 

글을 쓰면서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지만, 이외에도 우리들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얼마나 많은 외국말을 생각 없이 쓰고 있는지 모른다. 위에서 방송과 일상이라고 구분을 했지만, 어디 구분이 있겠는가. 내가 방송에서 들었던 기억과 살아가면서 간판이나 책에서 보았던 글들을 나누었을 뿐이다.

 

조선시대에는 언문이라며 한글을 속되게 표현을 했던 시대였지만, 이제는 그러한 사대주의 사상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왜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점하고 창씨개명하게 하였고 학교에서는 한글로 가르치지 못하게 하였겠는가. 나라말과 글이 없어지면 그 나라는 망하는 것이리라. 그래 나라 말과 글이 소중하고 자기나라의 문화가, 문화재가 귀중한 것이다.

 

 

 

                                               (위 삽화는 신영복 지음 <변방을 찾아서>에 있는 삽화 인용)

 

 

 

       식민지의 국어시간

 

                       문 병 란

 

내가 아홉 살이었을 때

20리를 걸어서 다니던 소학교

나는 국어 시간에

우리말 아닌 일본말.

우리 조상이 아닌 천황을 배웠다.

 

신사참배를 가던 날

신작로 위에 무슨 바람이 불었던가,

일본말을 배워야 출세한다고

일본 놈에게 붙어야 잘 산다고

누가 내 귀에 속삭였던가.

 

조상도 조국도 몰랐던 우리,

말도 글도 성까지고 죄다 빼앗겼던 우리,

히노마루 앞에서

알아들을 수없는 일본말 앞에서

조센징의 새끼는 항상 기타나이가 되었다.

 

어쩌다 조선말을 쓴 날

호되게 뺨을 맞은

나는 더러운 조센징,

뺨을 때린 하야시 센세이는

왜 나더러 일본 놈이 되라고 했을까.

 

다시 찾은 국어시간,

그날의 억울한 눈물은 마르지 않았는데

다시 나는 영어를 배웠다.

혀가 꼬부라지고 헛김이 새는 나의 발음

영어를 배워야 출세한다고

누가 내 귀에 속삭였던가.

 

스물다섯 살이었을 때

나는 국어선생이 되었다.

세계에서 제일간다는 한글,

나는 배고픈 언문 선생이 되었다.

 

지금은 하야시 센세이도 없고

뺨 맞은 조센징 새끼의 눈물도 없는데

윤동주를 외우며 이육사를 외우며

나는 또 무엇을 슬퍼해야 하는가.

 

어릴 적 알아들을 수 없었던 일본말,

그날의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았는데

다시 내 곁에 앉아 있는 일본어 선생,

내 곁에 뽐내고 앉아 있는 영어 선생,

어찌하여 나는 좀 부끄러워야 하는가.

 

누군가 영어를 배워야 출세한다고

내 귀에 가만히 속삭이는데

까아만 칠판에 써놓은

윤동주의 서시,

한 점 부끄럼 없기를 바라는

글자마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슬픈 국어 시간이여.

 

 

히노마루 : 일장기를 가리키는 일본말

기타나이 : ‘더러운 놈이라는 뜻의 일본말

센세이 ; ‘선생님이라는 뜻의 일본말

 

 

                                                    (위 삽화는 신영복 지음 <변방을 찾아서>에 있는 삽화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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