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하여 생각하기

10년 후 후회하지 않기 위해 도전한다.

心田農夫 2017. 12. 16. 17:45

어는 95세의 어른의 수기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실력을 인정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살 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죠. 그런 내가 30년 후에 95살생일 때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덧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의 시간은 지금의 내 나이 95새로 보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입니다. 만일 내가 퇴직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 나 스스로가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95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 20년을 더 살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그 이유는 단한 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째 생일 날, 95살 때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 동아일보(오피니언) -




                     (동기들과 경주 주상절리 여행 중 한 컷)


 

위의 글은 2008928일 동기회 카페에 동기 한 분이 올렸던 글이다. 글 밑을 보니 동아일보에서 발췌해서 카페에 올렸던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그 당시에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했던 글이었다. 65세에 은퇴하고 은퇴 후의 30년의 세월을 허송세월로 보냈다는 것을 95세의 생일날 생각해보니 후회가 남는다는 것이고 30년의 세월은 현재 자신의 95년의 삶에 3분의 1에 해당된다는 것을 말하며 10년 후인 105살 생일날에 왜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라며 어학공부를 시작하려 한다는 말씀은 늦게 공부를 시작한 나에게 많은 것을 전해주는 것이었다.

 


                                (동기들과 무장봉에 올라 한 컷)


 

2008년은 참으로 나의 인생에서 뜻 깊은 한해였다. 위의 글의 어른처럼 많은 생각을 하던 끝에 늦었지만 그래도 도전을 해보자 하여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를 무사히 마치고 20088월 졸업을 한해이다. 동기 중 제일나이가 어린 막내의 부모님과 같은 나이였으니 딸과 같은 동기와 한 강의실에서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했다. 그 당시 강의실에 들어서면서 늘 쑥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었다. 나이가 어린 동기들 대하면서도 그렇지만 전 과목의 교수들도 학생인 나보다 나이가 적었다.

 




                        (제주도 사라 오름에서 동기들과 한 컷)

 

세월이 흘러 어느덧 졸업을 한지 언 9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난 1210일 졸업 9년 송년회 모임을 가졌다. 연말이라 모두 바빠서일까 단 네 분만이 모인 조촐한 자리였지만 그날의 주제는 공부를 열심히 하던 재학당시의 이야기와 졸업 후에 한 달에 한 번씩 하던 산행에 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여자동기들은 이제는 나이 들어 무릎도 아프고 숨이 차서 산행을 못한다며 도보여행이나 할까? 하며 시간의 흐름을 아쉬워했다. 이렇게 추억을 회상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웨이터가 와서 9시에 폐점을 한다는 안내를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기들과 함께 했던 울릉도 성인봉에서 한 컷)



올해도 이제 11달하고 마지막 12월도 그 반이 훌쩍 지났다. 가는 세월이 안타깝기만 하고 그냥 흐르는 세월에 넋 놓고 있기가 그래 더 나이 들기 전에 무엇이라고 해야 하겠다는 생각하던 중에 다시 공부나 하자 싶어 졸업증명서와 백분율로 표기한 성적증명서, 입학원서를 작성하고 연구계획서를 작성하여 봉투에 넣어 등기로 원서를 접수하고 지난 1213일 전공시험을 치루고 면접을 보고 돌아왔다. 서류전형 50, 전공시험 50, 연구계획서 50, 면접전형 50, 200점 만점으로 응시자가 받은 점수의 합에 따라 합격 불합격이 정해진다. 합격자 1228일에 학교홈페이지에 발표한단다. 원서를 접수하고 한 20일을 전공시험 준비를 한다고 모든 정신을 집중한다 했으나 예상과 전혀 다른 문제가 출제되어 두서없이 작성을 했다. 이번 도전하는 학과는 나는 비전공자라 나름 예상문제를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헛수고 이였다. 그러나 20여일 학생의 신분이 된 것 같은

열정이 있었다.



                           (동기들과 함께 했던 태박산에서 한 컷)

 

 

나는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물음표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생각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궁금했던 의구심을 풀어보려고 이 나이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 밀어보았다. 옛날 같으면 골방에서 중늙은이로서 뒷방신세를 질 나이지만 백세시대라 하고 평생교육의 시대에 살고 있으니 위의 글의 어르신 말씀처럼 10년 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남들이 보면 미쳤다 소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 보다 도전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후회는 줄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이다. 합격을 하던 불합격을 하던 무엇인가 하려고 도전을 했다는 데서 위안을 받고 져 한다.




                                                      (동기들과 함께 했던 태백산 눈축제 행사장에서 한 컷)






28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