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살아가는이야기

평소와 다르게 눈에 들어오는 한 문장

心田農夫 2016. 1. 13. 14:58

 

 

부족지족상유여(不足知足常有餘)

족지부족상부족(足之不足常不足)이라.

 

모자라는데서 만족할 줄 아는 자는 언제나 남아돌아가고

넉넉한데서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자는 언제나 모자란다.

 

                                   장 일순이 현주의장 일순의 노자이야기중에서

 

 

                                                                               <,여인과 디오게네스>

 

 

아침에 읽던 책 중에서 좋은 글귀가 있기에 옮겨본다. 이 글을 읽으면서 두 가지 일이 떠오른다. 하나는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책에서 본 것 같지는 않고 간간히 유머를 메일로 보내 주는 분이 계신데 아마도 그 메일에서 본 것 같다.

 

어느 집에 불이 나 소방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와서 불을 끄는 것을 보면서 거지 아버지가 자식에게 우린 집이 없으니 불이 날 걱정이 없으니 얼마나 좋으나 다 이 애비를 잘 만난 덕이다.”라고 했다는 것이다. 유머이기는 하지만 자족(自足)이 아니던가.

 

또 하나는 견유학파의 수장이라 할 수 있는 디오게네스의 이야기다. 어느 날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디오게네스 앞에서 나는 대왕인 알렉산드로스다라고 하자 디오게네스는 나는 개인 디오게네스다라고 했다고 한다.

 

알렉산드로스가 왜 개로 불리느냐 묻자 무엇인가 주는 사람들에게는 꼬리를 흔들고, 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짖어대고 나쁜 자들은 물어뜯기 때문이다.”라도 답했다. 그래서 알렉산드로스가 무엇이건 원하는 것을 말해보라라고 하자. 디오게네스는 햇빛이나 가리지 말고 비켜라.”라고 대답했다. (박홍규의 디오게네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인용.) 이 또한 자족(自足)이 아니던가.

 

오늘아침 위의 글이 눈에 들어왔던 이유가 있다. 늘 살아가면서 돈을 쫓기보다는 한번뿐인 인생이기에 어떻게 하면 올바로 살 수 있을까, 자신을 돌아보며 진정한 나는 누구일까?, 그리고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왜? 라는 의문점을 가지고 그 의문점을 풀어보려고 늘 책을 접하며 답답할 때에는 훌쩍 울타리를 벗어나 뜬금없이 여행이라는 것을 하며 자신을 돌아본다.

 

 

                                                                        <알렉산드로스와 디오게네스>,

 

 

이렇게 부족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러 간간히 들리는 몇 명이 있다. 좋게 이야기하면 멘티와 멘토 관계라고 할까. 삼십대와 사십대 그리고 올해 들어 오십 줄에 들어선 아직 가정을 꾸리지 못한 총각이 있다. 간간히 찾아와 조언을 구하던 삼십대의 친구는 체육관을 하는 후배의 제자로 그 친구도 체육관을 경영하는 관장이다.

 

지난 해 12월 중순쯤에 찾아왔기에 커피 한잔을 타주며 앉으라고 했더니 내년에도 건강하시고 사업이 잘 되시기 기원합니다.”하는 인사와 함께 작은 약병 같은 것을 건네주면서 이것 한번 드셔보세요.” 한다. 무엇이냐 물었더니 건강기능식품이란다. 병에 쓰인 것을 보니 본메이트 칼슘 & 비타민D’라고 적혀 있었다.

 

이사람 난 아직 이런 것 먹을 나이가 아니야.” 뭐 하러 사왔냐 했더니 자기가 이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만히 들어보니 지금 이곳에서 한창 유행해고 있는 다단계였다. 그렇지 않아도 장사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나를 찾아왔던 지인이 같이 사업을 하자고 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사람 아직 나를 잘 모르는군. 나는 돈은 없지만 지금 이 직장이 나에게는 천직이고 나는 내 일을 사랑하고 있다네, 얼마나 좋은가 손님이 오면 일하고 없으면 책보고 돈이야 못 번다해도 이 나이에 출근할 수 있고 퇴근 할 수 있다는 것,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네 그려.”했더니

 

 

                                                                   <디오게네스>

 

대학에 다닌 두 딸에게 돈이 많이 들어갈 텐데, 걱정을 해주는 척하면서 자네는 힘들이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다 하기에, 더 이상 이야기 하지 말라고 돌려보낸 적이 있어서 그 다단계에 대해서 알고 있는 터이라, 체육관을 하면서 다단계를 하겠다니 참으로 답답한 마음에 욕심을 부리지 말고 체육관이나 잘 하라고 타일러 보냈는데.

 

내 조언이 마음에 거슬렸는지, 매년 신정, 음력설, 한가위 추석명절에 찾아왔었는데 올해는 찾아오지를 않았다. 그런데 어제 다른 사람이 전해주는 소리를 듣자하니 체육관의 관원들도 많이 줄었고 체육관도 내놓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자세한 속사정이야 알 수 없지만 본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달에 칠백만원에서 팔백만 원쯤을 수련관원들에게 수강료를 받는데 그것도 부족하여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그 친구를 생각하지니부족지족상유여(不足知足常有餘)요 족지부족상부족(足之不足常不足)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사람이 돈을 쫓으면 돈이 도망가고 돈이 사람을 따라주어야 돈이 들어온다.’ 욕심을 버리고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삶을 살라고 말해주었고 체육관을 하는 후배들에게도 늘 자네들은 교육자니 운동만 가르치지 말고 예의범절을 가르쳐야 한다고 하면서 그러면 경영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했는데, 그만 공염불이 되고 말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